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인기를 원한다, 왜 우리는 인기를 원하는 걸까
- 문화/독서와 기록
- 2018. 8. 10. 07:30
관심에 집착하는 사람들의 욕망을 다룬 심리학 도서
오늘날만큼 사람들이 인기에 대해 집착하는 시대는 과거에 없었다. 과거에는 ‘인기’라는 척도가 연예인과 관련된 수식어로 사용되었지만,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다양한 SNS가 발달하면서 ‘인기’라는 건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뗄 수 없는 수식어가 되었다. 사람들은 왜 SNS에서 ‘좋아요’를 얻는 일에 그렇게 집착하게 되는 걸까?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책 <모두가 인기를 원한다>의 저자는 10대 아이들과 대화를 통해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SNS에서 관심을 많이 받는 게 왜 그렇게 중요한지 말해줄래?”
그러면 보통은 이렇게 대답한다.
“유명해지는 거잖아요. 멋있고요. 모든 애들이 절 알고, 학교에서 제일 중요한 사람이 되는 거죠.”
“제가 만약 인기가 있고 모두 저에 대한 얘기를 한다면, 제가 원하는 사람 누구하고든 사귈 수 있거든요. 아무하고도 친구가 될 수 있고요. 그러면, 뭐랄까, 기분이 좋잖아요.”
어른들도 이렇게 SNS에 집착할까? 누구나 주변에 몇 명 정도는 끊임없이 게시물을 올리고, ‘좋아요’나 리트윗으로 표현되는 관심을 갈구하는 등 SNS를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생략) 물론 나이가 들면 이런 충동을 더 잘 통제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평생 동안 사회적 보상과 높은 지위를 누리고 싶다는 욕구를 경험하게 된다. 아마 당신이 뇌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한다면, 지위를 향한 뇌의 욕구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를 얼마나 많이 바꾸어 놓는지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본문 78)
윗글에서 읽을 수 있는 저자와 연구팀이 10대 소녀들과 질의응답을 통해서 볼 수 있는 ‘학교에서 제일 중요한 사람이 되는 거죠.’라는 말은 높은 지위에 대한 욕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그렇지 않을까? SNS ‘좋아요’ 수는 특히나 경쟁이 치열해진 우리 사회에 큰 욕망의 덩어리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는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큰 인기를 끄면서 10대 청소년만 아니라 어른들 사이에서도 ‘얼마나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좋아요'를 받을 수 있나?’가 인기를 가늠하는 하나의 척도가 되고 있다. 그 탓에 ‘좋아요’를 얻기 위해 위법에 가까운 행동을 하는 사회 문제도 일어나고 있다.
이토록 사람들이 인기에 집착하는 모습은 ‘인기’라는 단어가 가지는 의미가 ‘높이 평가되고 선호되는 대상’이 되면서 ‘인기’에 집착할 수밖에 없게 된 탓도 있다. 인기는 지위에 가까운 개념이며 호감을 반영하는 척도가 된다. 인기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사교 영역과 사회 영역에서 혜택이 크기 때문이다.
그 혜택을 객관적인 수치로 나타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인기 있는 사람이 더 좋은 대우를 받는다.’는 사실을 체감한다고 말한다. 사내에서 인기 있는 사람이 인기 없는 사람보다 더 빨리 승진하고,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사람이 매력적인 이성과 사귈 수 있는 확률이 높다고 보는 거다.
오늘 소개하는 책 <모두가 인기를 원한다>는 인기가 우리에게 어떤 혜택을 가져다줄 수 있는지, 왜 그토록 우리가 인기에 집착하는 이유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모두가 인기를 원한다>는 제일 먼저 들어가는 글을 통해 저자가 ‘우리는 모두 인기를 원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도록 한다. 종종 살다 보면 ‘난 인기 얻는 일에 관심이 없어. 내가 중요하지.’라며 인기를 얻는 일에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지만, 과연 그 사람이 속으로도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른다.
저자는 들어가는 글에서 이렇게 말한다.
학교나 회사, 동아리. 친구들 모임 등 어떤 곳에서든 모든 사람과 친구가 되고, 사람들이 그를 너무나 좋아해서 하는 일마다 술술 풀리는 사람을 보며 질투 섞인 눈초리를 보낸 적이 정말 없는가? ‘아니, 도대체 사람들은 저 사람을 왜 저렇게 좋아하지? 비결이 뭐지’라고 궁금해한 적이 없는가? 친구들에게 등 떠밀려 SNS에 가입했는데 나도 모르게 ‘좋아요’ 수가 신경이 쓰여서 해시태그를 더 달아볼까 고민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지 않은가? 솔직해지자. 인간은 누구나 인기를 원한다. (본문 8)
그렇다. 종종 우리는 ‘관심종자’라는 말을 통해 지나치게 인기를 추구하는 사람들을 향해 부정적인 시선을 보이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지 않을 뿐이지 우리는 모두 다른 사람의 관심을 끌고 싶어 한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존경 혹은 동경의 시선을 받는 일은 나의 자존감과 행복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모두가 인기를 원한다>의 저자는 이러한 현상을 책을 통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좋아요’ 횟수는 인정하기에 좀 유치한 심리 같지만, 약간의 쾌감과 함께 든든함과 응원받는 느낌을 사람에게 준다. 이는 곧 높은 지위에 대한 욕망을 채워주는 일인 거다.
솔직해지자. 모든 동료나 친구들에게 존경받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스스로가 얼마나 특별한 사람이 되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우리는 모두 다른 사람의 호감을 얻고 싶어서 패션과 미용에 투자하고, 오랫동안 습관으로 남아있는 발음 교정과 행동 교정 같은 적극적인 수업을 받기도 한다.
연예인들이 미백, 성형, 교정 등을 통해서 깔끔한 이미지를 만드는 일도 인기를 얻기 위한 상투적인 수단에 해당한다. 이렇게 겉으로 만들 수 있는 이미지는 또 하나의 기회이기도 하다. 과거에 호감을 받지 못했던 경험을 토대로 현재의 행동 방식과 이미지를 개선해 호감을 얻어 인기를 얻을 수도 있다.
물론, 인기를 얻기 위해서 꼭 미백, 성형, 교정, 행동 교정처럼 돈으로 투자하는 것만 아니라 최소한의 노력으로도 인간관계를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 저자는 그 대표적인 예로 지나가는 사람에게 친근하게 말을 걸거나, 사소하지만 친절한 행동을 하거나, 단순히 미소를 짓는 것만으로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의식하지 못한 채 사소한 사회적 신호를 감지하고, 호감을 바탕으로 한 다른 사람들의 인기에도 온종일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주는 태도는 타인이 나를 보는 시선과 느낌이 바뀔 뿐만 아니라 나의 행복과 성공에도 큰 변화를 준다. 저자는 아래와 같이 정리한다.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인간관계의 특성을 이해하면, 인기라는 것은 타인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반영하기도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내가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에서 발생하는 결과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리의 사회적 상호작용과 다른 사람들의 반응이 돌고 돌면서 영향을 주고받는 과정은 단순히 일상의 경험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것은 실제로 인생의 방향을 바꿔놓을 수 있으며, 이런 이유로 수많은 인생의 결과들을 놀라울 정도로 강력하게 예측하는 지표가 바로 인기인 것이다. (본문 140)
책을 읽으면 왜 우리가 그토록 인기를 원하는 이유와 인기가 정말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확고히 알 수 있다. 책에서는 굉장히 흥미로운 하나의 연구 사례가 소개되어 있는데, 그 실험은 심리학자들이 청년들에게 “소원을 세 가지 빌 수 있다면 어떤 소원을 빌겠습니까?”라고 물어본 실험이었다.
당장 내 머릿속에 떠오른 소원은 돈 줘, 집 줘 같은 물질적 소원이었다. 어떤 사람은 ‘행복’을 제일 먼저 말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실험 결과에서 내부적 소망은 예상보다 적었다. 13퍼센트 정도가 행복을 빌었고, 그중 12퍼센트는 가족 및 친구들과의 긍정적 관계인 친밀한 사회적 관계를 원했다고 한다.
대부분은 외부적 소망인 명성과 관심(많은 사람들이 나를 동경했으면 좋겠다 / 모두에게 이름을 알리고 싶다), 그리고 권력과 지배력(사람들에게 영향력이 있었으면 좋겠다)에 대한 갈망이 대부분이 많았다고 말한다. 가장 많이 언급한 소망 중 상위 5위 안에 남자는 권력, 여자의 경우는 아름다움이었다.
즉, 우리는 모두 존경받고 영향력 있으며 약간은 부러움을 사기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이러한 갈망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본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자 하고, 자존감을 채워줄 수 있는 위치에 서고자 한다. 높은 지위에 대한 열망과 인기를 누리는 것. 그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책 <모두가 인기를 원한다>을 읽어보면 그동안 우리가 부정적으로 여긴 외부적 소망을 원하는 일이 결코 잘못된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단지, 외부적 소망을 얻기 위한 과정에서 잘못된 목적이 있을 뿐이다. 저자는 책을 통해 호감 가는 사람이 되어 기분 좋은 인기를 얻는 법을 아래와 같이 말한다.
가장 인기 있는 것에 대한 일차원직인 개념에서 벗어나 어린 시절에 배운 교훈으로 돌아가야 한다. 지위보다 호감을 우선한다는 것은 자기 욕구만 채우고 관심과 권력을 서로 차지하려고 하는 대신 남들에게 더 관심을 보여주고, ‘좋아요’를 누르기보다 실제 인간관계를 돌봄으로써 다른 사람들을 돕기로 한다는 의미다. 자신이 남보다 우월하다고 느끼기 위한 행동을 하기보다 다른 사람들이 소속감을 느끼고 환영받는다고 느끼도록 도와주기로 하는 것에 가깝다. 혼자만 눈에 띄려고 애쓰기보다 맞춰주고 어울리려고 노력할 때,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누르고 이기는 데에 치중하기보다 조화를 추구하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할 때 가장 기분 좋은 인기를 얻을 수 있다. (본문 250)
관심과 인기를 얻기 위해 무 리지어 또래의 친구를 괴롭히는 등의 적대적 행동을 나타내는 10대 청소년의 사례를 우리는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심지어 유튜브에는 고양이 학대 같은 반려동물을 학대하는 영상을 촬영해서 버젓이 올리는 사람도 있다. 이 사람들은 철저히 잘못된 방향으로 망가진 사람들이다.
호감 가는 사람이 되어 기분 좋은 인기를 얻는 것. 오늘날 모두가 원하는 인기는 바로 그런 게 아닐까. 반감이나 호감을 얻지 못한다는 것은 사회적 지지를 받지 못하고, 힘 들 때 의지할 사람이 없으며, 곤경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줄 사람도 없다는 말이다. 그렇게 되면 사람이 너무나 비참해진다.
‘나는 과거에 인기 있었던 적이 한 번도 없다. 하지만 내심 인기를 가지고 싶은 욕심이 있다.’라는 사람들에게 <모두가 인기를 원한다>를 추천한다. 그동안 우리 사회가 도덕적으로 ‘잘못된 욕심이라고 생각한 인기의 욕구를 온전히 내 것으로 받아들여, 기분 좋은 인기를 얻는 법을 천천히 알아보자.
저자는 아래의 질문 중 3개 이상 체크한다면, 당신은 마음 깊은 곳에서 인기를 원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 가만히 있어도 사람이 모이고, 운도 따르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 SNS에 ‘좋아요’ 수가 높으면 기분이 좋다.
□ 친구들이 나를 빼고 놀러가서 서운함을 느낀 적이 있다.
□ 음악을 들을 때 TOP 100 순위대로 듣는다.
□ 새로운 환경에서 친구를 사귀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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