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다시 읽어보기 좋은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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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진 낙엽을 책갈피 삼아 책을 읽어보고 싶은 계절


 가을이 깊어짐에 따라 사람의 마음 또한 깊어진다. 유독 이렇게 바람이 흩날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책을 읽고 있으면, '나는 지금 이 책을 통해서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가'이라는 질문을 깊이 해보게 된다. 흩날리는 바람에 떨어지는 낙엽의 소리가 마음속의 고독을 마주하게 해주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날은 한가롭게 피아노를 연주하며 곡에 담긴 감정을 머릿속에서 이미지로 그려보는 일도 정말 좋지만, 지나간 책을 다시 읽어보는 일이 무엇보다 좋은 일이다. 괜히 평소에 읽지 않았던 어지러운 책을 읽는 것보다 지나간 책을 다시 펼쳐서 다시금 그때의 여운에 느껴보는 것이 훨씬 좋다.


 개인적으로 나는 억지로 무엇을 하도록 강요하는 책이 아니라 단지 이야기 속에서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책을 권해주고 싶다. 오늘은 내 책장에 꽂힌 책 중에서 다시 꺼내서 읽고 싶은 책 세 권을 소개하려고 한다. 대중적으로 읽힌 책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책일 수도 있는 세 권의 책이다.


니미야 잡화점의 기적, ⓒ노지


 제일 먼저 소개하고 싶은 책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다. 추리 소설가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가지고 있는 일본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이지만, 이번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범인을 추리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사건의 시간적 배열을 섞어 추리를 하는 이야기이다.


 추리 소설. 단순히 말하면 추리 소설이지만,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추리 소설이라고 말하기보다 그냥 문학 소설에 가까운 작품이다. 추리가 섞인 이야기라고 하더라도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나미야 할아버지의 가게에서 쓰거나 주고받는 편지와 개별적인 이야기는 놀랍도록 따뜻하다.


 가을을 맞아 괜히 적막한 공기를 느끼는 사람들에게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놀랍도록 이야기에 빠질 수 있는 매력과 함께 텅 빈 공기를 채워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가을에 집에서 혼자 책을 읽거나 카페에 앉아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면,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


3일 간의 행복, ⓒ노지


 두 번째로 소개하고 싶은 책은 <3일간의 행복>이라는 책이다. 이 작품은 일반적인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일 수도 있는데, 내가 평소 읽는 라이트 노벨 장르에서 조금 더 일반적인 소설에 가까운 작품이다. 비록 서브 컬쳐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3일간의 행복> 이야기는 정말 좋았다.


 가을은 괜히 사람이 외로움을 길게 느끼거나 공허감을 느끼기 쉬운 계절이라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생각하거나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다를지도 모른다고 종종 생각하게 되는데, <3일간의 행복>은 애틋한 두 사람의 사랑을 아름답게 그리고 있다.


 아무 쓸모도 없다고 생각해서 자신의 인생에 남은 수명을 몽땅 팔아버렸다가 사랑을 찾은 남자 주인공, 그리고 그 남자 주인공에 반해 자신의 인생을 되찾은 여자 주인공. 그 두 사람의 이야기는 가을 하늘을 수놓은 구름처럼 아름답고, 청아하고, 우리 가슴 깊이 다가올 수 있다고 믿는다.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노지


 우리가 느끼는 가을의 냄새는 유독 '나는 잘살고 있는 걸까?'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괜히 삶을 잘못 살아온 것 같다면서 스스로 질책하기도 하고, 인생이 모두 허무하게 느껴져 넋을 놓기도 한다. 그때 나는 이 책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도서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책과 달리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평범하게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하지만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면서 세상에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자신의 삶에 어떤 믿음을 가졌는지 이야기한다.


 그래서 나는 유독 오늘따라 가을 하늘을 바라보며 '나는 잘살고 있는 걸까?'는 질문을 하게 될 때, 다시금 이 책을 펼쳐서 읽고 싶다. 복잡하게 생각할수록 우리는 인생에 대해 부정적이게 되고, 잘한 것보다 못한 것만 떠오르게 된다. 그러니 책을 통해 내 인생에 가지는 생각을 바르게 하고 싶다.



 내가 소개한 세 권의 책 말고도 가을에 읽기 좋은 책이 무수히 많을 것이다. 가을은 단순히 우리의 감성을 깊게 할 뿐만 아니라 지식욕을 자극하기도 한다. 만약 가을에 하고 싶은 공부가 있다면, 지금 당장 시작해보는 것도 분명히 좋은 경험과 시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 이렇게 파란 가을 하늘 아래에서 나는 살며시 상상해본다. 가을바람에 살랑살랑 떨어지는 낙엽과 스쳐 지나가는 이맘때의 풀벌레 소리와 새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는 여유와 때때로 피아노를 연주하며 음악에 취하는 모습을. 가을을 값지게 보내는 데에 이 이상으로 무엇이 필요할까.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는 것도 좋고, 책상에 앉아 책을 읽는 것도 좋고, 혼자서 혹은 친구와 가족과 연인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취미 활동을 하는 것도 좋다. 가을은 지나간 것을 다시 읽어보기 좋은 계절이다. 책과 함께 지나간 시간을 다시 펼쳐서 읽을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휴식은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


유럽 탐험가들이 원주민과 함께 보물을 찾아 나섰다.

"보수는 넉넉하게 주리다."

탐욕에 눈이 먼 탐험가들은 쉬지도 않고 목적지로 향했다. 그런데 사흘째 되는 날 원주민들이 갑자기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영문을 알 수 없는 탐험가들은 재촉하듯이 말했다.

"도대체 이유가 뭐요? 돈이 부족합니까?"

그때 원주민의 우두머리가 대답했다.

"우리는 이곳까지 쉬지도 않고 너무 빨리 왔습니다. 우리 영혼이 우리를 따라올 시간을 주기 위해 이곳에서 쉬어야 합니다."

이 이야기는 속도와 효율성을 내세우다 영혼을 상실한 현대인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자신이 하는 일에 영혼이 따르지 않으면 불행해지기 마련이다.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 산다. 불행을 위해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진정한 행복은 이 다음에 이루어야 할 목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바쁜 일이 있더라도 잠시 일을 내려놓고 지금의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인간은 어떻게 쉬느냐에 따라 그 인생이 달라진다"

에리히 프롬의 충고를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한다. (본문 101_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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