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에 학교를 탈출해야만 했던 고교생 7명

학교 기숙사 내 선배의 폭력에 학교를 탈출해야만 했던 고교생 7명 '충격'

 최근, 잠시나마 학교폭력에 관한 이야기가 적게 들리는 듯싶더니, 다시 한 번 큰 사건이 벌어져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학교 기숙사에서 선배들의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해 학교를 집단 탈출해야만 했던 고교생 7명의 이야기이다. 지금 이들은 등교거부를 하고 있고, 미숙했던 학교 측의 대응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내가 이 뉴스를 들었을 때, 나는 '아, 역시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겨우 이 정도 수준밖에 되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들 계기로 학교폭력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로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했지만, 여전히 많은 학교가 학교폭력 사건을 은폐하려 하고 있고, 피해 학생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 채, 보복 폭행의 두려움에 시달리게 하고 있다.

 어릴 적, 학교폭력을 심각히 당했던 나에겐 지금 이 순간에도 학교폭력을 당하며 두려움에 떨고 있을 학생들이 있을 것 같아 너무도 안타깝다. 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 수가 없다. 아마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이 감정은 과거에 학교폭력을 겪어본 사람만이 아는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 한편으로는 너무 슬프고, 한편으로는 너무 화가 난다. 나때도 그랬었는데, 지금도 그와 같았던 상황이 계속 되고 있다는 것이 말이다.

ⓒ구글 검색

 

 다시 한 번 더 학교폭력에 대한 학교의 대응에 관한 문제를 재조명하고 있는 이번 사건은 그 내용자체가 너무 충격적이다. 잠시 그 사건의 내용을 이야기하고 있는 YTN의 기사글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아래의 기사글을 보게 되면, 여전히 학교에서는 학교폭력을 방관만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리포트]

학생들이 집단으로 기숙사를 이탈한 건 새벽 5시쯤. 

학교 선배들로부터 2시간 넘게 얼차려 등 가혹행위를 당한 뒤였습니다.

일부 피해 학생들은 1년 넘게 성추행을 비롯한 다양한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피해 학생 아버지]

"때려도 티가 안 나는 곳을 때리고, 뺨 맞는 것은 일도 아니었고... 성기 만지고 젖꼭지 꼬집고, 자기들은 장난이라고 했지만 받아들이는 아이들은 그게 아니거든요."

학생들은 지난해 10월부터 가혹행위 사실을 학교 측에 알려왔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문제를 제기할 때마다 조치는 커녕 가해학생들의 보복성 폭행이 이어졌다고 얘기합니다.

[인터뷰:피해 학생]

"담임 선생님께 이렇게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씀 드렸는데 별다른 조치 없이 상담만 받아주시고, 저희가 너무 힘들어서 지난해 9월에서 10월 사이에 사감 선생님께 말씀 드린 적이 있어요. 그 때 바로 보복이 있었고요."

이미 실시된 설문조사에서도 학교폭력이 드러났지만 제대로 된 조치는 없었습니다.

학교 측은 교실과 기숙사가 분리돼 있어 그 동안의 피해를 전혀 몰랐다고 밝혔습니다.

[출처]

 내용이 너무 기가 찬다. 학교라는 곳이 아이들이 안심하고 공부를 할 수 있는, 인생의 척도를 배울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하는데, 폭력에 벌벌 떨면서 다녀야 하는 곳으로 전락해버렸다. 이번 사건의 피해 학생들은 지난 1년 동안 학교에 도움의 손길을 요구했으나 학교는 제대로 대처조차 하지 않았다. 결국에는 학교폭력을 견디지 못한 피해 학생들이 집단 탈출을 하여 등교거부를 하는 사태로 번지게 만들어버렸다. 

 위 기사글은 YTN의 기사글인데… 타 매체에서 보도된 해당 학교 관계자 측과의 인터뷰에서는 너무도 어이없는 답변이 있었다. 그 인터뷰에서 볼 수 있었던 학교 관계자 측은 "가해 학생들이 '장난이었다.'고 말해 그냥 조금 심한 장난인 줄 알고 그냥 넘어갔었다."고 말했다. 이게 말인가? 조금이라도 제대로 생각을 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결코 그렇게 일을 처리하지 않았을 것이다.

 학교폭력을 휘두르는 가해 학생들 중 100%가 자신이 한 행동이 폭력이 아니라 단순히 장난이라고 말한다. 그 장난으로 피해 학생이 목숨을 잃어야만 '아, 이것이 폭력이구나'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것은 조금의 과장도 없는 사실을 이야기한 것이다. 이때까지 보도되었던 학교폭력 사건의 가해 학생들은 모두 한결같이 "장난이었다. 그걸로 죽을 줄 몰랐다."라고 답했었다.

 분명 그 같은 사실을 학교 관계자 측이 몰랐을 리가 만무하다. 그저 아이들의 문제에 관심이 없었고, 학교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문제를 일으키기 싫어서 조용히 넘어가려고 하는 그 썩은 태도가 학교폭력을 뿌리 뽑지 못하는 데에 일조하고 있는 것이다. 피해 학생들을 직접 괴롭힌 1차 가해자는 가해 학생들이지만, 그런 가해 학생들을 옹호해주고 그대로 방치한 관계자들 또한 2차 가해자라고 난 생각한다.

 지금 위 사건의 피해 학생 학부모들은 학교 측의 사과와 적절한 조치가 이뤄질 때까지 아이들을 등교시키지 않겠다고 했으며, 교육청 관계자를 믿지 못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놓은 상태다. 이것이 지금 우리 대한민국의 학교의 실태다. 물론, 모든 학교가 다 이렇지 않겠지만, 그 수가 적잖고, 오히려 상당히 많은 경우에 해당한다는 것이 심각한 문제이다.

 나는 그저 학교라는 곳이 아이들이 학교폭력에 대한 두려움 없이 다닐 수 있고, 만약 학교 선배나 친구들에게 폭력을 당하더라도 빨리 피해 학생을 도와줄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한다. 아이들이 피눈물을 머금고 학교에 다니거나 현실을 견디지 못해 목숨을 내던져 버리는 그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교폭력에 대한 학교측의 대응이 올바르게 바뀔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