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진의 빨간책방을 처음으로 들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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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하우스 미션] 이동진의 빨간책방 팟캐스트를 처음으로 들어보니


 나는 얼마 전에 위즈덤하우스의 퍼플평가단 2기로 선정되어 활동을 하고 있다. 처음 내가 이 퍼플평가단에 신청하였을 때에는 알라딘 신간평가단처럼 단순히 책을 읽고 후기를 작성하거나 혹은 흐름출판 서포터즈처럼 책의 내용을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SNS를 통해 홍보하는 역할을 할 줄 알았었다. 출판사의 평가단 활동은 '다 그런 식으로 하겠구나'고 생각하는 것이 보통아닌가?


 뭐, 위즈덤하우스의 퍼플평가단 2기도 그와 상당히 비슷하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다른 것이 하나가 더 있다. 그것은 바로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책방' 방송을 듣고 후기를 작성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평소 팟캐스트라는 것을 이용해본 적이 없었다. 많은 사람이 좋아서 난리를 쳤던 '나는 꼼수다'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사람들이 그저 자신들끼리 떠들면서 이야기하는 것을 듣는 것은 내게 썩 유쾌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마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서 평소 내 블로그를 자주 방문하여 내 개인적인 이야기를 읽어본 사람은 대충 짐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나는 세상에서 제일 무섭거나 싫은 것중 하나가 사람이다. 언제나 사람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나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겪어온 많은 일 때문에 사람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 쉽게 신뢰할 수도 없고. 최근에 사람을 만나는 것이 조금 더 즐거워질 수 있었던 것은 블로그를 통해서 믿을 수도 있는 사람은 만나도 되고, 나름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는 것을 몸소 깨닫게 되어서이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사람이 많은 곳에서 오랫동안 있는 것을 죽는 것보다 더 싫어하고(시끄러운 곳에 있을 경우에는 더 심하다), 분명한 개인적인 목적이 없는 한 나는 사람이 많은 곳에 절대 접근도 하지 않는다. 하물며 몇 사람의 시끄러운 잡담을 긴 시간동안 들어야 하는 일이라면, 오죽하겠는가? 그저 그런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짜증이 치밀어 오른다.


 그런데 이번 위즈덤하우스에서 퍼플평가단 활동으로 해야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동진의 빨간책방'이라는 두 시간이 넘는 수다를 듣고, 후기를 작성해야 하는 일이다. 처음 나는 방송이라고 하여 TV방송처럼 쉽게 보고 들으면서 쓸 수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팟캐스트라는 것의 실체를 알고 보니, 단순히 듣기만 하는 것이었다. 평소 시끄러운 잡담을 듣는 것이 싫어서 밖에도 잘 나가지 않는 내가 일부러 그런 소음을 듣고 있는다는 것은 꽤 힘든 일이다. 마치 대인기피증 때문에 사람과 만나지도 않는 사람을 지하철 강남역에 버려두고 '알아서 집으로 와라'고 한 꼴이다.


 아무튼, 나는 일단 '책 방송'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괜찮을 것이라 생각하여 '이동진의 빨간책방' 팟캐스트를 들어보았다. 그러나 팟캐스트에서 들을 수 있는 것은 그저 소음에 지나지 않는 잡담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어디까지나 이것은 나의 개인적인 감상이니 오해하지 말아주기를 바란다. 내가 들었던 것은 '이동진의 빨간책방 20회 파이이야기'였는데, 의무감 때문에 두 시간동안 듣기는 하였으나― 상당히 힘든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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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방송에서 전혀 쓸모없는 이야기만 주구장창 떠들어 댄 것은 아니다. 이런 대화를 소음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평소에도 듣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유익한 방송이었다고 생각한다. 소설 파이 이야기와 영화 파이 이야기를 함께 이야기하면서 책에 관하여 조금 더 신선한 해석을 보여주기도 하고, 책이나 영화를 접한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하여 작은 웃음을 줄 수 있는 요소도 있었다. 아마 이번 방송을 들은 사람 중 나처럼 특이한 예가 아닌 이상은 '뭐, 들을만 했다.' 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그러나 나는 듣는 내내 잘 집중할 수도 없었고, '내가 왜 이런 시끄러운 소음을 계속 듣고 있어야 하나? 그냥 때려치우고 싶다.'는 생각이 발끝에서부터 머리끝까지 차올랐었다. 방송을 진행하는 이동진 님께는 정말 죄송한 감상평이 될지도 모르겠으나 평소 사람과 잘 이야기하지도 못하(않)고, 이런 것을 정말 싫어하는 내게는 고문과도 같았던 시간이었다. 이 말이 공감을 사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내가 느낀 감상후기를 정말 한점의 거짓도 없이 솔직하게 말하고 있는 것임을 알아주기를 바란다.


 평소 사람들과 활발한 교류를 하면서 시끄러운 소리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공감하면서, 혹은 웃으면서 들을 수 있는 방송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나 같은 사람에게는 전혀 추천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두 시간이라는 황금 같은 시간을 사용하여 이런 방송을 들을 바에 차라리 조용한 곳에서 혼자 책을 읽으며 감상을 글로 옮기는 것을 권하고 싶다. 그것이 더 자신을 위해 의미있는 시간이 되리라 확신한다.


 위즈덤하우스 퍼플평가단 2기 관리자분께서 이 글을 읽으시라고 생각하기에 한 말씀드리겠다. 난 도저히 이런 글만큼은 작성하기가 어려우니 대신 책 한 권의 후기를 더 작성하게 해주거나 아니면 퍼플평가단 2기에서 탈퇴조치를 해줬으면 좋겠다. 너무 죄송하지만, 두 시간동안 소리만 있는 사람의 잡담을 듣고 글을 쓰라는 것은 내게 그냥 손목을 그어서 자살하라는 것과 동일한 의미임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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