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

나는 어렸을 때, 어떤 어른이 되고 싶었던 걸까?


 아무 생각 없이 하루하루 열심히 살다 가끔 '난 도대체 뭘 하고 싶어서 이런 인생을 사는 걸까?'는 긴 고민 속에서 시간을 보낼 때가 있다. 누군가는 이런 고민이 꿈이 확실하지 않고, 가슴을 뜨겁게 하는 비전이 없고, 오늘내일 계속 마음을 애태우는 연인이 없어서 하는 쓸데없는 고민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난 왜 사는 걸까?' 같은 고민을 하게 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인생은 아무 생각 없이 즉흥적으로 무턱대고 살기에는 너무 아깝다. 하고 싶은 일을 찾아보고,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해보고, 열렬히 사랑도 해보는 건 우리가 한 번뿐인 인생을 살면서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난 사랑을 못했다.)


 그런 고민을 하다 문득 '나는 어렸을 때 어떤 어른이 되고 싶었던 걸까?'는 재미있는 질문도 던져보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정말 어렸을 때에는 어른이 되기도 전에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던 게 또렷이 떠오른다. 중학교 시절에 나는 내게 20대라는 시절이 오지 않을 줄 알았다. 주위의 괴롭힘과 집에서 일어나는 가정폭력으로 오래 살지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등학교 시절 이후 나는 '그래도 세상을 살 수 있다', '그래도 살아야 한다'는 것을 책으로 배울 수 있었다. 그래서 그 당시에는 그저 주위의 괴롭힘으로부터 벗어나고, 매번 다툼만 있는 집에서 벗어나 혼자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어 했던 것 같다. 지금 완전히 그런 인생을 살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어렸던 그 시절에 비해 종종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며 웃으며 살고 있다.


 이게 바로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사회는 절대 장밋빛이 아니라는 슬픈 진실을 알게 되었지만, 그래도 바보 같은 작은 일에 웃을 수 있게 되는 것 말이다. 그런 사소한 즐거움의 소중함을 모른다면,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것이라고 난 생각한다. 이 한순간이 너무 소중한… 내일이면 과거일 기적인 순간이니까.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 ⓒ노지


 위에서 볼 수 있는 마스다 마리의 산문집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는 우리가 살면서 문득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되었구나!'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작은 일상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짧은 단편 에세이 형식의 글을 엮어 놓은 책이라 누구나 어려움 없이 쉽게 읽을 수 있고, 크고 작은 에피소드에 피식 웃으며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문득 어느 날 어른이 되었습니다》에서 읽을 수 있는 그 단순한 이야기에 정말 반했다. 책을 읽으면서 '나도 이런 느낌으로 글을 쓴 후에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2014년부터 사진 블로그에 조금씩 올리고 있는 사진 에세이와 최근에 이 책을 읽기 시작한 후에 쓰기 시작한 일상 에세이를 엮어보고 싶었다. 정말로.


 그래서 지금도 꾸준히 일상 에세이를 글로 기록하면서 '이 에세이와 사진 에세이를 어떤 식으로 엮어야 사람들에게 작은 마음의 울림을 줄 수 있는 책이 될 수 있을까?'는 고민을 하고 있다. 뭐, 내 글을 책으로 만들어 줄 출판사를 구해야 종이책으로 세상에 내놓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일단은 먼저 글을 쓰는 일을 시작하고 있다.


 《문득 어느 날 어른이 되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아, 이런 느낌!'이라며 공감하기도 하고, 크게 어렵거나 나와 다른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기에 '나도 이 작은 일상을 글로 꾸준히 쓰다 보면 반드시 작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거다'는 마음을 강하게 품기도 했다. 바보 같아 보여도 난 이 행동이 내게 또 하나의 길을 열어주리라 믿는다.



 우리가 어른이 된다는 건 정말 말 그대로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된 거다. 부모님의 잦은 다툼과 별거를 하며 일반적으로 외도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내 인생은 내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을 때, 사회 폭력의 피해자가 되어 누구도 보여주지 않던 사회의 진짜 모습을 경험하였을 때… 등의 경험을 겪었을 보았기에 난 좀 더 일찍 어른이 될 수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지금까지 그런 인생을 살면서 20대가 되었고, 앞으로 몇 년간은 더 이런 방식으로 20대로 인생을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내가 마주하는 일에서 나는 10대 시절과 다르게 좀 더 크게 변화해갈지도 모른다. 앞으로 살아갈 그 한순간, 한순간에 내가 성장하거나 아파하거나 기뻐하게 될 일은 과연 무엇이 있을까?


 그 사소한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앞으로도 꾸준히 글로 기록해나가는 건 분명히 멋진 일이 될 것이다. 이 책 《문득 어느 날 어른이 되었습니다》를 통해 나는 그것을 배우게 되었다. 그리고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그 일을 계속 해나가다 보면 분명히 내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 사람들에게 들려줄 기회가 오리라 믿는다.


 그렇게 나는 어느 날 문득 이십 대가 되었다. 십 대 시절… 이십 대를 바라본 적이 없었음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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