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가 처음인 사람에게 추천하는 책

10대를 위한 일본어 첫걸음, 일본어 초보를 위한 완벽한 첫 교과서

 나는 오랫동안 일본어를 꾸준히 공부해오고 있다. 요즘에는 꽤 그 양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라이트 노벨 원서나 만화책 원서를 읽으며 한자를 외우거나 회화 표현을 익히기 위해 혼자 1인 2역을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공부하고 있다. 내가 이렇게 일본어 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건 무엇보다 일본 애니메이션과 라이트 노벨 등의 작품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한국에 정식 발매가 되기도 하지만, 역시 먼저 원서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앞서기에 조금이라도 더 현지인처럼 일본어가 술술 될 수 있도록 공부하고 있다.

 그런 식으로 일본어를 공부하면서 나는 참 많은 종류의 일본어 공부 책을 접했다. '독학 일본어 공부', '시나공 일본어 VOCA 15000' … 등 다양하게 접했지만, 확실히 '이거 정말 재미있다'고 생각이 드는 일본어 공부책은 별로 없었다. '좋은 내용이다'고 생각하는 책은 몇 권 있었지만, 초보자가 쉽게 배울 수 있는 책은 정말 몇 권 만나지 못했다. 이전에 소개했던 '일본어 말문 트기 30일 패턴훈련'은 제법 좋은 책에 속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조금만 더 재밌었으면…'하는 바람이 강했다.

 아마 나만 아니라 어떤 외국어 공부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공부하는 외국어 교과서가 '재밌었으면'하는 작은 바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외국어 공부를 할 때 사용하는 교과서가 흑백 바탕에 그림은 드문드문 있고, 대화가 너무 형식적이어서 재미가 없으면… 그 외국어를 공부하는 데에 금방 지치기 마련이다. 이건 일본어만이 아니라 모든 외국어 공부에 같게 적용되는 법칙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요 며칠 전에 정말 재미있게 초보가 공부할 수 있는 일본어책을 발견했다. 바로 '10대를 위한 일본어 첫걸음'이라는 책인데, 이 책은 현직 일본어 교사들이 집필하여 수업에 꼭 필요한 내용만 담았다. 다소 제목이 딱딱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책을 펼쳐서 살펴보면 전혀 그렇지가 않다. 사용된 일러스트와 책 자체 구성이 심플하면서 쉽게 집중할 수 있는 구성이라 아주 좋은 책이었다. 말만 하는 것보다 사진을 통해 하나씩 살펴보는 것이 빠르다고 생각한다. 아래에서 하나씩 하나씩 살펴보자.

히라가나 가타가나, ⓒ노지

 일본어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은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를 먼저 외워야 하는데, 이런 건 딱딱한 표만을 이용해서 외우는 것보다 위 이미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그림과 함께 외우면 쉽게 외울 수 있다.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일본어를 가르쳐주셨던 김재철 선생님도 표만 있는 교과서를 이용하지 않고, 이런 그림으로 되어 있는 가나표를 이용하여 수업을 하셨었다. 덕분에 일본어를 듣는 많은 아이가 지치지 않고, 가나를 외우는 데에 힘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10대를 위한 일본어 첫걸음'도 이에 기반을 두고 있다.

10대를 위한 일본어 첫걸음, ⓒ노지

 그리고 시각적 효과를 이용하여 '잘 먹겠습니다(いただきます。).', '잘 먹었습니다(ごちそさま。).' 등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표현을 잘 담았다. 무엇보다 쓸데 없는 표현이나 딱딱한 몇 개의 문장만으로 설명하는 게 아니라 일러스트와 함께 정말 우리가 실생활에서 많이 쓰는 표현을 위주로 정리하였기에 '일본어 초보자에게 딱!'이라는 느낌이 바로 든다. 이 책을 기본 교과서로 공부한다면, 일본어가 처음인 사람도 쉽게 표현을 응용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10대를 위한 일본어 첫걸음, ⓒ노지

 나처럼 친구가 없는 사람은 혼자서 1인 2역을 하면서 공부를 해야 되겠지만, 친구가 있는 사람들은 함께 일본어를 공부하여 이런 대사를 바탕으로 공부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대화는 단어를 조금만 바꾸면, 많은 응용이 되는 단어이기에 그 활용도가 높다. 무엇보다 흑백의 딱딱한 일본어 교과서들은 그 표현이 지나치게 형식적인 예가 적잖은데, 이 책에서 볼 수 있는 대화의 표현은 자연스러운 표현이 많았다.

10대를 위한 일본어 첫걸음, ⓒ노지

 그리고 이렇게 사진과 함께 조수사를 공부하면서 어렵게만 느껴지는 부분도 쉽게 공부할 수 있게 되어있다. 난 아직도 가끔 조수사를 헷갈리기 때문에 이 책을 통해서 제법 많은 도움을 받았다. 아아, 이런 책을 왜 난 조금 더 일찍 만나지 못했을까…. 지금 이렇게 이 책을 알게 된 여러분은 행운이다!

10대를 위한 일본어 첫걸음, ⓒ노지

 이 책을 학교 선생님이나 학원 선생님이 이용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여러 방법도 군데군데 볼 수 있었다. 꼭 선생님만이 아니라 공부모임을 통해 함께 일본어를 공부하는 친구들끼리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그저 딱딱하게 한 표현을 정리하면서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부분적으로 즐기면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정리한 것이 정말 좋았다.

10대를 위한 일본어 첫걸음, ⓒ노지

 마지막으로 부록으로는 '정답 및 해석', '단어 색인'이 적혀있었다. 게다가 위 이미지 우측에서 볼 수 있듯이 형용사 글자카드, 동사 글자카드도 있어 여러 방면으로 일본어를 공부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는 부록도 함께 있었다. 이렇게 카드를 들고 다니면서 공부를 하는 모습이 다소 쪽팔린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방법으로 공부하는 건 생각 이상으로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 나도 처음에 한자를 공부할 때 '마법천자문'에서 함께 제공해주는 한자 카드를 들고 다니면서 공부했었다. 일본어 한자도 마찬가지로 단어 카드를 이용하여 조금씩 적어놓고, 매번 들고 다니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외웠었고. 그런 과정이 있었기에 지금 어느 정도 일본어를 잘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

 간단히 정리해보자. 이 책의 제목은 '10대를 위한 일본어 첫걸음'이다. 제목 그대로 일본어가 처음인 10대에게 아주 유익한 책이다. 책도 딱딱하지 않고, 보기 편한 일러스트와 함께 실생활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공부를 할 수 있으니까. 비록 10대가 아니더라도 일본어가 처음인 사람들에게 '아주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일본어책'이라고 확신한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일본어가 처음인 사람에게 그냥 추천하는 것이 아닌, '강추(강력추천)'를 하고 싶다.

 늘 딱딱한 흑백의 교과서와 딱딱한 표현만으로 재미없게 일본어를 시작하다 책을 덮었던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일본어를 공부하는 재미에 푹 빠질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책과 함께 라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