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속에서 본 일본 고교 교실을 체험하다

마치 애니메이션, 만화, 소설 속 세계로 들어온 듯 신기했던 일본 고등학교 교실 풍경


 기타큐슈 단기 인턴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서 기타큐슈 공업 전문 고등학교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기타큐슈 공업 전문 고등학교는 ‘고등학교’이지만 고등학교와 전문대가 합쳐진 학교로 이해하면 된다고 교수님을 통해서 들었다. 고등학교와 전문대가 합쳐진 학교라니!


 학교 내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학생 식당을 방문하면 ‘교복’을 입은 학생들과 ‘사복’을 입은 학생들을 볼 수 있었는데, 교복을 입은 학생들은 아직 ‘고등학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었다. 한국에서 이렇게 고등학교와 대학교가 같은 장소에서 함께 생활하는 곳이 있을까?


 기타큐슈 공업 전문 고등학교의 독특한 모습에 놀랐지만, 학교 수업 견학 프로그램을 통해서 본 평범한 일본 고등학생들이 듣는 수업은 더 놀랐다. 왜냐하면, 수업 견학을 하는 동안 마치 내가 자주 읽거나 보는 일본 소설이나 일본 애니메이션 속에 들어온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본 고교의 모습이 소설과 애니메이션 완전히 똑같지는 않았다. 단지 언어가 다를 뿐이지, 평범히 한국 고등학교에서 볼 수 있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늦으면 열심히 수다를 떠는 모습을 비롯해 수업 시간에 왁자지껄 떠드는 모습도!



▲ 내가 들은 일본 '국어' 수업의 모습. 조별로 해석을 하는 동안 무척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최근 한국에서는 수업 시간에 선생님을 향해 짓궂은 장난을 치는 분위기가 제법 문제시되고 있는데, 일본에서는 그런 일이 썩 문제가 되는 것 같지 않았다. 물론, 학생이 선생님을 때리는 일은 없겠지만, 굉장히 자유분방한 분위기 속에서 수업이 진행되는 모습에 내심 놀라웠다.


 이미 일본 선생님들이 ‘해탈’이라는 경지에 오른 건지 모르겠다. 처음 들은 일본어 수업에서는 자는 학생을 비롯해 수업 시간에 몰래 스마트폰을 만지는 학생도 있었다. 이런 모습은 어디를 가더라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꾸미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신기했다.


 보통 한국에서는 다른 곳에서 수업 견학을 오는 일정이 잡히면 전날부터 열심히 시나리오를 만들기 시작한다. 견학을 오는 사람들에게 최대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해당 과목의 선생님이 “제발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주지 말자.”라며 시나리오 라이터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경험한 일본 수업 견학은 그런 모습을 전혀 볼 수 없었다. 말 그대로 평상시의 수업 모습이었다. 수업 도중 책상에 엎드려 자는 학생에게 “쿠로키, 오키로(일어나)~!” 라고 지적하는 모습이나 학생이 “後5分だけ(5분만 더)”라고 장난스럽게 대답하기도 했다.


 이 모습을 보면서 ‘ㅋㅋㅋㅋ 진짜 일본 드라마 속에 들어온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어 속으로 크게 웃었다. 낯선 모습이 어쩌면 이렇게 정겹게 느껴질 수가 있는 건지! 수업 내용은 어려워서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았지만, 교실의 모습은 처음부터 끝까지 영상으로 찍어두고 싶었다.



 그런데 한 가지 재미있었던 점은 ‘대학생’ 정도의 학생들과 ‘고등학생’ 정도의 학생들은 역시 상당히 차이가 있었다는 점이다. 대학생 정도의 학생들은 대체로 모두 리액션이 없거나 죽은 생선 눈 같은 눈을 한 상태의 모습이었다면, 고등학생 정도의 학생들은 생기가 넘쳐 흘렸다.


 어디까지 개인적인 견해이기 때문에 다소 편견 섞인 시선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한국의 고등학교와 대학교도 제법 비슷한 모습이 그려진다고 생각한다. 아직 고등학생일 때는 좀 더 웃을 수 있지만(비록 수능이 있다고 해도), 대학생은 왠지 모르게 축 처지니까.


 어쩌면 인생이 힘겹다는 것을 사회 비슷한 환경에서 체험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 글을 쓰는 나 또한 대학생이라는 신분증을 가지고 있는데, 아마 내가 이번에 방문한 대학생들의 시점에 있었어도 비슷한 모습이지 않았을까 싶다. 나는 적극적이라고 말하기 어렵기 때문에….


 아무튼, 이렇게 정말 일본 고교의 수업을 견학하는 일은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당시 들었던 일본어 수업의 선생님도 완전히 내가 좋아하는 이상형에 가까워 흘깃흘깃 자주 쳐다보기도 했다. 참, 나라는 사람은 겨우 이 정도 일에 긴장해서 말을 제대로 못 해 아쉽다. 아하하하하하하.


 비록 내용은 어려웠어도, 실수를 했어도, 앞으로 한 걸음 더 내딛지 못했어도, 반걸음 정도 앞으로 내디디며 다음을 위한 경험을 쌓은 일본 고등학교 수업 견학 프로그램. 다음에는 좀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아 자신을 가지고 마무리하고 싶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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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4)

  • 2018.02.10 22:14 신고

    오 일본에 계시는군요! 대학과 고교가 합쳐진 형태는 생소하네요. 나중에 종합 후기도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아무래도 생소한 구조때문에 더 궁금한 탓이겠죠.

    • 2018.02.11 20:09 신고

      일본에 있다가 돌아와서... 올리고 있어요 ㅋ
      이 일지들은 모두 일본에서 적어뒀던 걸 거의 그대로 발행하고 있구요~

  • 2018.02.11 10:03 신고

    오랜만에 뵙네요. 다다다예요.
    일본에도 오시고 노지 님께도 많은 변화가 있으시겠죠.
    다시 블로그에 복귀는 했지만 예전처럼 왕성한 활동은 힘들 것 같아요. 그래도 노지 님 롱런하는 모습 보니까 가끔이라도 죽 달리는 것도멋지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끔씩 봬요. ^^

    • 2018.02.11 20:08 신고

      넵 ~
      일본 생활 이야기에 무척 흥미가 많아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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