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의 음주극으로 죽어가는 자영업자, 어떡하나
- 시사/사회와 정치
- 2015. 11. 7. 07:30
빚 껴안고 사는 자영업자를 두 번 죽이는 미성년자의 사기 음주극
한국의 청소년은 식습관 문화의 변화로 놀라울 정도로 그 성장 속도가 빨라졌다. 요즘 중학교 2학년이 넘어간 아이들의 몸을 보면, 앳된 티를 가진 20대 초반으로 볼 수밖에 없다. 그 탓에 불량한 청소년이 무리를 지어 담배를 피우거나 비행을 저지르더라도 어른이 함부로 훈계조차 하지 못한다.
아마 담배를 피우는 청소년에게 훈계했다가 집단 구타를 당해 한 성인이 사망한 사건을 한 번 정도 뉴스를 통해 들어보았을 것이다. 괜히 청소년이 가장 무섭다는 말이 나온게 아니다. 해를 거듭 할수록 청소년의 범죄율은 증가하고 있으며, 청소년 범죄는 더 교활해지고 더 잔인해지고 있다.
미성년자 성매매를 미끼로 삼아서 성인에게서 돈을 뜯어내는 행위, 후배 또는 동급생을 납치 감금하여 협박하거나 성매매로 내모는 행위, 집단 폭력으로 살해한 후 시신을 매장하는 행위 등 도저히 청소년의 머리에서 나왔다고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범죄가 뉴스의 헤드라인으로 자주 등장한다.
비단 그렇게 무거운 형사체벌을 지는 범죄만 범죄인 게 아니다. 요즘 청소년 사이에서는 성인이라고 속인 후에 술집에 들어가 술을 마신 이후에, 스스로 신고를 하는 일이 잦다고 한다. 한낱 철없는 행동이라고 말하기에 당하는 자영업자의 부담이 너무 크다.
ⓒ거제타임즈
얼마 전에 어머니의 지인이 이런 수법에 당했다. 프랜차이즈 빵집을 하다가 적자만 자꾸 커져서 다른 업종으로 바꾸시고, 이제야 자리를 잡는 와중에 그런 일을 당해버린 것이다.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았는데도, 한사코 성인이라고 주장한 피의자를 믿은 게 잘못이지만, 정말 못할 노릇이었다.
어머니께 전해 들은 어머니의 지인이 당한 상황은 이렇다.
딱 보더라도 고등학생인지, 대학생인지 어중간한 학생들이 가게가 붐비는 상황에서 들어왔다. 어머니 지인 분(이하 A)은 "너희 대학생 맞나? 신분증 좀 보여도."라고 말했는데, 학생들은 "저희 대학생 맞아요. 잠시 이야기하려고 왔는데, 다른 곳에 자리가 없어서 그래요. 앉으면 안 돼요?"라고 대답했다.
지인 A 씨는 혼자서 가게를 보느라 바빠서 그들을 받지 않으려고 했지만, 한사코 그 학생들이 성인이라고 주장하는 바람에 그러려니 했다. 그 학생들이 앉아서 스스로 술을 챙겨서 먹고 있었는데, 30분이 지나지 않아 경찰이 출동해서 "미성년자가 있다고 해서 왔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사건 이후 다음날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또 있었다고 한다. 토요일에는 주민등록증을 보여 달라고 요구하자 같은 무리의 학생 중 몇 명을 제외한 채 보여주었다. 나머지도 보여 달라고 했더니 '친구인데, 오늘은 안 가져왔다. 어차피 다 성인 아니냐'라며 성인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래서 친구라는 말을 믿고 안주와 술을 건넸는데, 그 무리가 앉고 나서 또 30분이 채 지나지 않아 경찰이 출동했다고 한다. 그 무리가 술을 마시면서 자진 신고를 해버린 것이다. 어머니의 지인 A 씨는 정말 이건 조직적으로 당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교활한 수법에 당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청소년 보호법에 따라서 음주를 판매한 업주는 영업 정지와 청소년 수만큼 벌금을 물게 되는데, 청소년 보호법이 상당히 강도가 세서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부닥치고 말았다. 그동안 뉴스를 통해서 이런 소식을 몇 번 읽으며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바로 이렇게 코앞에서 벌어질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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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술집에서 신분을 속이고 술을 먹은 청소년은 간단한 경위서를 쓰고 끝나는 것으로 안다. 청소년에게 속아서 술을 판매한 업주는 최소 10일의 영업정지부터 경고가 누적되면 한 달~두 달 영업정지가 이루어지고, 세 번째 신고를 당할 경우에는 완전히 레드카드를 받아 폐쇄된다고 한다.
청소년에 속아서 좀 더 강하게 주민등록증을 확인하지 않거나 수상해 보여도 확실히 거절하지 못한 업주의 잘못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악랄하게 자신을 성인이라고 강하게 속인 청소년의 처벌도 좀 더 강하게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철없는 장난이라고 하기에 자영업자가 보는 피해가 너무 크다.
한국의 많은 자영업자가 빚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프랜차이즈와 계약을 통해서 지점을 내더라도 지점에서 발생하는 이익 대부분이 본사로 흘러가고, 본사와 계약을 해지하더라도 막대한 돈을 도리어 물어내야 하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하는 자영업자가 얼마나 많을까.
청소년 보호를 위해서 청소년에게 함부로 담배와 주류를 판매하는 것은 확실히 처벌해야 하지만, 그와 함께 억울하게 당하는 자영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안도 필요해 보인다. 무엇보다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서 자영업자의 가게에 CCTV를 반드시 설치할 것이 필요할 것 같다.
만약 당신이 이런 일을 당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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