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고전 논어에서 찾은 말공부, 말이 인생을 바꾼다
- 문화/독서와 기록
- 2014. 4. 3. 07:30
말공부, 사탕발림 말이 아니라 인(仁)이 담긴 말이 인생을 바꾼다
말을 잘하는 능변가를 만나게 되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저렇게 유창하게 말을 잘할 수 있을까?'는 생각을 할 때가 종종 있다. 달변가들은 말로 청중을 휘어잡고, 이성과 연애를 할 때에도 우물쭈물하는 사람보다 한 걸음 더 빨리 그 걸음을 옮긴다. 정말 웬만한 능력보다 말 잘하는 능력이 일종의 리더십으로 비치면서 사람의 매력을 끌어 올리는 듯하다. 그래서 나는 말 잘하는 사람이 어느 부분 부럽다.
난 뛰어난 달변가가 아니다. 블로그와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에서는 수다가 많지만, 실제로 많은 사람 앞에서 말을 해야 할 때는 대체로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린다. 뭔가 말하려고 하다가도 '이렇게 말해도 될까?'는 걱정이 내 입을 틀어막아 항상 우물쭈물하기가 다반사다. 이런 미숙한 때문에 내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었던 시간을 허망하게 흘려보내거나 기회를 망쳐버린 적도 있었다.
이 글을 읽는 사람 중 나와 비슷한 성향의 사람은 유사한 경험을 겪어보지 않았을까. 뭔가 내 의견이 명확히 전달되지 못해 일이 엉망으로 꼬인다거나 사람들 앞에서 하는 강연 혹은 PT를 망쳐버렸다거나 좋아하는 이성에게 말을 꺼내지 못했던 적이 말이다. …참, 지금도 그때를 떠올리면 '난 도대체 무슨 바보 같은 짓을 한 거야?'라는 생각과 함께 어이없는 웃음이 나온다.
난 그런 나를 바꾸기 위해서 사람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김미경의 아트 스피치》,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등 다양한 시점의 책을 읽으며 말공부를 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사람과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어려워 어느 순간에 조금 더 대처를 잘하고자 시작했었지만,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내게는 조금 더 더 올라가야 할 계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계단을 올라가기 위해 지금껏 꾸준히 해온 독서는 거기에 상당히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말공부, ⓒ노지
위에서 볼 수 있는 책 《말공부》는 그렇게 꾸준히 책을 읽으며 얼마 전에 블로그 활동을 통해 우연이자 필연적으로 만나게 된 책이다. 이 책 《말공부》는 유창하게 말을 잘하는 방법이 아니라 내 말 속에 조금 더 진정성이 남겨있는, 사람을 움직일 힘을 지니는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저 겉만 빛나는 말이 아닌, 속이 정말 빛나는 말공부를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정말 좋은 책이다.
평소 나처럼 말을 잘하고 싶은 사람들이 서점에서 가장 먼저 집어드는 건 '스피치 기술' 같은 문구가 있는 책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가 스피치 기술을 익힌다고 해서 말을 잘하게 되는 건 아니다. 뭐, 스피치 기술을 익히지 않은 것보다 우리의 스피치는 레벨이 높아지겠지만, 속이 비어있는 말은 절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건 말공부의 목적과 어긋난다.
우리는 흔히 말을 잘한다고 하면, 듣기 좋은 말을 잘하고, 막힘없이 능수능란하게 이야기하는 능력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진심이 담겨 있지 않은 말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말에는 진심이 담겨 있어야 한다. 그래야 듣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p20)
《말공부》는 우리의 말에 무엇이 담겨야 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 말을 해야 하는지, 왜 우리의 언행일치가 중요한지를 공자의 논어를 통해 명확히 독자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는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공자의 논어는 이미 많은 책에서 자주 인용되는 인문고전 중 하나다. 그냥 논어만 읽었을 때에는 '어렵다' '지루하다' '어떻게 우리의 삶에 적용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등의 느낌을 받아 책을 잘 읽지 못한다.
그러나 책 《말공부》처럼 몇 가지 사례를 언급하며 하나의 소주제로 삼아 독자들에게 이 부분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것, 우리가 경계헤야하는 것을 말하는 책은 다르다. 앞에서 말했듯이 이 책에서 우리가 읽을 수 있는 건 '스피치 기술'이 아닌, 내 말에 묻어나오는 내 본질을 조금 더 성숙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그런 지혜다.
오늘날은 겉으로 드러나는 말과 외모가 지배하는 세상이 되었다. 사람들은 말을 잘하기 위해, 아름다운 외모를 갖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말하기 학원, 프레젠테이션 학원이 성업 중이고, 강남에는 수술로 외모를 한 방에 해결해주는 성형외과가 한 집 건너 한 집씩일 정도이다.
그런데 과연 이렇게 외적인 조건에 치우친 노력이 오래도록 빛을 발할 수 있을까? 공자는 "겉과 속이 잘 어울려 조화를 이루어야 군자다운 것이다"라고 말했다. 외모와 말솜씨를 키우는 노력과 함게 내면을 채우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항상 겸손한 자세로 다른 사람들로부터 배우려 하고, 다른 사람의 재능을 키워 함게 성장하려는 자세를 견지해야 할 것이다. (p69)
이런 말을 하는 나도 아직 배우고 있는 처지이기에 감히 누구에게 '이렇게 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래서 나는 블로그를 통해 《말공부》처럼 좋은 책을 추천하고, 책을 통해 사람들이 조금 더 변화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읽어보면 좋아요. 추천합니다'고 말할 뿐이다. 이건 내가 배운 말공부를 실천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정리해보자. 책 《말공부》는 제목 그대로 책을 읽으며 공자의 말을 공부할 수 있는 책이다. 말을 유창하게 말하는 기술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는 않지만, 내가 하는 말에 묻어나는 내 본질적인 인(仁)을 가다듬을 수 있는, 어쩌면 겉보기에만 화려해 보였던 내 말에 조금 더 실속을 더할 수 있는 지혜를 담고 있다.
빈말로 사람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해서 사람들에게 존경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이 말 하나 때문에 잘못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 사람일수록 존경은커녕 한 순간의 사람의 인정에서 벗어나는 게 삽시간이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사기꾼이라고 부르고, 정치인이라고 부른다. 그러니 이 책을 통해 내 말 속에 내 삶을 투영시켜 겸손과 공자가 말하는 인(仁)을 담을 수 있기를 바란다. 분명, 책을 읽어보면 아주 매력적인 책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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