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 능력보다 인간성이 더 중요한 이유
- 시사/학교와 교육
- 2012. 10. 17. 07:00
교육에 능력보다 인간성이 더 중요한 이유
최근 우리 사회에서 학생들이 저지르는 많은 일탈 행위가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일탈 행위에는 학교에서 벌어지는 단순 폭력을 비롯한 강도, 살인, 성추행 등을 비롯한 특수 범죄로 그 범위가 뻗쳐 많은 사람의 입에서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많은 어른이 그런 아이들의 범죄 소식을 들을 때마다 "세상 말세다." 혹은 "요즘 아이들은 예의가 없어.", "요즘 아이들은 인간성이 글렀어."라는 말을 자주 한다.
여기서 한 번 곰곰이 생각해보자. 도대체 아이들이 어떤 가르침을 받았길래 그런 비인간적인 범죄를 저지르고도 천하태평 일상 생활을 할 수 있을까? 도대체 왜 많은 어른이 요즘 아이들을 일컬어 "예의가 없다." 혹은 "인간성이 글렀다"고 말하게 된 것일까?
나는 그 원인이 바로 인간성을 기르기보다는 능력을 기르는 데에 치중한 교육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능력이 있다면 좋다. 능력이 있어야 능력 없는 사람보다 훨씬 질적으로 높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며, 우리가 학교와 같은 교육 기관에서 교육을 받는 이유 중 하나이니까. 그러나 지금 우리 학교는 '결과'만을 너무 중시하여 그 능력을 오로지 '성적'이라는 하나만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래서 진작 사람이 사람답게 잘 사는 데에 필요한 '인간성'이 중요한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전에 우리는 "공부 못해도 사람이 되면 된다."는 가르침을 받았었지만, 지금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사람이 못 되어도 공부만 잘하면 된다."는 가르침을 받고 있다. 이렇게 교육의 목표가 옛날 '사람이 되도록 가르친다'는 목표에서 '공부만 잘하도록 가르친다'로 바뀌었기 때문에, 아이들의 인성이 지금 이 정도의 수준으로 악화하여버리고 만 것이다.
그렇게 많은 부모님께 '공부만 잘하면, 능력 있는 사람으로 대접받고 산다'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너무 무리한 것을 요구한다. 언제나 시험 성적에서 고득점을 받기를 원하며, 아이들이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보다는… 그냥 책상 앞에 앉아서 시험 문제집을 풀기를 바란다.
또한, 어른들의 입에는 "넌 안 돼", "시험 성적이 그 모양인 것을 보아하니 넌 능력이 없다." 등의 말이 붙었다. 늘 단기적인 결과만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어른들은 아이들의 마음을 털끝만큼도 신경 쓰지 않는다. 어른들의 그런 말을 듣는 아이들은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능한 사람이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심각히 잘못된 길로 들어설 확률이 상당히 높다. 요즘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은 바로 여기에 이유가 있다.
ⓒ애니메이션 하트커넥트
우리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에는 능력보다 인간성이 더 중요하다. 아무리 능력이 있더라도 인간성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면, 그 사람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지금 많은 어른이 '능력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 무리하게 아이들에게 좋은 결과를 도출해내기를 강요하고 있고, 아이들이 실질적으로 어떤 인간이 되고 있는가에는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 학교 폭력 가해 학생들의 부모가 아이들의 범죄 소식을 듣고 "우리 아이는 절대 그런 아이가 아닌데…"라는 말을 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기도 하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사람들은 "그래도 능력이 있어야 먹고 살지, 능력 없으면 아무리 사람이 좋아도 뭐하나? 굶어 죽을 텐데…."라는 등의 말을 하며 인간성을 가르치는 교육보다는 능력을 가르치는 경쟁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진정으로 잘 살고,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으며 사는 사람은 대게 인간성이 좋은 사람들이다.
어제 내가 소개했던 '인생에 대한 예의'의 저자 이나모리 가즈오는 자신에게 능력과 인간성 중 하나만을 택하라고 한다면, 그는 주저하지 않고 '인간성'을 택한다고 했다. 도대체 왜 그런 선택을 이나모리 가즈오는 하는 것일까? 그는 책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회계학을 제대로 공부한 능력 있는 사람이 있다고 치자. 그가 인간으로서 올바르지 않은, 이기적인 욕심으로 가득한 사람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무리 능력이 우수하다고 해도 어던 계기만 있으면 교묘하게 숫자를 조작해 부정을 저지를 확률이 높을 것이다.
이처럼 능력이란 그것을 활용하는 인간에 따라 좋은 방향 혹은 나쁜 방향으로 발휘되는 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능력보다 인간성이 중요하다.
교세라가 아직 중소기업이었을 때, 나 역시 우수한 인재가 많이 모여 있는 기업을 보고 한숨을 내쉰 적이 있다.
'저 회사외 비교하면 교세라에는 우둔한 사람뿐이다. 이래서야 어떻게 회사가 성장하겠는가.'
그래서 눈에 띄게 능력이 출중한 사람이 있으면 과도한 기대를 걸고 무리하게 일을 시켰다. 그 사이 조금 우둔한 사람을 소홀히 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기대에 배신당한 적이 몇 번이던가….
인간성에 문제가 있는 능력 잇는 사람은 자신이 뛰어나다는 것을 믿고 한없이 콧대만 높아서, 다른 사람을 보란 듯이 깔보며 회사 분위기를 악화시켰다. 또한 경쟁업체에서 조금이라도 높은 연봉으로 유혹하면 미련 없이 옮겨 가는 일도 흔했다.
반면 능력이 조금 모자라도 인간성이 좋은 사람은 인정을 받지 못해도 묵묵히 최선을 다해 일에 전념해주었다. 게다가 그런 사람은 어느 정도 햇수가 지나면 어느새 일취월장해 우수한 인재로 성장하는 일이 많았다. "노력에 이기는 천재는 없다"는 말처럼 능력은 노력하면 향상된다는 사실을 나는 새삼 확인햇다.
따라서 나는 긴 안목에서 본다면, 어설프게 우수한 사람보다는 조금 둔해도 노력하는 사람이 분명 큰일을 해낼 것임을 확신한다.
이전에 나는 '가짜 모범생, 일진보다 더한 폭력 가해자'(링크)라는 글을 적은 적이 있었다. 실제로 학교에서 정말 일반 학생들을 심하게 괴롭히는 것은 어떤 일진에 소속되어 있는 학생들이 아니라 공부를 잘하면서도, 인간성이 제대로 박히지 않은 학생들이었다. 이 가짜 모범생들은 자신이 능력이 있는 것에 기고만장하여 정말 최악의 인간성을 보여주었다. 그럼에도, 많은 선생님은 '공부를 잘한다'는 이유만으로 그 학생을 감싸는 데에 여념이 없었다. 그 학생이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분명 이나모리 가즈오가 책에서 말한 것처럼 어리석은 삶을 살고 있을 가능성이 클 것이다.
우리 자신에게 한 번 물어보자. 능력 있어도 정말 악랄한 사람이 좋은가? 조금 우둔해도 정말 사람다운 사람이 좋은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사람이라면… 사람다운 사람이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조금 우둔하더라도 인간성을 바르게 갖춘 사람은 늘 노력하는 삶을 살기 때문에, 결국 그의 삶은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는 삶이 된다. 반면 악랄한 사람은 매번 단기적인 이익에 눈이 멀어 사람을 괴롭히기 때문에, 결국 그의 삶은 많은 사람의 손가락질을 받는 사람이 될 것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교육에 능력보다 인간성이 더 중요한 것이다. 지금 당장 성적에만 눈이 멀어 아이들에게 인간의 됨됨이를 가르치지 않는 것은 그 아이를 잠재적 범죄자로 가르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조금 욱할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범죄와 학교에서 일어나는 학생들의 범죄를 보면… 그렇게밖에 볼 수 없다. 교육은 사람을 사람답게 가르치기 위해 있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오랜 시간을 참고 견디며 인간성을 연마하는 동시에 , 능력을 향상시킨 사람이야말로 인생의 마지막에 아름답고 큰 꽃을 피우는 법이다. 인생이란 그런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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