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르트, 10점차를 따라잡으며 극적인 무승부
- 문화/문화와 방송
- 2011. 8. 18. 08:29
야쿠르트, 10점차를 따라잡으며 극적인 무승부
야구나 축구, 농구 등 모든 스포츠 시합에서 초반의 선제 기선제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굳이 말로써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 알고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보다 더 일반적인 예를 들어서, 중고등학교 시험날 첫 날 과목을 전부 망쳐버리면, 왠지 힘이 빠져서 다음 시험도 잘 못치게 되는 것과 동일안 경우이다.
어제 한국야구에서는 SK가 그렇게 지고 말았다. 야신의 퇴임선언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시작한 SK는 1회부터 삼성에게 3점을 주고, 계속해서 흔들리면서 결국 9:0으로 대패를 하고 말았다. 이 예는 스포츠에서 초반의 선취점이 얼마나 중요한 작용을 하는지 보여준 극단적인 예라고 할 수가 있다.
하지만, 어제 일본야구에서의 야쿠르트는 무기력하게 무너지지 않았다. 어제 일본에서 활약중인 임창용이 속해있는 팀 야쿠르트는 요코하마의 사합에서 1회에만 무려 9점을 헌납하면서, 시합 시작부터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어제 야쿠르트의 선발은 사치죠였다. 시치죠는 에이스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무난히 승리를 지키는 그런 투수였다. 그러나 어제만큼은 어찌된 일인지 완전히 난타를 당하고 말았다. 시치죠는 결국 1회에 강판을 당했다.
어느 누가보아도 이미 승산이 없는것처럼 보였다. 1회초에만 9점을 내주었으니 말이다. 야쿠르트는 몇번 있었던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3회까지 점수를 내지를 못했다. 오히여 4회초에 다시 요코하마에게 1점을 내주면서, 10:0이라는 절망적인 스코어로 4회말을 시작하게 되었다.
하지만, 승부는 이제부터였었다. 어느 누구도 야쿠르트가 4회말부터 대반격을 시작할지 몰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야쿠르트가 이렇게 쉽게 무너지는 팀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렇게 승부가 기운 가운데에서 어느 누구도 그것을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쉽게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무려 10:0으로 지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야쿠르트는 4회말에 바렌티의 스리런 홈런에 힘입어 무려 4점을 뽑았다. 계속된 득점찬스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더 점수를 내지못한 것은 아쉬웠다. 5회초에 요코하마가 다시 1점을 추가했지만, 5회말에도 야쿠르트의 타선은 다시 이전의 기세를 이어서 맹타를 몰아쳤다. 야쿠르트는 5회말에 선두타자 다나카의 안타로부터 출발해, 연이은 안타와 볼넷, 희생플라이로 4점을 다시 뽑으면서 승부를 10:8로 만들었다. 무려 10점차를 거의 따라잡았던 것이다.
어느 누구도 이 결과를 예상할 수가 없었다. 우리들의 한국야구면 몰라도, 스몰볼로 유명하고 항상 언더로 승부가 나는 일본프로야구에서 10:8이라는 스코어는 경이롭다고도 말 할 수가 있었다. 현재 투고타저가 뚜렷한 이 상황에서만큼은 투고타저가 아닌 투저타고가 된 모습이었다. 그렇게 4회말부터 시작된 야쿠르트의 맹공은 6회말에도 계속되었다.
선두타자 가와모토의 안타와 두번째로 타석에 들어선 안타로 야쿠르트는 무사 주자 1,2루의 찬스를 맞이하게 되었다. 세번째로 타석에 들어선 다나카가 보내기번트를 멋지게 성공하면서, 1사 주자 2,3루라는 절호의 찬스를 맞이한 야쿠르트. 이어서 타석에 들어선 가와바타가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면서, 결국에 야쿠르트는 10:0이었던 점수차를 10:10으로 따라붙는데에 성공을 하였다.
그뿐만이 아니라 다시 1사 주자 1루의 찬스였기 때문에, 얼마든지 역전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이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것은 야쿠르트의 4번타자 하타케야마. 하타케야마는 2루타를 치면서 1사 주자 2,3루라는 절호의 역전찬스를 가지고 왔다. 하지만, 후속타자 화이트셀과 모리오카의 안타가 터지지 않고, 아웃이 되면서 그렇게 공격을 멈추어야 했었다.
6회에 10:10으로 동점이 된 양팀은 더 이상 상대팀에게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양팀은 9회까지 계속 팽팽하게 그 승부를 이어가면서, 각 팀의 마무리 바넷과 야마구치를 9회에 마운드에 올리면서 결국 승부를 무승부로 매듭지었다. (임창용이 나오지 않은 것은 부상으로 인한 1군말소 때문) 비록, 무승부였지만 유례엾던 정말 멋진 시합이었다고 생각한다.
어느 팀도 10:0으로 뒤진 상황에서 10:10으로 따라잡는 것이 쉽지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야쿠르트는 그것을 해냈다. 적팀이 요코하마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 아니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것이 바로 그 이유였다. 야쿠르트가 역전의 찬스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은 아쉽다. 그러나 그들의 피나는 노력으로 10점차를 따라잡아서 만들어낸 무승부이기에 사실상 나는 야쿠르트의 승리라고 생각한다. 과연, 오늘은 야쿠르트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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