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기 알라딘 신간 평가단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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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평가단 활동을 하면서 만난 책 중 기억에 남는 책과 그 이유


 6개월 동안 추천 도서를 읽고 감상 후기를 쓰는 '15기 알라딘 신간 평가단 활동'이 이번 달로 마무리가 지어졌다. 6개월의 시간이 벌써 지났나 싶을 정도로 매달 두 권의 책을 읽는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역시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때는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다.


 그동안 나는 알라딘 신간 평가단 활동을 하면서 항상 '경제경영/자기계발' 분야에 지원을 했지만, 이번 15기에서는 '에세이' 분야에 지원을 했다. 늘 자신을 채찍질할 수 있는 자기계발 도서도 나쁘지 않지만, 좀 더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공감하면서 '살아가는 즐거움'을 느끼고 싶었다.


 그래서 '에세이' 분야에 지원하게 되었고, 다행히 에세이 분야에서 신간 평가단으로 선정되어서 좋은 책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자기계발 도서에서 읽지 못한 사람의 따뜻한 감정, 슬픈 감정, 즐거운 감정이 담긴 에세이 도서는 책을 읽는 동안 위로가 되었고, 읽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15기 알라딘 신간 평가단, ⓒ노지


 6개월 동안 이어진 15기 알라딘 신간 평가단 활동을 통해 만난 책은 여러 권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는 책 세 권을 오늘 소개하려고 한다. 여기서 소개할 세 권은 요즘처럼 점점 살아가는 이유가 옅어지는 시기에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면서 조용히 읽기 좋은 책들이다.


 내가 제일 먼저 소개하고 싶은 책은 <금요일엔 돌아오렴>이라는 책이다. <금요일엔 돌아오렴> 책은 세월호 유가족의 육성 기록을 담은 책으로, 한 명의 사연을 읽을 때마다 눈시울을 붉히면서 읽어야 했다. 소중한 가족을 잃어버린 가족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우리의 공감하는 가장 큰 슬픔이었다.


 어떤 사람은 '아직도 세월호냐? 지겹다.'라며 나무랄지도 모르지만, 아직도 세월호를 우리가 언급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도 제대로 해결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세월호 사건이 보여준 한국의 부실한 모습은 제대로 고쳐지지 않고, 문제 처리 과정은 오직 이념 논란으로 번지면서 오염되어버렸다.


[문화 이야기/독서와 기록] - 금요일엔 돌아오렴, 도저히 나는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없었다.


세월호 미공개 동영상, ⓒ채널A[각주:1]


 위 사진은 며칠 전에 공개된 세월호 미공개 영상이다. 선체 안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학생이 찍은 영상에는 살고 싶다면서 울먹이는 학생의 목소리가 그대로 녹음되어 있다. 그저 동영상을 재생해서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너무 안타깝게 목숨을 잃어버린 학생들을 떠올릴 수 있다.


 그저 '가만히 있으라.'가 아니라 '지금 당장 탈출하세요!'라고 말하면서 똑바로 지시하는 선장과 부하 직원들만 있었어도, 세월호 침몰 당시에 있던 해경이 재빠르게 구조 대응팀을 세우고, 한나절이 지나도록 연락이 되지 않은 대통령이 재빨리 내려와 속히 지시를 내렸다면 달랐을지도 모른다.


 어디까지 If 가정의 문제이지만 우리는 조금 더 달랐으면 하는 아쉬움을 감출 수가 없다. 특히 세월호 사고 당시에는 '~하겠다.'하고 말한 주제에 이제는 등을 돌려서 '유귀족'이라면서 비판하는 정부 세력부터 시작해서 동조하는 사람들은 우리 한국의 수준이 어떤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래서 나는 <금요일엔 돌아오렴>이라는 책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그동안 우리가 언론의 노략질에 제대로 읽지 못한 가족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이념 갈등이나 보상 문제와 상관없이 한 명의 소중했던 가족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살아남은 가족의 이야기는 가슴을 오랫동안 적셨다.


그래도 괜찮은 하루, ⓒ노지


 그리고 다음으로 소개하고 싶은 책은 <그래도 괜찮은 하루>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평범한 일러스트와 함께 작은 글을 엮은 책으로, 책을 읽는 동안 왠지 모르게 마음이 울컥해지기도 했고, 책을 읽는 동안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끼면서 읽을 수 있었단 '따뜻한 책'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그래도 괜찮은 하루> 책의 저자 구작가 님은 청각 장애를 앓고 있는데, 지금은 점점 시력을 잃어가는 중이라고 한다. 절망에 빠져 울면서 매일을 보내도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될 수밖에 없는 그런 환경 속에서도 따뜻한 마음을 품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책에서 읽을 수 있었다.


 특별하게 무엇을 독자에게 요구하지 않고, 그저 자신의 이야기를 구작기 님의 캐릭터가 담긴 일러스트와 함께 들려주는 이야기는 오늘날 '아, 왜 살아야 하는 걸까?'라며 비참해하는 우리에게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온기를 느낄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꼭 추천하고 싶다!


[문화 이야기/독서와 기록] - 그래도 괜찮은 하루였지 않았어?


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 ⓒ노지


 세 번째로 소개하고 싶은 책은 <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이라는 책이다. 책의 제목만 보았을 때 나는 솔직히 조금 책의 저자가 부러웠다. 나는 인생을 열심히 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말 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다고 생각해본 적은 크게 없었기 때문이다.


 살아가면서 '살아서 다행이야!' 하고 생각했던 적은 몇 번 있다. 정말 좋은 책을 읽을 때와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을 볼 때. 하지만 살아가면서 '오늘도 정말 재밌었다. 내일은 또 어떤 재미있는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이라는 상상을 해본 적이 없다. 그저 '하, 오늘도, 내일도, 세상을 그대로구나.' 뿐이다.


 그래서 <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를 읽으면서 소소한 삶의 즐거움을 찾고자 했는데, 그런 부분에서 이 책이 여러모로 기억에 남았다. 앞에서 소개한 <그래도 괜찮은 하루>와 함께 내가 느끼지 못했던 일상의 따뜻함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 좋은 책이었다.


[문화 이야기/독서와 기록] - 15년간 파킨슨병을 앓으며 비로소 깨달은 것들



 이외에도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 <떠나는 이유>, <태도에 관하여>, <선생님 요즘은 어떠하십니까> 등 좋은 책을 만날 수 있었다. 그동안 잘 읽지 않았던 에세이 분야의 책을 통해서 사람의 사는 이야기를 들으며 그 순간의 즐거움과 감정, 특히 살아가는 힘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오늘도 나는 내가 사는 삶은 방 한구석에서 책을 읽고, 바깥으로 하늘을 쳐다보다 글을 쓰는 일을 반복하는 삶을 살고 있다. 누가 보면 참 재미없는 인생이다. 그래서 나는 '아, 정말 사는 게 재미없다.'라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밖에서 더 신 나는 일을 즐기지 않으니까.


 그래도 내가 삶을 즐기는 방식은 즐거운 책을 읽으면서 웃고, 글을 쓰면서 다시 책을 맛보는 일을 반복하는 일이기에 오늘 이렇게 살아간다. 비록 큰 경제적 여유가 없어 많은 것을 손에 쥐지 못하지만, 평범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즐거움을 얻고자 오늘도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책은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될 것이고, 살아가는 힘이 될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1. 세월호 미공개 동영상 "숨이 턱끝까지, 살고 싶어요" http://goo.gl/yqrkRJ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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