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50년 후에야 가능할까?
- 시사/사회와 정치
- 2013. 11. 20. 07:30
정녕 대한민국의 진짜 민주주의는 기성세대가 사라지는 50년 후에야 가능한 일일까?
우리나라의 정치판은 늘 각종 비리가 쏟아져 나오고, 국민들을 상대로 사기극을 벌여도… 좀처럼 쉽게 정치를 주도하는 사람이 바뀌지 않는다. 이 일에는 '기득권'이 지닌 막강한 사회적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매번 그 정치인들에게 속아도 또 그들을 뽑아주는 어리석은 시민이 많기 때문이다. 아무리 '그래서는 안 됩니다'고 말을 해도 그 시민들은 조금도 듣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이 평생 뽑던 그 당과 그 당의 사람을 선택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정치는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병원 물리치료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에서 한쪽 구석에서 할머니 두 분이 "박정희 시대가 정말 살기 좋았어요. 이번에 박근혜 되고 완전히 여자들의 시대가 되었잖아요? 우리는 시대를 잘못 타고 난 걸지도 몰라요. 이제야 세상이 살만해졌는데 말이죠." "맞아요. 이전에 이승만 있을 때는 제 땅 전부 다 뺏겨버렸다니까요. 박정희가 참 잘했지…. 박근혜도 그만큼 잘할 거야." … 등의 이야기를 하는 대화를 들으며 혼자 속으로 쓴웃음을 짓고 있었다. (내가 그분들의 인생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분들은 힘든 시절을 정말 버티며 사셨으니까. 하지만 그 어려움 속에서 잘못을 깨닫지 못하는 건 문제가 아닐까.)
그 이야기를 들었던 물리치료 선생님께서는 내게 치료를 하시다가 문득 "우리나라 정치는 완전 개판이죠. 사람들은 그렇게 학살을 당하고, 매번 속아 넘어가도 어떻게 그렇게 바뀌지 않을까요? 우리나라의 진짜 민주주의는 우리 아버지 세대가 다 죽는 50년 후가 되어야 진짜 민주주의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라고 말씀하셨다. 나도 그 의견에 공감하며 "시대에 역행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정말 알 수 없어요. 도대체 시민들이 무슨 생각으로 투표를 하나 이해할 수가 없어요."라고 답했었다.
정말 그렇지 않은가. 도대체 왜 기성세대의 많은 사람은 자신에게 사기를 치고, 자신이 가진 것을 뺏어가는 사기꾼과 도둑들에게 왜 지지를 보내는 것일까. 정말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대로 우리 대한민국의 진짜 민주주의는 기성세대가 사라지는 50년 후에야 가능한 일인 걸까. 나는 문득 그런 질문에 대한 답을 한 번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오마이뉴스
ⓒ파리 촛불 집회
나는 지금의 아버지 세대가 없어지는 50년 후에도 우리나라가 지금 이 상황에서 크게 바뀌는 건 기대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왜냐하면, 지금의 기성세대가 주장하는 그 이념은 여전히 일부 젊은 세력에 세습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그 어버이 연합의 소속된 사람들의 자식들은 세대가 바뀌어도 그 이념을 고수할 확률이 높고, '일베'와 같은 사이트를 이용하는 사람이 계속해서 있는 한… 잘못된 쓰레기 같은 사상을 세상에서 지워버릴 수 없지 않을까. 한 번 대를 완전히 끊더라도 '사상'은 남아서 계속 전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 사람이 사는 사회라는 곳이니까.
또한, 기득권의 세력은 아무리 세월이 지나더라도 강한 세력을 지닌 채 세습이 될 것이다. 그들이 사회의 주도권을 지고, 지금처럼 여론을 조작하여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계속해서 만들어나간다면… 잘못이 잘못인지 모르는 사람들은 절대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관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 과연, 이런 상황이 이어지는 세상에서 50년 후에 지금의 기성세대가 없어진다고 해서 진짜 민주주의가 가능할까? 이건 여전히 의문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질문이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더 희망이 있는 건… 현재를 살아가는 많은 세대가 지금의 정부가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인지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언론이 왜곡된 보도를 하더라도 사람들은 인터넷과 자발적으로 올리는 SNS를 통해 '진실'을 찾고, 공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앞날에 작은 촛불 같은 희망이 있는 건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기성세대의 검은 그림자가 너무도 강해 그 작은 빛을 가리고 있지만, 어두운 공간에서 빛나는 그 빛은 분명… 크게 번질 것으로 믿는다.
그때가 된다면, 우리나라는 비로소 OECD 국가에 맞는 문화 수준과 정치 수준에 도달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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