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의 시선으로 본 은지원의 박근혜 지원유세
- 시사/사회와 정치
- 2012. 12. 7. 07:00
대학생의 시선으로 본 은지원의 박근혜 지원유세
어제저녁에 나는 인터넷 기사를 통해서 내 눈을 의심하는 기사를 하나 읽었다. 바로 1박 2일로 나에게 상당히 익숙해진 연예인 중 한 명이었던 은지원이 박근혜 후보 지원유세에 나섰다는 기사였다. 이전에 몇 가지의 기사를 통해 은지원이 박근혜 후보와 친척 관계에 해당하며, 은지원은 박근혜를 '고모'라고 부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은지원이 지금 이 상황에서 박근혜 후보의 지원유세를 할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었다.
지금 이 소식을 접한 많은 사람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역시 친일파의 핏줄이구나'는 식의 부정적인 반응이 많고, 일각에서는 '가족을 돕는 것이 뭐가 나쁘냐?'는 반응이 있다. 사실, 가족 행사 참여 같은 경우라면― 누구라도 쉽게 눈감고 넘어갈 수가 있겠지만, 지금 박근혜 후보가 하는 것은 단순한 일이 아니다. 하필이면 지금 시점에서 참여한다는 것은 상당히 부정적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기사를 몇 번이나 반복해서 읽었었다. 도대체 은지원이 여기에 참여한 이유가 무엇인지, 여기에 어떤 의의가 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소속사 측은 "무조건 박근혜 대선후보를 지지해 달라는 의미라기보다는 가족으로서 마음이 강한 것 같다. 너무 정치적으로 비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였으나 공인이 이런 활동에 참여한다는 것은 정치적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너무 간과하고 있는듯 하다.
은지원 박근혜 지원유세, ⓒ뉴스엔
아마 나와 같은 20대는 상당히 부정적인 시선으로 은지원을 보고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우리 20대는 다른 세대들과 마찬가지로 지금 현재 우리나라의 상태가 얼마나 어려운지, 그리고 역사적으로 얼마나 모순되어 있는지 체감하고 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은지원이 이런 정치적 색이 강한 활동에 참여한다는 것이 그저 충격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아래의 이미지에서 볼 수 있는 뉴스 댓글 주요반응에서는 은지원의 이런 행보에 상당히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다. 특히 밑에서 '뿌까님'이라는 닉네임을 쓴 네티즌이 남긴 의견은 정말 많은 공감을 받았는데, 나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내용이었다. 그 이외에도 은지원 팬이었던 네티즌이 오늘부터 은지원 안티를 한다는 내용의 댓글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은지원의 이런 정치적 행보는 어떻게 해석을 하더라도 부정적으로 비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은지원 지원유세를 바라보는 네티즌의 시선, ⓒ노지
어제 은지원의 박근혜 후보 지원유세 소식과 함께 안철수 후보의 문재인 지원유세 소식도 함께 들을 수 있었다. 나와 같은 20대에게 안철수의 지원유세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지만, 은지원의 지원유세는 더욱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물론, 어디까지나 이것은 나의 개인적인 추측일뿐이고, 역사를 바로 보고- 현실을 알고 있는 사람에 한정되는 것이지만….
또한, 은지원이 자발적으로 가족인 고모를 돕기 위해서 나왔다고 하더라도 박근혜 후보는 이것을 거절하였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자신이 말한 정치인의 도리로서 마땅한 일이 아니겠는가? 가족사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박근혜는 한 명의 연예인을 정치적인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는 시선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정치에는 어떤 일도 '순수한 의미'로 해석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니까.
|
만약 은지원이 지원유세를 한 대통령 후보가 자질에 있어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면, 이 정도의 많은 비판여론이 일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박근혜 후보의 조카이기에 앞서 올바른 사리판단으로 국민들 앞에 서야 하는 한 명의 공인이었다. 물론, 그 판단은 은지원 개인의 판단에 맡겨야 하겠지만…. 아무튼, 이 일은 은지원 측이나 박근혜 후보 측에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생각한다.
은지원, ⓒ김승우의 승승장구
그래도 모든 대학생이 나와 같은 생각을 지닐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난 그저 은지원이라는 이름에 열광하는 팬이라면, 아무 생각 없이 은지원이 지원유세를 나선 후보를 찍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심히 걱정된다. 어제 한 트윗을 보니 '박근혜&은지원VS문재인&안철수'라는 문구를 볼 수 있었는데, 과연 어느 쪽이 더 많은 젊은 세대의 표심을 잡을 수 있을까?
함께 한 번 생각해보자. 과연 이번 12월 19일에 있을 대통령 선거에서 어느 쪽의 전략이 이길지, 어느 쪽이 더 많은 사람을 움직일 수 있을지를…. 문재인과 안철수를 지지하는 한 명의 유권자가 아닌, 조금 더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바라는 한 명의 대학생으로서 이번 12월 19일에 있을 결과가 상당히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더 많은 사람이 투표에 참가하여 역사상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할 수 있도록 주변 사람들을 독려해줬으면 한다. 투표는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우리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이니까.
이 글을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