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군대에서 일어난 폭행, 한국은 정녕 이대로 괜찮은가?
- 시사/사회와 정치
- 2014. 8. 4. 07:30
젊은 청춘의 목숨을 빼앗아가는 강제 병역제도, 과연 한국은 이대로 괜찮은가?
지난주에 두 개의 군 사망 사고를 뉴스를 통해 접할 수 있었다. 하나는 22사단에서 일어난 자살 사건이고, 하나는 28사단에서 일어난 사망 사건이었다. 22사단의 일은 새로 들어온 A급 관심 사병 이등병이 스스로 목을 매서 숨진 사건이었고, 28사단의 일은 윤 일병이 부대 내에서 지속해서 자행된 고문과 폭행에 기어이 숨을 거두고만 사건이다.
충격적인 이 두 사건의 소식을 접하고 나서 '안타깝다', '저 사람의 탈을 쓴 괴물을 왜 살인죄로 처벌하지 않는 것이냐?' 등의 생각도 들었지만, 그 어떤 생각보다 제일 먼저 나는 '도대체 한국은 무엇을 하는 국가인가? 정말 국민의 인권을 지켜주기 위해 노력하는 국가가 맞느냐?'는 의구심이 들었다.
왜냐하면, 지난번 임 병장 총기 난사 사고가 일어나고 나서 관심 병사를 전방에서 배제해 좀 더 사람답게 지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발언을 분명히 국방부 관계자가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또다시 A급 관심 병사가 22사단에 배치되도록 해 어찌 이런 끔찍한 일이 또 벌어지게 하였는지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학교 폭력과 마찬가지로 피해자가 모자란 탓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또한, 28사단에서 일어난 군 가혹 행위로 사망한 사건도 마찬가지다. 이번 28사단은 오히려 책임감을 가지고 똑바로 대처해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이 부대 내에서 가혹 행위가 일어나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눈 감아줬다고 한다. 도대체 이를 뭐라고 말해야 한다는 말인가. 어이가 없어도 이렇게 없을 수가 없다. 말이 나오지 않는다.
현재 우리가 사는 한국은 국방부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정치기관이 '졸속 행정'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는 그런 대응만 하면서 많은 시민으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세월호 사고 이후 개선되지 않는 정부의 무능력한 대처는 이미 많은 시민이 '정부의 행동에 대해 치가 떨린다'고 말할 정도로 그 수준이 더 심각해지고 있다.
더 가관인 건 그런 와중에 대통령은 휴가냈다는 사실이다. 참,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일이다. 대통령이 그런 식으로 개념이 없는 행동을 하니 그 대통령의 낙하산 인사가 똑바른 인물이 있겠으며, 그런 인물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이 시스템 체계가 돌아갈 수 있겠는가? 그저 제 밥그릇에 밥이나 한 숟가락 더 뜨려고 할 뿐이다.
여객기 사고로 많은 목숨을 잃은 네덜란드는 총리가 사고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총괄을 하며 사태 수습에 발 벗고 나서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저 '청와대는 재난통제센터가 아니다'는 변명을 했다. 이는 '청와대는 국민을 책임질 필요가 없다'고 말한 것과 똑같은 거다. 누군가는 사고 발생 경위가 다르다고 말하겠지만, 국가적 참사라는 사실은 동일하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국가적 대응 차원에 대한 해결 포함.)
ⓒYTN
군 가혹행위, ⓒKBS1
이번에 또 한 번 일어난 22사단에서 일어난 한 이등병의 자살 사고와 28사단에서 일어난 한 병사의 사망 사고는 지금 우리나라가 얼마나 무능력한 정부와 인재와 시스템을 가진 국가인지, 군대라는 곳이 얼마나 무식한 곳인지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이 예이다. 매번 문제가 발생해도 겉으로만 '해결하도록 하겠습니다'고 말할 뿐, 늘 똑같은 문제를 일으키는 게 삼척동자가 보더라도 '바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이전에 내가 학교 폭력에 관해 이야기를 하면서도 말했지만, 학교 폭력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겉으로 보이지 않는 수가 더 많다. 그리고 군대에서 일어나는 이런 문제도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겉으로 보이지 않는 그 수가 더 많다. 임 병장이 죽은 이후에도 군 내에서 고통은 이어지고, 그 고통 속에서 최악의 선택을 하는 사람(혹은 하려는 사람)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을 거다.
또 한 번 터진 이 사고로 군 관련자는 전문 심리 상담원을 더 늘리고, 책임자를 처벌하고, 후속 조치를 더 확실하게 하겠다고 말했지만… 아마 이것도 어디까지나 생색내기에 불과할 거다. 학교 폭력을 해결하기 위해서 학교에 전문 심리 상담사를 배치해 늘려나간다고 해놓고, 1년도 안 되어 그 제도 유지에 필요한 지원을 끊어버리면서 사실상 '실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이 나라는 그 얄팍한 술수로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희생되어야 그 잘못을 바로잡으려고 할 것인지 정말 알 수가 없다. 원자력 발전소의 폭발로 국민의 과반수가 희생되더라도 바뀌지 않으려는 세력이 더 강성하게 움직이며 새로운 대안과 개혁을 요구하는 시민을 힘으로 억누르며 현상 유지를 하려고 하지 않을까?
정말 부정하고 싶은 하나의 가설이지만, 이는 절대 부정할 수 없는 끔찍한 확률을 가지고 있는 가설이기도 하다. 더욱이 지금 우리나라가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잘못을 고치는 데에 필요한 책임과 개혁은 뒤로 한 채 오직 자신의 밥그릇에 흠이 날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을 뿐이라 실낱같은 희망조차 우리가 가슴에 품지 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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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군 문제를 이야기할 때마다 나는 줄곧 이야기했었지만, 우리나라의 이 강제 병역 제도는 분명히 바뀌어야 한다. 누군가는 모병제가 현실성이 없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요즘 시대의 전쟁이 어디 인구수로 몰아붙이는 전쟁인가? 그냥 전문적인 전투 능력을 갖춘 병사와 뛰어난 무기만 있으면 승리를 손에 쥘 수 있는, 대량 학살이 가능한 전쟁이다.
그런 전문적인 전투 능력을 갖춘 병사를 육성하기 위해 투자하기는커녕, 오히려 국방부에 들어가는 예산을 위에서 꿀꺽하며 억지로 군대로 끌려간 젊은 청춘의 목숨을 앗아가는 행동을 자행하는 이 모습은 절대 사람이 사는 국가라고 말할 수 없다. 인권이 우선시 되는, 가장 당연한 도리가 지켜지는 국가라고 말할 수 없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가?
우리나라의 인구수가 줄어드는 건 경제가 성장하는 만큼 사회·문화적 제도가 제대로 받쳐주지 못해 사람들이 먹고살기 힘들기 때문이다. 올바른 지도자를 가진 국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좀 더 나은 사회·문화적 제도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지만, 사욕에 눈먼 지도자를 가진 국가는 개선보다 지금의 시민이 가진 고혈을 더 짜내기 위해 고통만 줄 뿐이다.
(빚만 늘려서 부동산 가격을 떠받치려고 하다니! 풋.)
지금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은 그 후자에 속하는 나라다. 어찌 이런 나라를 가리켜 희망이 있다고 말할 수 있겠으며, 내일은 더 나은 세상이 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 모든 건 한낱 일장춘몽에 불과하다. 잘못된 웃대가리가 강성하게 영향력을 미치고, 그 잘못된 웃대가리를 받쳐주는 멍청한 지지세력이 있는 한 절대 바뀔 수가 없다.
앞으로도 한국의 군대에서는 더 많은 사람이 꾸준히 죽어 나갈 것이다. 전쟁이 터져서가 아니라 그 폐쇄적인 집단 속에서 보이지 않는 폭력과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폭력 속에서 피눈물을 흘리며 세상을 저주하며 죽어갈 것이다.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 속에서도 가슴 속에 피멍 든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삶을 포기하는 것처럼.
정말 한국은 이대로 괜찮은가? 이대로 가도 괜찮다고 생각하는가? 잘못을 고치지 못하는, 잘못된 역사를 마주하지 못하는,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지 못하는 국가는 언젠가 망하기 마련이다. 일본의 식민지에서 벗어났다고 좋아하지만, 다시 한 번 더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 이 멍청한 지도자가 꾸리는 시스템이 계속 유지되는 한, 절대 그 비참한 역사가 또 오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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