소리가 보이는 사람들에게 어떤 비밀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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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때때로 두 개 이상의 감각을 느낄 때가 있다, 바로 공감각!


 우리는 빨간색을 보면 시각적으로 '빨갛다'고 생각하지만, 종종 빨간색을 통해서 다른 감각을 느낄 때가 있다. 빨간 치킨을 보게 되면, '빨갛다'는 이미지와 함께 '맛있겠다'는 이미지를 함께 느끼는 것과 같다. 대체로 빨간 치킨은 우리가 자주 먹는 양념치킨이라 시각과 함께 후각, 식감을 느끼게 한다.


 조금 더 다른 예를 들어보자. 우리는 학교에서 문학을 배울 때 '공감각적 표현'이라는 문법을 배운 적이 있다. 하나의 감각적 인상으로 또 다른 감각적 이미지를 끌어내는 기법으로, '붉은 숯불' 같은 단어를 통해 우리는 빨갛게 타오르는 불의 인상을 뜨거운 감각적 이미지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두 개의 감각을 동시에 느낄 때 우리는 '공감각'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단순히 음식을 맛볼 때, 시를 읽을 때만 아니라 종종 우리 사이에서는 유별나게 공감각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 이렇게 우리가 적는 글을 단순히 글자로 보는 게 아니라 색깔이 있는 단어로 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소리가 보이는 사람들, ⓒ노지


 오늘 가볍게 읽은 책 <소리가 보이는 사람들>은 이렇게 우리와 달리 조금 특이하게 감각을 느끼는 사람들의 사례를 가지고 연구한 이야기를 정리한 책이었다. 솔직히 책을 읽는 동안 '나도 이런 경험을 해본 적은 없지만, 이런 것은 후천적인 학습의 효과라고 말할 수는 없을까?'는 의문도 들었다.


 왜냐하면, 공감각을 가진 사람이 A라는 글자에서 빨간색의 이미지를 느끼는 이유는 우리가 A이라는 알파벳을 배울 때 Apple이라는 단어를 함께 배우기 때문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Apple(사과)은 빨갛다. 그래서 글자 A를 자연히 빨갛게 느끼고, Y는 Yellow(노란색)의 이미지를 느끼는 게 아닐까?


 사례를 영어가 아닌 한글로 바꿔보자. 우리는 '사'라는 글자를 통해서 쉽게 빨간색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다. '사'로 시작하는 단어 '사과'는 빨갛고, 우리가 살면서 가장 많이 듣거나 보는 단어인 '사랑'이라는 단어는 빨간색 하트를 떠올리며 감각적으로 따뜻함을 가진 공감각적 단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감각은 유전의 영향을 받는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후천적 학습을 통해서 우리가 자연히 익히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소리가 보이는 사람들> 이야기에서도 저자가 연구를 통해서 충분히 어떤 특정한 환경과 경험을 통해 우리가 모두 느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신은 딸기에서 무엇이 느껴지는가, ⓒ노지


 어쨌든, 중요한 것은 우리가 공감각을 상당히 일상 속에서 느낀다는 점이다. 이런 공감각을 가진 사람에 대한 연구가 진척되어 우리가 접하는 드라마와 영화, 소설 속에서도 자주 글자 혹은 냄새에서 특이한 것을 보는 공감각을 가진 주인공이 등장하기도 한다.


 내가 읽은 소설 <탐정 히구라시 타비토가 잃은 것>의 주인공 히구라시 타비토는 시각 외에 다른 감각을 잃어버려 눈으로 촉각 시각 등의 다양한 감각을 색으로 볼 수 있는 공감각 인물이었다. 하나의 감각을 잃어버려 다른 감각을 조합해 감각을 느끼는 사례는 익히 드문 사례가 아니다.


 특히 미술과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그리는 그림을 통해서 색깔이 아닌 냄새, 혹은 다른 감각을 함께 느끼는 공감각을 통해 좀 더 예술성을 표현하기도 한다. 우리는 그들을 이해할 수 없지만, 그들은 그런 감각을 총동원해서 신비로움이 느껴지는 그림과 음악을 만들어낸다. 이는 더 이상 새로운 사실도 아니다.



 공감각. 어릴 적에 문학 수업을 통해서 '공감각적 표현'을 배웠고, 시험을 통해서 '다음 중 공감각적 표현이 사용되지 않은 것은?'이라는 문제를 통해서 직유와 은유를 구분하는 법을 배웠다. 나는 지극히 정상적으로 하나의 감각을 통해서 때때로 복합적으로 음식의 맛을 표현하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소리가 보이는 사람들>을 읽으면서 나와 다른, 하지만 우리도 특정 환경만 갖춰지면 체험할 수 있는 공감각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 수 있었다. 솔직히 책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 전문적인 내용으로 기술한 책이라 이런 뇌 과학과 공감각에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심심풀이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단지 자신이 글자를 통해 색이 느껴지는 경험을 했거나, 자신이 듣는 음악을 통해서 소리가 아닌 다채로운 색으로 그려지는 이미지를 느껴보았다면, 이 책은 상당히 독자에게 흥미로운 설명을 해줄지도 모르겠다. 공감각은 이색적인 감각이면서도 우리 생활 속에 침투한 장단점을 가진 감각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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