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제의 받았던 달빛프린스의 폐지 소식을 들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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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이야기] 출연제의를 받았던 강호동의 달빛프린스 폐지 소식을 들으니


 며칠 전에 인터넷을 통하여 '남자의 자격'과 '달빛프린스'가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두 프로그램 전부 타사 프로그램보다 비해 경쟁력을 잃으면서 시청률이 나오지 않아 폐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평소 이 두 프로그램을 애청하였던 시청자들은 상당히 아쉬운 소식이 아닐까 싶다. 특히 달빛프린스는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바람에 '조기 종영은 옳지 않다.', '조금 더 지켜보자' 혹은 '힘들게 갈 바에 지금 폐지하는 게 낫다.'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나는 달빛프린스 프로그램을 몇 번밖에 보지 않았지만, 지금과 같은 구조로 간다면 그냥 폐지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달빛프린스는 강호동을 내세워 '재미'와 책을 통한 '감동(힐링)'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으려고 했었던 프로그램이나 그 균형이 제대로 잡히지 않으면서 그냥 '망한 프로그램'으로 사람들에게 인식되었다. 시청자 게시판에서 적잖은 시청자가 "지금 책으로 장난하느냐?" 등의 비판을 했었다. 그만큼 책을 통해 이야기하려고 했던 방향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달빛프린스는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질 수도 있었다. 지금은 아직도 사람에게 인지도가 있는 '스타'를 초청하여 책으로 재미를 이야기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지만, 그전에 일반 시청자들을 상대로 '재미와 감동' 두 개의 균형을 잘 맞추려고 했던 시도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이유는 1월 30일에 메일을 통해 달빛프린스팀으로부터 '출연제의'를 받았었기 때문이다.


달빛프린스 출연제의 메일, ⓒ노지


 이 메일이 달빛프린스팀 최○○ 작가님으로부터 받았던 메일이다. 위 메일을 읽어보면 알 수 있겠지만, 사람들에게 인지도가 있는 연예인이나 그에 필적하는 사람이 아니라 일반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하여 프로그램을 진행하려고 했던 시도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나는 당연히 이 메일에 '당연하죠!'라는 말과 함께 답변을 보냈었는데, 두 번째 부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다음 주 녹화에는 만화책을 주제로 진행하게 되어 지현씨와 함께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언제든지 다시 연락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수시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는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이때 출연했던 게스트가 농구계의 황태자 우지원이었다.



 그러나 그 이후로 나는 달빛프린스팀으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으며, 블로그를 통해 방송에 출연한다는 내 꿈도 잠시 뒤로 미뤄지게 되었다. (뭐, 지식콘서트로 나간 적은 있지만….) 아마 제작회의에서 책에 특별한 사연을 가지고 있는 일반 시청자들을 상대로 하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의견이 좁혀지지 않은 듯했다. 지금에서 뭐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난 이 부분이 상당히 아쉽다. 물론, 내가 출연하지 못하게 된 것에 관해서도 아쉬움도 있지만, 달빛프린스가 기존의 답답함을 벗고 새로운 시도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선택을 포기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SBS의 '땡큐', MBC의 '아빠 어디가' 등 요즘 대세는 힐링이다. 그저 재미있게만 하기보다는 재미와 감동을 함께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달빛프린스 또한 책을 통한 이야기를 가지고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려고 제작했던 프로그램인듯하나 제대로 그 역할을 하지 못했다. 결국, 새로운 시도를 하지 못하게 되면서 상황은 더 안 좋아지기 시작했고, 지금은 '폐지 수순'이라는 말까지 듣는 상황까지 오고 말았다. 일반 시청자들을 책의 주인공으로 선정하여 그 이야기를 통해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었다면, 다른 프로그램과 차별화되어 더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나는 그런 생각이 들어 정말 아쉽다.



달빛프린스, ⓒKBS2


 달빛프린스가 방영되기 이전에 방영되었던 김승우의 승승장구는 재미와 감동(힐링)을 적절히 균형 있게 잘 맞췄던 프로그램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에 강호동을 내세워 대대적으로 프로그램을 이끌려고 하였던 제작진의 의도는 결국 실패라는 결말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재미와 감동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다가 결국 두 마리의 토끼를 전부 다 놓치고 말았다.


 그래도 미래가 있는 것은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고쳐나가면서 적절히 균형을 잡게 할 수 있다면, 충분히 강호동과 그 출연진을 잘살려 좋은 프로그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시청자들에게 책으로 장난을 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보다 진실성이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 이상적이다.


 또한, 달빛프린스 프로그램 내에서 볼 수 있는 책으로 퀴즈를 내고, 문제를 맞추는 형식은 안 그래도 책에 흥미가 없는 사람들에게 '책은 암기다'라는 인식을 심어줘 더 불편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 책은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이 점을 잘 이해하고 활용한다면 시청자들로부터 "지금 책으로 장난하느냐?"는 비판과 "재미도, 감동도 없다. 뭘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비판을 조금씩 덜 듣게 되어 다시 재도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달빛프린스가 지금 총체적 어려움 속에 놓일 수밖에 없었던 것은 어쩌면 그 방향을 잘못 잡은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 글에서 이야기한 것은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프로그램을 위해 더 좋지 않을까?'는 고민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나의 생각이다. 책을 통해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이런 어려움 속에 놓이게 된 것이 정말 안타깝다. (폐지가 되기 전에 한 번쯤은 제작진에서 녹화 연락이 올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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