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의 세습을 막으면 세상은 바뀔까?
- 시사/사회와 정치
- 2011. 1. 27. 07:03
기득권의 세습을 막으면 세상은 바뀔까?
우리에게 재벌가의 아들은 재벌가가 되고, 정치가의 아들은 정치가가 되는 케이스는 드물지 않을 것이다. 얼마 전부터 시작되고 있는, 삼성의 경영권 물려주기 세대세습 준비라거나 북한의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세대세습 같은 사건이 계속해서 사회의 이슈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번 생각해보자. 우리는 아무것도 없이 빈털털이에서 시작해서, 골을 향해 뛴다. 하지만 이미 부모들로부터 많은 것을 물려받은 기득권 계층들은 대부분의 것을 손에 넣은채 골을 향해 뛴다. 그렇게 시합을 하면 누가 이길 것 같은가? 아무리 기를 쓰고, 용을 쓰더라도 대부분의 것을 이미 손에 넣은채 시작하는 사람들을 이길 수가 없다.
재벌가의 아들로 태어난 아들이 또 다시 재벌가가 되고, 정치가의 아들로 태어난 아들이 또 다시 정치를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순리처럼 보인다. 만약 그들에게 "너희는 왜 그렇게 살고, 우리는 왜 이렇게 살아야 되냐?" 라고 물어본다면, "너희가 부모를 잘못만났잖아" 라는 대답이 돌아올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이 과연 선(善)인지, 아니면 악(惡)인지 명확하게 정의를 내릴 수가 없다. 왜냐하면, 그들이 자신의 손으로 넣은 것을 우리가 뭐라고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분명히 약자 측에서 보면, 너무나 부당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이 손에 넣은 것을 계속 가지고 있겠다는데 뭐가 잘못이겠는가? 이것은 자유주의의 끊임없는 논쟁일 것이다. (이 이유에 대해서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를 본 사람들은 대부분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조금더 심각한 시각으로 바라보면, 문제의 초점은 여기에 있지 않다. 문제는 바로 악 또한 세습이 된다는 것이다. 부패한 정치가의 아들은 부패한 정치가가 되고, 부패한 의사의 아들은 부패한 의사가 된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 북한을 한번 보라. 독재자의 아들로 태어나, 또 다시 독재를 위해 계속된 세습을 하고 있지 않은가?
사회의 틀을 가지고, 자신에게 유리하게 틀을 짜는 사람들의 자식들은 그들도 또한 그렇게 된다. 언제나 손에 가지고 있는 이익을 놓치지 않으려하고, 또 다시 그것을 후세에 이어 세습하고자 한다. 그것이 바로 인간의 욕망이라는 본성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또한 그렇게 형성되어 왔을지도 모른다. 수 많은 기득권층들이 세습을 계속하며,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모든 것을 짜맞춰 온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계속해서 부를 축적하고, 세습한다. 그러나 가지지 못한 사람들은 계속해서 가지지 못한 채 그렇게 대가 이어진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법을 한번 생각해보면, 어떤 방법이 가장 이상적일까?
이상적인 해결책은 바로 세대세습을 끊어버리는 것이다. 기득권층들이 계속해서 지배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 다음세대를 끊어버리는 것이야 말로 바로 이상적인 해결책이 아닐까? 그렇게 된다면, 다음 세대들은 모무들 공평하게 출발해서 경쟁을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사회 또한 바뀔 것이다. 소수의 기득권 층들을 위한 사회가 아닌, 다수의 사람들을 위한 사회가 될 수도 있다.
또한, 부패한 정치가 또는 의사, 재벌가 등의 세습을 막으면서 사회의 악의 세습을 막을 수가 있다. 그렇게 된다면, 사회에 불만을 품고,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의 수도 줄어들것이다. 그야말로 정말 이상적인 사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는가?
하지만 이 해결책 또한 이상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필터가 없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신의 것을 후대에 물려주려는 본성을 가지고 있다. 만약 한번 그 세습을 끊어버린다고 하더라도 제2의, 제3의 또 다른 그러한 상황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인간의 어리석은 역사는 언제나 그렇게 반복되어 왔기 때문이다.
한번 기득권의 세습을 끊어버리더라도, 또 다른 기득권이 형성되어 세습을 할 것이기 때문에 결코 세상을 바뀌지 않을 것이다. 아마 이것은 우리가 결코 해결할 수 없는 아이러니한 문제가 아닐까? 현재 이 글을 읽은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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