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해진의 악플러 용서 방법이 정말 멋졌던 이유
- 시사/사회와 정치
- 2014. 11. 11. 07:30
악플러와 함께 연탄 나누기 봉사활동을 한 박해진, 남자도 팬으로 만드는 훈훈함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IT 인프라 강국이다. 어디를 가더라도 와이파이로 초고속 인터넷에 쉽게 접속할 수 있으며, 어린 초등학생들도 스마트폰을 항상 손에 지니고 생활한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나도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면서 언제나 인터넷에 접속하고, 아이패드의 메모 어플과 블루투스 키보드를 이용해 어디에서나 쉽게 블로그 글의 초안을 작성한다.
어린 시절부터 이런 기기를 사용한 10대는 20대가 되어서 이런 기기를 접한 우리와 달리 훨씬 더 빠르게 모바일 네트워크에 적응하고, 모바일을 이용해 다양한 활동을 한다. 자신만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기도 하고, 경제적 가치를 분배하기도 한다. '모모세대(More Moblie)'라고 부를 수 있는 10대는 앞으로 좀 더 이 모바일로 더 대단한 일을 할 수 있는 세대다.
그러나 이런 IT 인프라와 모바일의 대중화가 꼭 긍정적인 부분만 있는 건 아니다. 왜냐하면, 모바일의 대중화에 맞춰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아니, 그 이전에 우리 한국 사회에서 좀처럼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한 올바른 인성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아 이런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보이지 않는 폭력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사이버 폭력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인터넷 왕따 혹은 악플 같은 것인데, '일간베스트 저장소'에서 활동하는 사람을 우리는 그 대표적인 예로 뽑을 수 있다. 소위 '일베충'이라고 불리는 그들은 온라인상에서 남을 악의적으로 비방하고, 오프라인에서 쉽게 할 수 없는 만행도 저지른다. 특히 그들의 부도덕과 어리숙함은 '광주 민주화 운동'을 모욕하는 것에도 이르렀다.
문제는 그런 일간베스트 저장소에 속해 있는 소수(?)의 사람만 그런 게 아니라는 거다. 오프라인에서 일어나는 여러 학교 폭력에도 직접 손으로 때리거나 보이는 방법으로 왕따를 시키며 괴롭히는 게 아니라, 스마트폰 메신저 어플을 이용한 단체 카톡방과 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해 사이버 학교 폭력을 하는 청소년이 있다는 사실이다.
ⓒ한동신문사
뉴스를 통해 본 어떤 청소년은 인터뷰에서 "단체 방의 메시지를 읽지 않으면, 반에서 소외될 수 있기 때문에 밤새 눈을 떼지 않은 적도 있어요."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모습은 스마트폰을 비롯한 여러 스마트 기기가 어린 청소년에게 빠르게 보급은 되었지만, 여전히 아이들의 머리는 자신의 행동에 큰 책임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게다가 이런 사이버 폭력은 우리가 체감하는 손으로 하는 이루어지는 학교 폭력보다 조금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어른도 제대로 제재를 하지 못한다. 애초에 학교 폭력도 '잘못을 똑바로 가르치지 못하는 교육의 부재'가 가장 큰 원인인데,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많은 온라인상에서 이루어지는 그런 폭력을 막기란 쉽지 않다.
이런 청소년은 커서도 쉽게 인터넷과 SNS에 누군가를 비하하는 글을 남기고, '일간베스트 저장소' 같은 사이트에서 활동하며 군중으로 들어가 한 사람을 비방하는 일을 서슴없이 한다. 그들은 자신의 악플과 자신이 가볍게 한 폭력적인 언어가 어떤 사람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되는지를 모른 채, 그저 매일 그렇게 잘못을 되풀이하면서 살게 된다.
그리고 그런 악플러는 종종 연예인과 크게 마찰을 빚기도 한다. 연예인이라는 이름과 신분이 정치인의 이름과 신분보다 더 도덕성과 좋은 이미지가 강요되는 우리 한국 사회에서 연예인은 악플러가 물고 늘어지기 가장 좋은 희생물이다. 그래서 연예인과 악플러 사이에는 종종 법정 시비가 붙는 모습을 우리는 쉽게 볼 수 있다.
대개 그런 법정 시비는 연예인이 독한 마음을 먹고 악플러에게 강한 처벌을 요구하거나 악플러가 개심을 하지 못한 채,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경우가 많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지루한 싸움 끝에 승자가 없는 싸움을 하는 거다. 그런데 얼마 전에 본 '박해진의 악플러 처벌 방법'은 정말 이색적이면서도 아주 훌륭한 방법이었다.
박해진, ⓒYTN
위에서 볼 수 있는 이미지가 바로 배우 박해진이 자신을 비방한 악플러에게 내린 처벌이다. 박해진은 악플러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었는데, 악플러들은 반성문을 쓰고 선처를 호소한 일부 악플러에게 '봉사활동'을 조건으로 고소를 취하했다. 그리고 그는 지난달 31일에 자원봉사자와 악플러와 함께 연탄을 나르는 봉사 활동을 하며 따뜻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인터넷에서 우연히 이 기사를 읽게 되었는데, 기사를 읽은 후에 나는 배우 박해진의 인품에 대해 깊게 감동했다. 요즘처럼 먹고 살기 힘든 세상에서, 서로 비방을 하는 데에 치우친 사회에서 이런 멋진 연예인이 있다는 것이, 아니, 연예인 그 이전에 이런 멋진 사람이 있다는 것에 저절로 따뜻한 웃음이 나왔다. 남자도 팬으로 만드는 그의 훈훈함은 정말 멋졌다!
아마 이런 감동을 한 사람은 나만이 아닐 것이다. 인터넷상에서는 배우 박해진의 이런 모습이 보도되면서 따뜻한 온기를 나누고 있고, 일부 팬들은 '박해진 바보. 말미잘. 멍청이. 나도 같이 봉사활동 하고 싶다.' 등의 장난성 댓글을 남기는 모습을 보여주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정말 이런 사람이야말로 연예인이라는 직업의 모범이고, 한 사람의 모범이지 않을까?
배우 박해진의 모습은 단순히 악플러와 좋은 방법으로 함께 소통했고, 좋은 봉사활동을 했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그의 이 자원봉사와 악플러 용서 방법은 우리 사회에 많은 메시지를 던진다. 그저 사람의 따뜻함이 메말라가는 우리 사회에 '이게 진짜 사람이다'는 메시지와 잘못을 인정하게 하는 데에는 사람의 따뜻함이 먼저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말이다. (이 얼마나 멋진 사람인가!)
|
모바일 시대가 되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오고 가는 대화는 줄어들고, 대화가 줄어듦에 따라 마음을 나누는 방법도 변화했다. 어떤 사람은 그런 방법을 통해서도 서로의 온기를 나누고는 하지만, 많은 사람이 우리 사회는 점점 더 차가워지고 있다고 말한다. 나라의 경제는 어려워지고, 정부가 내놓는 정책은 서민 말살 정책에 가까워 더 그렇게 느낄 수밖에 없다. (정부는 얼마나 더 서민을 괴롭히려고 하는 건지)
사회가 이런 식으로 메말라가기 시작하면, 사회에서는 보이는 범죄와 보이지 않는 범죄가 점점 더 증가한다. 특히 '성공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을 지니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는 더 심하다. 한 사람을 사람으로 만드는 교육이 아니라 그냥 공부하는 기계를 만들려고 한다. 결과에만 집착하며 성적순으로 급식을 주고, 아이들의 행복할 권리를 빼앗는다.
그래서 우리 사회는 점점 더 따뜻한 마음이 사라지고, 서로서로를 미워하는 차가운 사회로 변하고 있다. 어른도 이런 사회에서는 상처를 입고, 아파하고, 괴로워한다. 어른이 그런데 아이는 오죽하겠는가? 아이들은 보이지 않는 방법으로 친구를 괴롭히고, 거기서 자신의 우위를 느끼며 무너진 자존감에 위로한다. 그게 바로 '학교 폭력'이다.
악플은 많은 사람이 자신의 낮은 자존감을 위로하는 방법이고, 남과 나를 차별하며 '내가 그래도 좀 더 낫지'라며 애쓰는 노력이고, 잘못을 잘못인지도 모르는 하나의 큰 실수다. 이를 바로 잡기 위해서 우리는 좀 더 나은 대응책이 필요하다. 바로 배우 박해진이 보여준 것처럼, 채찍질만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반성하면서 따뜻한 손길을 통해 감동을 느끼는 방법이 말이다.
배우 박해진이 보여준 악플러에 대한 용서 방법은 정말 멋진 방법이었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힐링 방법이었고, 우리 학교에 필요한 교육의 철학이었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자원봉사 하나를 뭘 그렇게 크게 해석하느냐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리고 말하고 싶다. 따뜻함이 저절로 느껴진 배우 박해진의 모습이 우리 사회의 본보기가 되어야 할 모습이라고.
빛이 되려 할 때, 마음 속 어둠은 걷히기 시작한다.
세상을 바꾸는 건 따뜻한 가슴이다. (p102_ 연탄길)
이 글을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