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과 금연구역 확대, 과연 얼마나 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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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값이 오르면 저렴한 담배 구입, 금연 구역이라도 그냥 피우면 그만!


 2015년이 시작하고 나서 강한 바람이 불었던 분야는 여러 곳이 있다. 그중에서 상당히 강한 돌풍을 일으키면서 사람들의 목소리가 한 번에 뒤섞여 소음을 만든 정책 중 하나가 바로 담뱃값 인상을 포함한 좀 더 강화된 금연 정책이었다. 아마 이 글을 읽는 사람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비흡연자들은 정부가 내놓은 담뱃값 인상을 비롯한 금연 강화 정책에 찬성하면서 지금보다 좀 더 담뱃값을 올리고, 흡연 장소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하지만 흡연자들은 당연히 '꼼수 세수다.'이라면서 반발하고, '흡연 장소도 마땅치 않은데 자꾸 금연 장소를 늘린다'면서 불평을 쏟아냈다.


 그런 논란 속에서 담뱃값 인상은 시행되었고, 서울시에서는 길거리 흡연 금지 구역도 증가하면서 주변에 '금연'이라는 스티커를 쉽게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내가 비흡연자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담뱃값이 오르고, 금연 구역이 확대되었다고 하더라도 솔직히 변화가 생긴 것 같지 않다.


 지난 2014년과 마찬가지로 길거리 어디를 가더라도 담배를 피우는 사람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으며, 비록 '금연 구역'이라는 딱지가 뒤에 붙어 있더라도 멀쩡히 연신 연기를 뿜으며 담배를 피우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글을 읽는 사람의 주변도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길거리에서 발견한 담배, ⓒ노지 (설정샷 아님.)[각주:1]


 내가 사는 김해에는 새롭게 지어져서 운영되는 버스 터미널 외벽에는 '금연', '금연 구역'이라는 문구가 적힌 경고 스티커가 붙어있지만, 그런 문구가 붙은 스티커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많은 사람이 그 장소에서 담배를 피우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도대체 바뀐 것이 하나도 없어 보였다.


 여기에는 몇 가지 문제가 중복으로 작용한다. 한 가지 문제는 '마땅한 흡연 구역이 없다.'는 것이다. 금연 구역이 확장되기는 했지만, 터미널처럼 사람이 많이 오는 곳에는 흡연 구역을 따로 정해둘 필요가 있다. 그런 흡연 구역이 없으니 흡연자는 외벽에 붙어 담배를 뻐끔뻐끔 피우는 것이다.


 또한, 담뱃값이 인상되었더라도 일부 담배는 여전히 비슷한 가격에 팔리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흡연자들이 좀 더 싼 담배를 구매하는 탓에 실질적으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의 흡연율을 줄이지 못한 것이 또 하나의 문제다. 냄새가 더 지독한 그 담배들은 정말 골칫덩어리다.


 정부의 담뱃값 인상과 금연 구역 확대로 금연에 대한 분위기가 더 강해졌지만, 흡연자들이 보여 주는 태도는 여전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아무리 법적으로 금연 구역을 확대하더라도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을 막기에는 실질적으로 단속 면에서나 정책 부분에서 너무 부족하다.



 그러나 상황이 이렇다고 흡연자들의 불만이 없는 것 아니다.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금연 구역이 팽창하는 것과 달리 흡연 구역은 제자리걸음이라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들은 '비싼 돈 주고 담배를 피우는데, 그래도 흡연 구역은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주장을 할 수 있는 당연한 권리가 있다.


 비록 비흡연자들은 '염치도 없다.'는 말을 할지도 모르지만, 이건 그들의 권리이기에 우리가 인정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길거리, 버스 정류장에서 금연이 확대되는 건 정말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그들의 공간을 만들어주지 않으면, 우리는 서로 인상을 쓰면서 같은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게 된다.


 '여기는 금연구역인데 왜 피는 거야? 저 녀석은 한글도 못 읽는 거야?'와 '내 돈 내고 내 담배 피우는데 왜 저렇게 쳐다봐? 불만이면 말을 하던가.'이라는 두 생각이 부딪히고, 서로 불쾌한 시선과 말이 오고 가다가 얼굴을 붉히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미 쉽게 상상할 수 있는 일이다.


 모든 곳은 불가능하지만, 광장이나 KTX역과 버스 터미널 같은 곳에는 흡연 부스를 따로 설치해두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흡연자들의 요구대로 환기 시설을 제대로 갖추어 그들의 담배 세금으로 이 장소를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한다면, 점진적으로 금연은 늘어나지 않을까?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담배 포장 박스에 흡연이 미치는 악영향을 보여주는 경고 사진을 붙이는 법안이 통과를 앞두고 논란이 되고 있다. 흡연자들은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고 생각하지만, 비흡연자들은 찬성한다. 왜냐하면, 담배는 피우는 당사자보다 옆에 서 있는 간접 흡연자가 더 위험하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그 법안도 통과되어 흡연의 위험성을 더 강하게 경고하고, 흡연자가 원하는 대로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에는 흡연 부스를 설치하여 흡연자를 수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담배 가격을 조금 가격을 올리고, 무작정 금연 구역을 확대한다고 해서 흡연자가 크게 바뀔 것 같지는 않으니까.



  1. 테루의 소박한 이야기 : 왜 이런 곳에 담배가? http://teru.tistory.com/228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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