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으로 변한 기타큐슈에서 기타큐슈 라디오에 출연하다

일본 인턴 연수 3일 차, 기타큐슈 공업 전문 고등학교 교류와 기타큐슈 FM 라디오 출연!


 이제 겨우 3일째를 맞이했을 뿐인데, 피로가 상당히 축적된 기분이다. 기타큐슈의 셋째 날 일정은 기타큐슈 공업 고등전문학교에서 다음 날에 발표할 자료 정리와 기타큐슈 공업 고등전문학교 학생들과 친목을 다지는 시간이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피로가 쌓일 것 같지 않지만, 이게 상상 이상으로 체력을 소모했다.


 아마 그 이유 중 하나는 호텔에서 역까지 걸리는 약 12분 정도 계속 걸어야 하고, 역에서 내리면 또 다음 목적지를 향해서 평균 20분 정도를 걸어야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두 다리가 멀쩡한 상태라면 크게 무리가 없었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오른쪽 발목이 불편해 피로가 걷는 일이 고됐다.


 더욱이 교류회를 맞이해 늘 ‘진부한 질문이 아니라 이번에는 또 어떤 질문을 해야 하나? 좀 더 재미있게 이야기를 끌어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고민을 하느라 정신적 피로도 극에 달하고 있는 상태였다. 정신적, 육체적으로도 고된 일정을 반복하는 일정은 사람의 기력을 갉아먹기 딱 좋았다.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해야 할까?


 기타큐슈에 있는 동안 기타큐슈 사람들도 드물다고 말할 정도로 기온이 현저히 낮은 데다 눈까지 오면서 체력 소모를 부추겼다. 지난해에는 12월 말부터 1월 초까지 야나가와를 시작점으로 도쿄 이케부쿠로까지 갔었지만, 춥거나 눈이 오는 경험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이번은 너무 달라도 달랐다.




▲ 아침 일찍 나와 찍은 숙박 호텔 '아크 블루 호텔'




▲ 이때까지는 그냥 '어젯밤에 눈이 내려서 춥구나'라는 기분이었다.




▲ 하지만 눈은 다시 점점 내리기 시작했고





▲ 로봇 전국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고 한다.




▲ 기타큐슈 공업 전문 고등학교에 도착했을 때는 눈 세례를 맞았다.


 위 사진을 대충 흘겨보면 ‘여기가 정말 눈의 왕국이구나!’라는 감탄을 적잖게 하게 된다. 이틀째 밤에 함박눈이 내리는 모습을 보면서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라는 중얼거리면서 눈 내리는 풍경에 반했다.


 눈 내리는 풍경은 보는 것은 무척 감정적으로 좋은 일이지만, 직접 눈 내리는 거리를 걷는 일은 문학에서 읽은 것만큼 아름다운 일은 아니었다. 정면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흩날리는 눈발은 입과 눈을 향했고, 눈이 오는 만큼 뚝 떨어진 기온은 ‘더 두꺼운 패딩을 입을걸!’이라며 몸을 떨게 했다.


 이렇게 말하니 불만만 가득한 것 같은데, 막상 눈이 내려서 볼 수 있는 풍경은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아무리 일본에 자주 온다고 하더라도 사진전에서 볼법한 눈 내린 일본 거리 풍경은 홋카이도가 아닌 이상 쉽게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위에서 찍은 사진들도 내심 속으로 ‘오오오!’ 기뻐하면서 찍었다.



 어렵게 도착한 기타큐슈 공업 전문 고등학교에서는 내일 4, 5학년(한국으로 치면 전문대 1, 2학년)을 상대로 발표할 테마와 자료를 간단히 정리하고, 3학년 정도(한국으로 치면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과 짧게 교류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약 1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이루어진 교류회는 뭐라고 해야 할까?


 친해질 수 있는 사람은 친해졌지만, 쉽게 친해지는 일이 낯선 사람은 쉽사리 친해질 수가 없었다. 역시 이런 곳에서 사람이 가진 본연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시험을 받게 되는데, 밝은 여학생들은 서로서로 쉽게 어울리며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교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역시 여학생들은 대단하다. (웃음)



 기타큐슈 공업 전문 고등학교에서 보내는 시간도 그렇게 금방 흘렀고, 곧 나를 포함한 세 명은 기타큐슈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기 위해서 교수님을 포함해 관계자분과 함께 발걸음을 옮겼다. 오리엔테이션에서 라디오 생방송 출연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꼭 나가고 싶었던 거라 무척 기대했다.


 아직은 제대로 운영을 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하지만, 유튜브를 통해 목소리를 녹음한 파일로 영상을 만드는 걸 조금씩 시도하고 있어 이번 경험이 무척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다. 혼자서 목소리 녹음을 해서 편집을 하는 것보다 ‘프로가 하는 생방송’에 참여하는 건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라디오 생방송을 하기 전에는 무척 긴장되어 사람 인자를 써서 먹거나 ‘할 수 있다! 할 수 있어!’라며 혼잣말을 중얼거리기도 했다. 그래도 마음 한구석에는 ‘분명히 실수 없이 잘 할 수 있을 거야!’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결국 생방송에서 자기소개할 때 말을 더듬어버리는 실수를 하고 말았다.





▲ 빨간색으로 가리키는 인물이 바로 나다. (요청으로 다른 분도 모자이크 처리)


 자기소개를 하다 당황했을 때는 ‘아, 시발 망했다.’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지만, 생방송이기 때문에 얼른 심호흡한 이후에 방송에 집중했다. 다행히 긴장해서 일본어가 들리지 않는 이상 현상 없이 방송에 집중하여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이건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멋진 경험이었다!


 한국에 돌아가면 또 어떻게 될지 확신할 수 없지만, 라디오 생방송 경험은 앞으로 유튜버로 활동하는 데에 큰 자신을 붙여줄 것 같았다. 어디까지 추측에 불과해도 사람이라는 것은 하나의 작은 경험이 또 생각지 못한 발전을 가져오는 법이니까. 아, 정말 라디오 출연은 아쉬우면서도 무척 즐거웠다.


 라디오 방송을 마친 이후 돌아온 23일 저녁은 24일 기타큐슈 공업 전문고등학교에서 발표할 자료를 만드느라 또 한 번 머리를 싸매야 했다. 하지만 점점 고된 노동에 몸을 혹사하는 일에 익숙(?)해지며 내일을 준비했다. 내일이 지나면 피로는 더 쌓이겠지만, 그만큼 레벨업을 위한 경험치도 쌓일 것이라 믿는다.




 라디오 방송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올 때는 교수님과 함께 호텔 근처에 있는 '풍풍 라면(風風ラーメン屋)'에서 저녁을 먹었다. 처음에는 '바람 풍(風)'자가 두 개라 '카제카제라면?'이라고 읽어야 할지 몰랐는데, 한국에 돌아와 사진을 정리하다 'ふうふう'라고 적힌 그릇을 보고 혼자 웃고 말았다. (웃음)


 처음 풍풍 라면에서 먹은 돈코츠 라면은 한국인이 쉽게 먹을 수 있는 스타일이었고, 세트로 주문해서 함께 먹은 가라아게와 차슈(볶음밥) 또한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이날의 일정은 많이 걸어야 해서 피로가 쌓인 날이었지만, 라디오 출연부터 시작해 맛있는 라면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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