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CCTV 사찰에서 본 무서운 한국 사회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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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CCTV 사찰 롯데, 점점 더 살기 무서워지는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의 나라


 이 글을 쓰는 오늘 11월 5일은 프로야구 정규 시즌이 끝이 나고,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가 끝이 나고, 마지막까지 남은 넥센과 삼성이 한국 시리즈 우승을 두고 치열하게 다투는 날이다. 프로야구 정규 시즌에는 NC 다이노스를 응원했었고(준플레이오프도 마찬가지.), 한국 시리즈는 일본야구를 통해 응원한 이승엽과 임창용이 있는 삼성을 응원하고 있다. (고향팀이기도 하고.)


 입동(立冬)을 맞아 점점 더 추워지고 있음에도 한국 시리즈가 개최되는 대구와 목동은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넥센은 팀 창단 최초의 우승을 노리고 있고, 삼성은 4연패를 노리면서 모두 우승을 향해 집념의 열기를 가지고 있으니까. 마지막 최후의 승자가 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한 명의 야구팬으로서 한국 시리즈에 대한 관심은 정말 많이 가지고 있다. 재미있기도 하고.


 그런데 한국 시리즈가 열리는 대구와 목동 이외에도 정말 활활 타오르고 있는 한 곳이 있다. 정규 시즌 7위로 마무리하면서 아무것도 건지지 못한 롯데가 있는 부산 사직 구장이다. 지금 그 열기는 한국 시리즈를 시청하는 팬의 눈도 앗아갈 만큼 뜨거운데, 정말 이 부분만큼은 '대박'이라는 말 이외에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대박'이라는 말 말고, '가관'이라는 말을 해야 할까?


 부산의 롯데가 이렇게 활활 타오르고 있는 건, 롯데 선수단의 집단 항명과 함께 롯데 선수단과 프런트의 갈등, 그리고 논란으로 올랐다가 '진실'로 밝혀진 구단의 불법 CCTV 사찰을 비롯한 선수 개인에 대한 인권 침해와 사생활 침해가 문제 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사건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사건이라 한국 시리즈가 열리는 지역과 달리 정말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네이버뉴스


 여기서 한 번 함께 생각해보자. 구단이 구단에 속한 프로야구 선수에 대해 어디까지 간섭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뭐, 계약으로 맺어진 관계이기에 어느 정도 '이렇게 해달라'는 요구는 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공개적인 요구 없이 몰래 CCTV로 선수들을 감시하고, 선수들 사이에 스파이를 심어서 프런트에 이것저것 보고하게 하는 게 과연 프로야구팀을 이끄는 구단이 할 수 있을 일일까?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절대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그건 명백히 신뢰를 갖고 작성한 선수와 구단의 계약서를 위반하는 것임에 동시에 애초에 선수 한 명의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정말 갑의 횡포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어처구니없는 짓이다. 아무리 돈을 쥐고 있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해서는 안 되는 짓이 분명히 있는데, 이건 선을 넘고 말았다.


 게다가 롯데의 불법 CCTV 사찰은 단순히 프로야구 선수와 기업 간의 다툼이 아니다. 이 다툼은, 우리가 사는 한국 사회에서 볼 수 있는 '불법 민간인 사찰'이라는 문제로 직결되는 다툼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문제를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고, '꼴데가 또 문제를 일으키네. 프로야구의 질을 떨어뜨리는 범인은 바로 너희들이다.'라고 말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싶다.


 왜냐하면, 정부 기관의 민간인 사찰에 대한 보도가 되고 나서 많은 사람이 분노했음에도 시간이 흐르자 다시 사람들이 그런 사건에 대한 관심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우리는 정부 기관의 불법 민간인 사찰에 적극적으로 대항해야 한다. 또한, 정부 기관만이 아니라 기업에서도 사내에서 일하는 직원에 대한 불법 사찰도 절대 이루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 그건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짓이다.


 정부 기관이 세월호 시위에 참가하는 유민이 아빠를 비롯한 여러 사람의 개인 메신저 카카오톡을 들여다봤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사람이 사이버 망명을 통해 텔레그램으로 이동하는 역풍이 강하게 불었었다. 문제는 아직도 '막을 수 있는 해결책'이 논의되지 않고, 오히려 정부기관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보겠다'는 취지임에도 사람들은 점점 잊어간다는 사실이다.


 롯데의 선수들에 대한 불법 CCTV 사찰 사건은 다시 한 번 이 사실에 기름을 붓고 있다. 롯데 선수들은 자신을 불법적으로 사찰하고, 개인의 인권과 사생활을 침해한 구단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우리는 이 사건을 단순히 구단과 선수단의 불협화음으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이 문제를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문제로 해석해야 한다. 그래야 진짜 문제를 바라볼 수 있다.



 요즘 우리가 사는 한국 사회는 점점 더 무서워지고 있다. 표현의 자유는 이명박 정부 이후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더 줄어들고 있고, 고 노무현 대통령이 말한 "대통령을 욕하는 것은 민주사회에서 주권을 가진 시민의 당연한 권리입니다."이라는 말과 달리 자칭 태양왕 박근혜 대통령이 말한 "대통령 모독 발언이 도를 넘고 있다."이라는 말에 불법 인터넷 사찰까지 번지고 있다.


 도대체 한국은 어디까지 거꾸로 가게 될까? 박근혜 대통령은 "세수가 부족하고 세계 경제도 어렵고 해서 요즘은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까, 국고를 불릴까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는 말을 했는데, 이 말이 떨어지자마자 여러 증세 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것도 부자 증세가 아니라 서민 증세를 위주로 말이다. (책, 학원비, 예술품, 은행 수수료 등)


 워런 버핏 같은 양심적인 기업가가 드물고, 오랫동안 정부와 손을 잡고 서민을 착취하는 데에 일가견이 있는 현 대기업의 모습은 바뀌기 어려울 것이다. 정부 기관이 불법으로 민간인 사찰을 하는 것처럼 기업에서도 사내 컴퓨터망에 프로그램을 설치해 불법으로 직원 사찰을 한다. 이미 이 사실은 언론에 많은 보도가 되었음에도 기업의 그런 문화는 제대로 고쳐지지 않고 있다.


 롯데의 CCTV 불법 사찰과 선수단의 항명 사태는 그런 모습의 대표적인 예에 해당한다. 점점 더 개인의 자유가 줄어들고, 점점 더 살기가 무서워지는 나라 대한민국. 도대체 어디서 단추가 잘못 끼워져 지금 우리는 이런 상황에서 아무런 손도 쓰지 못한 채, 이렇게 살아야만 하는 걸까? 혹시나 여기서 더 악화하지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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