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포스팅은 창조일까? 편집일까?

오늘도 나는 '오늘은 어떤 글을 써야 할까?'는 고민 속에서 세상을 바라본다.


 블로그를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가장 많이 바뀐 점 중 하나가 일상생활에서 보는 모든 것을 '나라면 이것을 또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게 된 점이다. 그냥 아무렇지 않게 지나갈 수 있는 여러 일도 글의 소재로 활용하기 위해서 메모를 하고, 다시 다른 각도로 생각해보려고 노력한다.


 아마 오랫동안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은 다 비슷하지 않을까? 그래서 블로그를 오랫동안 꾸준히 운영하면서 글을 발행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도저히 글이 적어지지 않을 때는 하루 이틀 정도는 그냥 무턱대고 아무런 글이나 써서 글을 발행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면 블로그가 재미없어진다.


 살면서 하는 어떤 일이라도 재미가 없어지면 지치는 법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블로그를 꾸준히 운영하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 처음에는 재미있어서 맛있는 음식 사진과 일상 사진과 함께 혼자 떠는 수다를 글로 작성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점점 그런 게 사라지면서 '글을 쓰는 고통'을 겪게 된다.


 블로거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완벽한 작가는 아니지만, 거의 작가와 비슷한 고통을 겪으면서 글을 생산해낼 때가 종종 있다. 그냥 글이고 뭐고 다 던져버리고 쉬고 싶을 때가 있더라도 '그래도 글은 써야지.' 하면서 노트와 아이패드와 책을 가지고 오늘 쓸 글을 고민하는 게 바로 블로그다.


언제나 책을 읽고 고민한다, ⓒ노지


 그렇다면 한 번 생각해보자. 블로그 포스팅은 무에서 유를 만드는 창조일까? 아니면 있는 일을 다시 재해석하는 편집일까? <에디톨로지>의 저자 김정운 교수님께서는 이 두 가지를 연결해서 '창조는 편집이다'이라고 말씀하실 것 같다. 블로그는 결국 있는 정보를 가지고 편집하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종 '이런 사적인 글이 메인에 걸려도 되는 거냐?'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블로그 공간 자체가 사적인 글을 올리는 동시에 글 자체가 개인의 시선으로 편집한 글이라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객관적인 글은 신문 기사와 언론 방송에서 기대해야 할 글이지, 블로그에 기대해야 할 글이 아니다.


 많은 사람이 블로그는 객관적이어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다. 블로그는 확실히 커지게 되면 영향력을 가지게 되지만, 언론 기관과 다름을 알아야 한다. 블로그는 개인의 생각으로 운영되면서 글이 발행되는 1인 미디어다. 당연히 객관적인 것보다 지극히 개인적인 게 정상이다.


 그냥 내 생각을 아무렇게 써도 되는 게 블로그다. 하지만 나 같은 사람이 그렇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적어도 글이 '나쁘지는 않아.' 하고 생각할 정도로 완성도를 갖추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사람이 관심을 가질 수 있을까?'는 고민을 통해 제목을 정하고, 책을 재해석하는 일은 어렵다.



 오늘 쓸 글을 나는 그 전날의 저녁때부터 생각한다. 블로그 포스팅 편집을 마치고, 간단히 하는 온라인 게임을 하고, 피아노 연습을 한 이후에 내일 일정을 정리하면서 '글을 뭘 써야 할까?' 하는 고민 속에서 긴 시간을 보낸다. 잠들 때까지, 심지어 깨어나서 씻고 다시 책상에 앉을 때까지도.


 그런 과정을 통해 한 개의 글이 만들어진다. 때로는 만들어지지 않아서 바깥 풍경을 보거나 자전거를 타고 간단히 산책하며 기분 전환을 하기도 한다. 막상 주제가 정해져 글을 쓰더라도 중간부터 마음에 들지 않아 지우고 다시 처음부터 생각해보는 일이 비일비재해서 참 뭐하는 짓인가 싶기도 하다.


 블로그 포스팅은 창조일까, 편집일까? …나는 두 가지 전부라고 생각한다. 김정운 교수님의 말씀 그대로 창조가 곧 편집이기 때문이다. 같은 이야기와 프레임 속에서도 다르게 편집해서 글을 생산하는 일이 바로 블로그를 운영하는 일이다. 그런 점이 바로 블로그가 가진 매력이 아닐까?


 전업 블로그를 목표로 하여 블로그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만, 막상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아 씨름하는 일이 요즘 잦아졌다. 큰돈을 벌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라서 그냥 지금은 이렇게 살고 있다. 글을 쓰는 동안에도 '내일은 뭘 써야 하지?' 고민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아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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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9)

  • 2015.06.11 13:43 신고

    독서에 관한 글을 검색하다가 찾아왔습니다 좋은글이 많군요! 좋은책을 하나 발견한 기분입니다. 힘들지만 하고픈 일을 하시면서 사는군요. 응원합니다. 황홀한 글감옥이라고 해야할까요. 지금의 고민들이 모여서 후에 미소질날이 오길 바래봅니다 종종 찾아뵙겠습니다^^

  • 2015.06.11 19:03 신고

    내일 뭐 먹지가 아니라 내일 뭐 쓰지로 고민하는 1인이죠.
    특히나 어디 가지도 못하는 요즘은 더더욱 내일 뭐 쓸까?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답니다.
    멍하니 컴만 보고 있는데, 아무래도 책이나 읽으면서 기분전환을 해야 할거 같네요.ㅎㅎ

    오랜만에 놀다 갑니다.ㅎㅎㅎ

    • 2015.06.11 21:48 신고

      자주 방문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ㅠㅠ
      요즘 더위 때문에 글을 쓰고 나서 멍 하니........ 있네요....

  • 2015.06.11 19:25 신고

    블로그가 주관성만이 강조된다면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사적인 글은 범죄에 악용되기 쉬운 등, 문제가 많습니다. 일례로 SNS에 가족여행을 다녀온다는 글을 올렸는데 그걸 노리고 범죄자가 고의적으로 빈집털이를 한 적도 있었죠. 오히려 약간의 주관성과 더불어 적당히 객관성을 띄면서도 언론이 쓸 수 없는 시각의 글을 쓰는게 진정한 블로거라고 생각합니다. 일례로 사회적경제 기업들에 대해서 언론은 사회적인 관점에서 글을 쓸 수는 있지만 영리적인 관점에서 글을 쓰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회적경제 기업을 영리적인 관점에서 평가하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필요한데, 사회적경제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켜 우리나라 경제시스템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서 일반인들이 사회적경제 기업들의 제품을 접하고 평가하는 단계가 꼭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블로거들의 대부분이 다른사람들이 하는 분야를 따라하면서 자신만의 창의적인 분야를 개척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물론 창의적인 분야는 기술적으로 어렵거나 사회적으로 주목받기 어렵거나 해서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만...

    • 2015.06.11 21:49 신고

      뭐, 그게 어쩌면 블로그가 가진 이점이면서도 단점일지도 모르겠어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2015.06.11 20:00 신고

    원래 많은 것들을 듣고 편집한 지식이 거의 대부분입니다. 블로거만 그런건 아니고요. 언론이 아니고 1인 미디어니까 속 편하지요. 검열당할 것도 (자기검열만 빼면) 없죠.

  • 2015.09.07 14:55 신고

    살아가는 방식은 다르지만, 비전이나 추구하는 바가 비슷해서 공감이 많이 됩니다.
    계속해서 좋은 글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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