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 복지로 나태해진 국회의원과 대통령, 그리고 정치
- 시사/사회와 정치
- 2015. 2. 18. 07:30
복지 과잉이 되면 국민이 나태해진다, 알고보니 정치인이 그렇다
오늘 18일부터 설날 연휴가 시작한다. 새해 처음 맞는 명절 설날은 가족끼리 오순도순 모여서 서로 덕담을 주고받으면서 웃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일상적인 모습이었지만,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이런 모습을 보기 어려워질지도 모르겠다. 점점 먹고 살기 어려워지면서 명절이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난이 심각해지면서 빈부 격차는 더 커지고 있는데, 이건 가족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늘어나는 빚에 허덕이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부동산을 늘려가면서 오히려 더 자본을 키우고 있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설날 연휴에 모이게 되면 보이지 않는 상대적 박탈감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고, 차라리 가지 않는다는 사람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경제적 어려움이 중·장년층이 아니라 청년층에게도 똑같다는 것이다. 대학교 생활을 하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특히 졸업을 앞둔 시점에서 취업 자리를 알아보는 취업준비생에게는 명절은 그냥 스트레스일 수밖에 없다. 명절 증후군을 겪는 것보다 차라리 작은 일이라도 하면서 돈을 모으거나 스펙을 쌓고 싶어한다.
ⓒJTBC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내세운 새누리당 공약집에는 여러 복지 정책이 적혀 있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증세 없이 복지를 하겠다는 그 공약은 제대로 지켜지지 못했다. 대체로 모든 복지 정책이 후퇴하거나 잠정적으로 시행이 어렵다는 현실적인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그런데도 대책을 마련하기는커녕, 허공에 헛손질만 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새누리당 내에서나 새정치연합, 시민의 공통적인 의견인데, 박근혜 대통령과 열렬한 지지자들만 아직도 그 허언에 매달리고 있다. 이쯤 되면, 그냥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발언한 "복지 과잉이 되면 국민이 나태해진다."는 말이 예쁘게 보일 지경이다. 도대체 왜 이런 상황에서 놓이게 된 걸까?
나는 그 이유가 바로 과잉 복지로 나태해진 국회의원과 대통령에 일차적인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복지 과잉이 되면 국민이 나태해진다. 그러면 필연적으로 부패가 생긴다." 하고 말했는데, 딱 김무성 대표의 말대로 현재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인이 바로 그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JTBC
위 이미지는 <JTBC 팩트체크>에서 볼 수 있었던 국회의원 한 명에게 사용되는 세비와 종류를 나타낸 것이다. 위 이미지 세 장을 살펴보면, 상당히 많은 혜택을 국회의원들이 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선거에 당선되기 위해서 돈을 많이 썼으니 마치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꽤 많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특히 우리나라에서 국회의원 세수에 사용되는 비용 지출은 GDP 비율에 비해서도 높다. 타 OECD 국가 중에서 GDP 비율 가장 복지 정책이 미미한 한국인데, 국회의원직에 한해서는 다른 OECD 국가에 밀리지 않을 정도로 복지가 갖춰졌다는 게 정말 우스운 일이다. 마치 시민은 굶어 죽더라도 국회의원은 그럴 수 없다는 것을 나타낸 것 같다.
이러니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말하는 "과잉 복지가 되면 국민이 나태해진다."이라는 말이 어떻게 느껴질까? 과잉 복지를 받고 있는 국회의원이 나태하고, 멍청해서 나라가 산으로 가고 있으니 우리의 상황이 이 지경에 놓인 것이다. 거짓말로 표를 얻고, 거짓말로 위기를 넘기고, 배지만 달고 있으면 돈이 들어오니 어찌 나태해지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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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어떤 것보다 이런 나태한 사람을 국회의원, 대통령으로 뽑아준 시민들이 가장 큰 문제일 것이다. 절대적으로 실천할 수 없는 공약을 내세운 거짓말쟁이들에 속아서 그들을 지지한 사람도 있겠지만, 앞도 뒤도 보지 않은 채 그저 지역주의에 물들어서 뽑은 사람도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 탓에 국회의원은 더 오만에 빠져서 살게 되었다.
현재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계속 추락하고 있다. 이는 당연한 결과였다. 박근혜 대통령이 약속했던 증세 없는 복지는커녕, 약속했던 기본적인 복지 정책 또한 후퇴하면서 실질적으로 혜택을 보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 서민증세를 늘리고, 기존에 있던 복지 혜택도 줄이고 있으니 불만이 생기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
연휴를 맞아 많은 사람이 산처럼 쌓여 있는 빚과 눈 씻고 찾아도 없는 돈 때문에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이 상황에도 복지 정책을 약속했던 정치인들은 우리 시민의 세수로 호의호식하고 있으니, 어찌 한탄하지 않을 수 있을까. 천·인척 사이에서도 자본의 차이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우리 시대에서 어쩌면 이 아픔은 더 길어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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