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범들의 도시, 표창원이 말하는 한국적 범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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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범죄의 탄생에서 집단 진실 은폐까지 가려진 공모자들


 우리는 범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으며, 얼마나 관심을 두고 있을까. 아마 범죄와 관련하여 전문적으로 일을 하지 않는 이상 그저 뉴스를 통해 접할 수 있는 범죄 소식을 들으며 '저 나쁜놈'이라고 손가락질 하는 수준이 아닐까 싶다. 이게 크게 잘못된 것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우리 모두 다반수에게 해당하는 일반적인 일이다. 그만큼 우리에게 범죄는 멀지만, 늘 뉴스를 통해 듣는 '좋지 않은 일'이자 잘 알지 못하는 '사회문제'일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의 사회가 더 사람들이 살만한 사회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 이 범죄에 대해 작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우리가 뉴스를 통해 접하는 크고 작은 범죄에 대한 이야기는 결국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사회문제 속에서 곪아 터진 종기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서, 사회로부터 필요한 배려를 받지 못해서, 유전무죄무전유죄가 되는 사회에서 정의를 지키지 못해서 피해를 보면서 '범죄자'가 되는 사람들이 적잖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물론, 모든 범죄자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그런 이유로 너무 과한 처벌을 받거나 억울하게 누명을 쓰는 일이 있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더욱이 그 문제가 왜 해결되지 않는지, 우리가 어디에 초점을 두고 문제를 접근을 해야 하는지 말이다.



공범들의 도시, ⓒyes24


 '공범들의 도시'라는 이 책은 바로 이와 관련하여 자세히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거나 몰랐던 여러 범죄와 인물을 가지고 사회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난 정말 흥미롭게 이 책을 읽어볼 수 있었다. 그림이 거의 없이 표창원과 지승호 두 분의 대화를 가지고 책을 써내려가고 있지만, 전혀 지루함을 느끼지 못했다. 우리가 잘 아는 범죄 속에 숨겨진 사회 문제와 왜 우리가 그 문제에 관심을 둬야 하며, 왜 그 문제에 의문을 가져야 하는지 아주 잘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두순 12년에 분노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고, 김승연 회장이나 전경환 씨의 솜방망이 처벌이나 천신일이나 최시중 같은 사람들이 받은 특별사면에 분노할 수밖에 없고, 엄정하기를 바라는 거예요. 그런 가운데 신창원이라는 사람이 받은 사법 절차가 정당했느냐, 우리 사회가 당시 가지고 있었던 피고인의 권리가 최대한 보장되는 높은 수준의 사법적 저ㅇ의가 구현된 것이냐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한 거죠. 세상에 이태원 살인 사건 같은 경우는 분명 둘 중 한 명이 살인범인데, 둘 중 누군지를 특정하지 못한다고 아무도 벌을 내리지 못한 사법부가 4명의 공범 중 한 명만 피해자를 살인했는데, 피해자를 살의할 의도가 없었던 공범을 무기징역형을 내리는 것이 도대체 말이 되느냐는 거예요. 거기다 전경환 같은 인간이나 기타 수도 없는 힘 있고 돈 많은 가해자들에게 내려진 솜방망이 처벌과 비교해보면 그게 가당키나 한 것인가. 본인의 억울함을 견디지 못하고 탈주한 2년의 기간동안 경찰을 농락했다는 괘씸죄가 22년 6개월형을 추가로 선고하게 했던 것은 아니냐는 거죠. 그런 것들을 제기한 것이지, 신창원을 제가 개인적으로 안 것도 아니고, 동정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윗글은 '공범들의 도시'에서 읽을 수 있는 일부분인데, 우리나 뉴스를 통해 본 힘 있는 사람들은 관대한 처벌을 받는 그런 일이 왜 문제인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힘 없는 사람들은 그저 당할 수밖에 없다. '범죄'라는 건 따지고 보면 우리 사회에서 볼 수 있는 썩은 문제를 가장 잘 살펴볼 수 있는 예가 아닐까 싶다. '공범들의 도시' 이 책은 위에서 읽을 수 있는 이야기처럼 다양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그 모든 건 '한국적 범죄'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에 우리가 반드시 한 번을 읽으면서 생각을 해보아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병원에서 이 책을 읽으며  많은 시간을 아주 유익하게 보낼 수 있었다. 강요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 책에 작은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절대 책을 펼친 것을 후회하지 않는 내용이 적힌 책이니까. 국감 때문에 보기 싫은 범죄자들을 언론을 통해 마주해야 하는 지금, 정말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마지막으로 책의 또 다른 일부분을 남긴다.


범죄 예방 교육도 필요하겠지만, 그보다는 학교 자체가 바뀌어야 하는 거죠. 지금처럼 학생들을 성적으로 경쟁시키고, 공부로 줄 세우고, 그러다 보니까 뭐냐 하면 어린이들,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어려운 문제, 집안에서 부모에게 학대당하거나, 경제적인 곤란 때문에 생기는, 친구와의 비교 때문에 생기는 이런 것들을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보듬어주거나, 발견하거나,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을 학교가 할 일이 아니라고 보는 거예요. 선생들은 그런 것을 어떻게 다뤄야 되는지 교수 연수 과정에서 배우지 않아요. 그런 게 가장 큰 문제죠. 이런 상황에서 범죄 예방 교육을 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는 겁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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