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연소로 살아온 삶을 바꾸기 위한 니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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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두고 읽는 니체, 우리는 나로써 전심전력을 다해 오늘을 살아야 한다.


 우리는 언제나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도저히 겉으로 드러나는 것을 숨길 수 없을 정도로 무료함과 공허함을 느낄 때가 있다. 우리는 어둠 속에서 손을 허우적거리는 듯한 감정을 제어하기 위해서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는데, 그중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술을 마시면서 취기에 그 감정을 잊어버리는 일이다.


 소주 한 잔을 벌컥벌컥 들이켜면서 "캬아, 정말 세상 살 맛 안 난다.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해?"이라는 말을 내뱉는다. 이 행동으로 우리는 '무료함'과 '공허함'이라는 감정을 '분노'와 '한탄'으로 바꾸어 자신이 마주한 무료함과 공허함이라는 감정을 쉽게 외면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음주를 좋아하는 사람은 삶에 대해 어떤 목표가 없어 방황할 때가 많다. 계속 그런 식으로 술에 의존해서 텅 빈 의욕을 채우려고 하니 중독으로 이어지고, 자신의 삶이 모조리 산산조각이 날 정도로 몸과 마음이 망가진다. 그리고 뒤늦게 '아, 그렇게 살지 말걸.'이라며 피 묻은 후회의 말을 토한다.


 극단적인 모습인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우리도 이와 비슷하게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언제나 내 삶을 전력으로 사는 게 아니라 '대충 남에 맞춰서 튀는 돌이 되지 않을 정도로.'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행복해지고 싶다고 생각하기에 끊임없이 원하는 답을 찾지 못해 괴로워한다.


답을 찾지 못했을 때, ⓒ4월은 너의 거짓말


 하지만 그렇게 살아서는 절대 어떤 답을 찾을 수가 없다. 왜냐하면, 답을 찾고 싶어 하면서도 막상 질문을 던지는 삶을 살지 않기 때문이다. '왜?'라는 질문은 나에게 하지 않는 이상 우리는 절대 원하는 대답을 찾을 수 없다. 답을 얻기 위해서는 물어야 하는데, 우리는 묻지 않기에 포기해버린다.


 그러면서도 행복한 척을 하고 싶고, 웃고 싶어서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시시덕 웃는다. 마치 일그러진 자신의 웃음이 진짜 즐겁고 행복해서 웃는 웃음인 마냥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면서 '나는 행복해. 왜냐하면, 나는 너보다 소득도 높고, 여유도 있거든.'이라며 자신에게 거짓말을 한다.


 니체는 "스스로 즐거워서 웃는 게 아니라 타인으로부터 웃음을 전달받기를 바라는 태도로는 진정한 웃음의 행복을 말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는 우리가 진짜 웃기 위해서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웃음을 전달받고자 하는 태도는 잘못되었으며, 진정한 웃음은 내 안에 있다는 뜻이 아닐까?


 자신에게 질문을 하고, 그 속에서 본질을 파악하여 답을 찾는 일은 우리는 배우지 못했다. 그래서 늘 방황하고,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말에 속아 이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질문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언제고 진짜 웃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진정한 웃음을 모르는 삶은… 비참하지 않은가.


가짜 교사들이 가르치는 것은 세상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은 처세적인 내용들뿐이다. 이러면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런 판단은 손해를 부른다, 인간관계는 이렇게 하고 인맥은 이렇게 넓혀라...... 이렇게 그들이 가르치는 것은 하나같이 가치를 판단하는 기술적인 방법뿐이다. 그들은 인간과 사물의 본질에 대해서는 절대 말하지 않는다. <권력에의 의지> _p187


곁에 두고 읽는 니체, ⓒ노지


 얼마 전에 읽은 <곁에 두고 읽는 니체>는 우리가 그렇게 웃지 못하는 이유를 다른 외부적인 상황에서 찾는 게 아니라 내 삶의 태도를 똑바로 세울 필요가 있다는 말을 전해주는 책이었다. 비록 철학과 인문학에 관해 자세히 알지 못해도 누구나 이름은 들어보았을 '니체'의 이야기는 큰 울림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내가 <곁에 두고 읽는 니체>를 통해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삶에 대한 태도였다. 나는 내가 현재 사는 삶의 태도가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오답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왜냐하면, 여기에는 분명한 나의 이유가 있고, 배우는 즐거움을 함께하는 과정이 있기 때문이다.


 니체는 "나 자신에게 던지는 '왜?'라는 물음에 분명하게 답을 내놓을 수 있다면, 그다음은 아주 간단해진다. 어떻게 해야 할지 금세 알 수 있기 때문에 타인을 흉내 내면서 헛되이 세월을 보내지 않아도 된다. 이미 나의 길이 명료하게 보이기 때문에, 이제 남은 일은 그 길을 걸어가는 것뿐이다."고 말했다.


 니체의 말은 종종 무료함과 허무함의 감정이 만든 보이지 않는 어둠에서 헤매는 나에게 정말 와 닿는 말이었다. 내가 언제나 플래너에 계획을 세우는 이유는 그런 감정을 이겨내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을 정하고 실천하기 위해서였으니까. 그런 실천이 통해 나의 길을 더 명료하게 만드는 과정이었다.


ⓒ곁에 두고 읽는 니체


 <곁에 두고 있는 니체>에서 읽을 수 있는 니체가 가진 삶의 태도는 솔직히 저자가 과도하게 칭찬하는 부분이 있다고도 느껴졌지만, 대체로 우리가 말하는 '정말 열심히 인생을 사는 태도'의 모범 정답에 가까운 태도였다. 아마 니체처럼 고독하면서도 삶에 대한 즐거움을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닐 거다.


 그는 "천부적인 능력이 없다고 비관하지 마라. 재능이 없다면, 그것을 습득하면 된다. (아침놀)"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나는 이 말도 상당히 가슴에 와 닿았는데, 내가 아직 걸음마를 떼서 이제 막 달리는 법을 배우는 수준에 도달한 피아노가 그렇기 때문이다. 재능은 없지만, 습득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만약 내가 피아노를 배우는 일에 비관적인 태도로 일관했다면, '배우고 싶다'는 욕심과 달리 전혀 진전이 없는 것에 지쳐서 금방 포기해버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재능이 없어서 더 노력하려고 했고, 그 노력을 통해 악보의 한 마디씩 칠 수 있는 곡이 늘어날 때마다 진짜 즐거워서 웃을 수 있었다.


 책의 저자는 "과정이야 어떻든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에 현재가 지루하고 재미없다. 현재가 지겨운 사람에게 원하는 미래가 오지 않을 것은 당연한 일이다."이라고 말한다. 말 그대로 우리는 현재를 살지 않는 이상 즐길 수가 없다. 우리는 현재를 살아갈 필요가 있다.



 책의 저자는 니체의 말을 빌려서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내 몸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흘러가는 일상에 '왜?'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게 자기 자신을 앎으로써 나에게 박수를 보내고, 기쁨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우리는 자주 우리의 마음을 어지럽히는 감정을 외면하려고 한다. 부모와 교사는 청소년에게 '쓸데없는 고민할 시간에 수학 문제나 하나 더 풀어라.'고 말하고, 기성세대는 20대에게 '요즘 먹고 살기 편해졌다? 나 때는 그런 고민할 시간도 없었어.'라며 게으르다면서 비난한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과 대화할 시간이 없고, 진짜 배우는 즐거움을 느껴볼 시간도 없고, '지금의 삶을 다시 한 번 완전히 똑같이 살아도 좋다는 마음으로 살아라.'라는 말이 있을 수 없도록 다가오는 삶 속에서 불행하다고 느끼고 있다. 바람이 스쳐 가듯 막연히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곁에 두고 읽는 니체>를 통해 배움이라는 축제를 즐기는 법부터 시작해서 나를 알아가는 데 필요한 계기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동안 불완전연소로 너무 허무하게 지나간 인생의 지난날과 달리 항상심을 가슴에 품을 수 있는 말을 이 책은 들려줄 수 있다고 믿는다.


니체는 <아침놀>에서 이렇게 말한다.

"자기 자신을 정확히 아는 것부터 시작하라.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하지 말고 항상 성실해야 한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습성을 갖고 있으며 어떤 반응을 보이는 사람인지 제대로 알아야 한다. 자신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사랑을 사랑으로 느낄 수 없다. 사랑하기 위해, 사랑받기 위해, 스스로를 정확히 아는 것부터 시작하라. 자신조차 모르면서 상대를 알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스스로를 아는 사람은 언제 어디서든 자기 자신에게 박수를 보낼 줄 안다. 힘들고 외로울수록 자기 자신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뜨겁게 응원하고 격려한다. 그런 사람은 잠시나마 곤란이나 역경과 마주쳐 힘들 때를 보낼 수는 있어도, 멀리본다면 인생이라는 시합에서 누구보다 많은 승리의 기쁨을 맛보게 될 것이다.

나는 니체가 당대의 젊은이들에게 그러기를 소망했듯이,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바로 그런 사람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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