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우리시대 대표 문인들이 전하는 특별한 수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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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잃어버린 모든 이에게, 우리시대 대표 문인들이 전하는 특별한 수업 이야기


 사람들이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가끔씩 과거를 회상해볼 때가 있다. 그 과거는 자신이 힘들어했던 과거일수도 있고, 그저 마냥 즐겁고 행복하기만 했던 과거일수도 있다. 이러한 것은 공통분모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과거 학교에서 들었던 수업은 아마 하나의 공통분모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우리 자신도 모르게 과거 자신에게 수업을 가르쳐 주신 선생님께 많은 영향을 받아 지금의 인생을 살고  있을 것이다. '전혀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는 사람은 곰곰이 생각해보라. 자신이 깨닫고 있지 못할 뿐이지, 자신의 삶의 태도 하나하나에는 분명히 그러한 선생님들의 수업이 하나 둘 영향을 미쳐있을 것이다. 나 또한 나에게 영향을 준 몇 개의 수업들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소박한 이슈/학교/교육] - 만약 내가 이충권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아마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그 수업은 정말 자신에게 큰 가르침을 주어 자신에게 희망을 복돋아주었던 수업일수도 있고, 그저 자신에게 너무도 큰,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좌절감을 주었던 수업일수도 있다. 어느 수업이라도 자신에게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한다.


 내가 갑자기 이렇게 수업에 관한 이야기를 하게 된 것은 '수업'이라는 한 책을 읽고, 그 책이 이야기한 '수업'에 관하여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책 '수업'은 우리시대를 대표하는 문인들이 과거에 겪었던 특별한 수업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들이 말하는 수업에는 자신이 문인이 되도록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수업도 있으며, 자신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수업도 있었다.



수업, ⓒ노지


 선생님이라는 직업이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선생님의 생각없이 뱉은 독이 든 말 한 마디가 아이를 비뚤어지게 해버리거나, 아이가 꿈을 잃어버려 좌절감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마 과거를 되짚어보면, 자신이 선생님의 말을 듣고 무엇인가를 포기했거나 큰 좌절감과 상실감을 맛본 기억이 하나쯤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없을 수도 있다.)


 혹시 김길태를 기억하고 있는가? 그는 우리 시대를 놀라게 했던 한 명의 연쇄 살인범이었다. 그가 범행동기를 자백할 때 "자신에게 독을 품은 말을 한 선생님이 있었는데, 어릴 때 그 선생님의 말을 듣고 내 속에 악마가 생겼다."라는 말을 했었다. 이것이 누군가에게 말도 안 되는 변명으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아이에게 가장 큰 상처가 되는 것은 바로 말 속에 들어있는 그 독이다. 특히 어린 아이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부모님과 선생님의 말은 그래서 더욱더 조심해야 한다.


 사실, 이 같은 예는 너무 극단적인 예일지도 모르겠다. 일반적으로 평범하게 인생을 살아온 사람들에게 큰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과거 그와 비슷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그와 같은 이야기에 공감을 할 수가 있었다. 아직도 나에게 그 수업은 정말이지 잔인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과거 중학교를 다녔던 시절(특히 중학교 2학년 때), 나는 정말 여기서 채이고, 저기서 채이는 존재였다. 나를 유독시리 괴롭혔던 강○○이라는 아이가 있었는데, 그 아이는 성적이 너무도 특출했기 때문에 많은 선생님의 총애를 받았었다. 나는 그 아이의 괴롭힘에 못 이겨서 학생부에 신고를 하였고, 학생부 부장 선생님 앞에서 경위서를 쓰고 있을 때 담임 선생님이 달려와 그 경위서를 찢어버리면서 "선생님! 애 미친 정신병자에요! 애 말 하나도 믿지마세요!"하면서 말을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담임 선생님은 나에게 발길질을 하면서 "니 미쳤나? 니가 못나서 쳐 맞고 다니는 거지. 니 인생 니 혼자 말아먹으면 되지, 왜 공부 잘하는 애 인생까지 망치려고 그러냐?"라고 고래고래 고함을 치시는 것이었다. 나는 너무나도 억울하여 대꾸를 하려고 하였지만, 발로 얼굴을 차이면서 폭행을 당했었고, 나는 그저 숨죽여 피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가관이었던 것은 당일 있었던 담임 선생님 수업에서 나와 그 가해학생을 앞에서 세우고 가핵학생더러 나를 때리라고 한 것이었다. 얼마나 세게 때리는지 보자는 이유로 말이다. 그 상황에서 그 가해학생이 나에게 평소처럼 때릴 수 있었겠는가? 평소보다 1/10은 약하게 날 때렸고, 담임 선생님은 '그건 그냥 장난이지! 이 미친놈아!'하면서 나를 그렇게 아이들 앞에서 정신병자 미친놈으로 만들었었다.


 그 사건은 내가 어머니께 말씀드려 교육부에 신고까지 가는 사건으로 커질뻔 하였으나, 담임 선생님이 나와 어머니께 사과를 하셨었고, 형식상으로 나를 괴롭히지 못하게 한다는 조건으로 사건은 종료가 되었었다. 형식상으로만 말이다. 그 이후로 나는 걸핏하면 그 가해학생에게 맞으면서 다녔고, 나의 중학교 시절은 계속해서 그렇게 끔찍하게 시간이 흘러갔었다.


 지금도 이 기억을 떠올리면, 눈앞이 뿌옇게 흐려진다. 그 당시에 나는 속으로 '언젠가 다 죽여버리겠다.'라는 그런 증오심을 가지고 학교생활을 했었다. 그 선생님의 수업은 아이 한 명의 인생을 송두리째 망쳐놓은 것이었다. 만약 내가 책을 통해서 다른 지식을 배우지 못하고, 고등학교에 올라와 좋은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지금 나의 인생은 어떻게 되었을지 도무지 상상조차 가지 않는다. (아마 나와 같은 경험을 한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수업, ⓒ노지


 이 책 '수업'은 책의 저자들이 과거 너무도 어렸던 자신에게 하나의 특별한 추억이 된 수업이 그 당시에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었는지, 지금 돌아서서 회상해보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었는지, 그리고 그 영향으로 자신이 어떻게 지금의 인생을 살게 되었는지를 말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책 '수업'을 한 번 정도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 이 책에 쓰여진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지금껏 걸어왔던 길을 되돌아보면서, 무엇이 자신이 지금 이 길을 걷도록 만들었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나는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이 기억하고 있는 특별한 수업은 어떤 수업인가? 자신을 칭찬해주고, 인정해주었던 수업인가? 아니면, 자신을 좌절의 나락으로 떨어뜨렸던 수업인가? 자신의 특별한 수업을 글을 통해 이야기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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