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겪었던 집단 따돌림, 그 근본적인 문제는?
- 시사/학교와 교육
- 2012. 8. 3. 07:46
내가 직접 겪어보았던 집단 따돌림, 집단 따돌림의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는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사람을 왕따를 당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일본에서 들어온 '이지메(백과사전: 왕따라고도 한다. 한 집단에서 다수의 성원이 소수의 약자를 집중적으로 괴롭히고 소외시키는 행위)'를 일컫는 말이다. 이전에는 학교폭력 때문에 목숨을 포기한 학생들 때문에 이 같은 문제가 대중의 관심을 받았지만, 지금은 인기 걸그룹 티아라 내에서 벌어진 집단 따돌림 사건 때문에 많은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다.
집단 따돌림이 무서운 이유는 어지간해서는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 사실을 정확하게 말할 수 없다는 것에 있다. 그 이유는 다수에 해당하는 집단 따돌림의 주도자들이 사실을 왜곡시키고, 자신들은 죄가 없는 것처럼 만들어버리기가 너무도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교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집단 따돌림의 문제도 쉽게 해결이 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집단 따돌림의 근본적인 문제는 바로 아이들에게 심어져 있는 '차별의식'이 바로 그 원인이 된다고 생각한다. 보통, 아이들은 어릴 때 부모님으로부터 여러 차별의식을 주입식으로 배우면서 자란다.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도 어릴 적 부모님으로부터 "저런 애랑은 놀면 안 돼" 혹은 "저 애 집안은 가난하니까 어울리지 마라", "저 애는 놀게 생겼으니까 절대 가까이 가지 마라" 등의 말을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경험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집단 따돌림, ⓒ사랑과 선거와 초콜릿 애니메이션 캡쳐
바로 그것이 아이들이 집단 따돌림을 하게 되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아이들에게 '차별'이라는 것이 당연하다는 인식을 심어주게 되어, 아이들이 자신들보다 조금 부족하거나 혹은 조금 이상한 아이를 차별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게 만들어버린다. 대게 이런 생각이 밑바탕이 된 집단 따돌림의 주도자에 해당하는 아이들은 단순히 장난치는 걸로만 생각하지, 결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집단 따돌림은 어릴 때부터 아이들 사이에서 빈번히 일어나게 되고, 그 문제가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 같은 잘못을 올바르게 지적받고, 가르침을 받지 못한 채 성인으로 성장한 아이들은 그 같은 차별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죽을 때까지 가지고 인생을 살게 된다. 조금 과장된 말일지도 모르겠으나 성인이 되어서도 직장 내 집단 따돌림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보면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문제가 정말 심각한 것은 그것이 개인에만 해당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게 '차별'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주위 사람들에게도 그 잘못된 행위가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이게 하어 끊임없이 잘못이 반복되는 것에 그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또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 아이를 낳아 자신의 아이에게 어떻게 가르칠 것을 생각하면, 정말이지 그렇게 끔찍할 수도 없다.
내가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것은 어릴 적에 나도 집단 따돌림의 희생양이 되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릴 적에 나는 남들보다 몸이 약하여 체육 시간에 제대로 활동도 못하였었고, 학교에서 받는 단체기합에서도 쉽게 쓰러지곤 하여 선생님들께 특례를 받았던 적이 있었다. 어떻게 보면 평등하지 않은 것이지만… 다른 아이들과 다른 환경에 속했던 나에게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바로 그 점이 다른 아이들에게 '저놈은 모자란 놈이다.'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되어, 차별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결국, 그 차별은 집단 따돌림으로 발전하여 극심한 고통을 나에게 안겨줬었다. 이러한 상황이 더욱 힘든 것은 당하는 나 자신이 왜 이런 대우를 아이들로부터 당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감히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기가 심적으로 상당히 어려웠다.
또한, 내가 선생님께 그런 일을 고발한다고 하더라도 아이들은 하나같이 "그냥 장난이에요." 혹은 "쟤 혼자 오버하는 거에요."라고 말하면서 오히려 나를 이상한 놈으로 몰아세워 나의 주장을 완전히 거짓으로 만들어버리기 일쑤였다. 물론, 선생님께서는 어느 정도 도대체 일이 어떻게 된 것인지 추측은 가능하시겠지만, 아이들이 그렇게 나오면 어쩔 도리가 없는 것이 기정사실이다.
나는 그때 깨달았었다. 왜 어릴 때부터 많은 부모가 '남들 같이만 살아라.'라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지 말이다. 남들 같이만 살라는 것은 결코 눈에 띄지 않기 위해서 남들보다 뛰어나거나 남들보다 뒤처지지 말고 살라는 말이었다. 그래야만 어떤 차별을 받지 않고, 집단 따돌림을 당하지 않고 학교생활을 해나갈 수 있기 때문에 말이다. 어렸던 나는 그 사실을 몸소 체감했었다.
지금 내가 집단 따돌림의 근본적인 문제는 '사람들이 차별을 당연하게 여기는 태도'라고 말하고 있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너무 많은 사람이 '항상 남과 똑같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조금 특별한 경우를 만나게 되면 그것을 존중하거나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태도보다는 언제나 배척하려는 태도를 보인다. 그래서 말도 안 되는 차별이 발생하고, 그 차별이 집단 내에서 발생하는 집단 따돌림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이 같은 근본적인 문제를 뿌리 뽑지 않는 한은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집단 따돌림'이라는 단어와 '왕따'라는 단어는 결코 사라질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무엇보다 이 문제가 쉽게 해결이 되지 않는 것은 사람들이 이런 것을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에 첫 번째로 이유가 있고, 두 번째는 그러한 것을 많은 부모가 아이에게 그대로 가르치고 있는 것에 그 이유가 있다.
이 같은 집단 따돌림에서 소수에 해당하는 피해자는 언제나 질 수밖에 없다. '다수가 항상 옳다'는 논리가 사람들에게 깊게 뿌리박혀 있고, 그것을 결코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러한 현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집단 따돌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람들에게 그 같은 차별의식이 잘못되었고, 다양성을 존중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특히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과 그 부모님께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사람들이 바뀔 수 있는 하나의 연결고리가 생길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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