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진 독서법, 책을 재미있게 읽는 방법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책을 읽어라!


 나는 하루 중에서 대부분 시간을 책을 읽으면서 보낸다. 어머니는 종종 맨날 게임만 한다고 잔소리하실 때가 있지만, 게임은 책을 읽다가 잠시 짬이 생겨서 하는 짧은 유흥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게임에서 특별한 이벤트가 진행되어 쉬는 날에 게임을 길게 할 때가 있어도 그건 드문 사례다.


 이렇게 책을 꾸준히 읽는 이유는 책을 읽는 일이 재미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읽는 책에는 정말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우리가 평생 살면서 한번 겪어볼까 싶은 해프닝을 겪은 저자의 이야기, 우리가 평생 살면서 한번 가볼까 싶은 곳에 여행을 떠난 저자의 이야기는 무척 매력적이다.


 우리가 살면서 경험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나만 하더라도 서울에 올라갈 수 있는 표값이 없어서 꼭 가보고 싶었던 <코믹존> 행사에 가지 못했고, <명탐정 코난 테마전>도 가보지 못했다. 아마 나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이런저런 이유로 할 수 없는 일이 무척 많을 것이다.


 하지만 책을 읽는 일은 직접적인 경험이 불가능한 일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책을 읽는 동안 우리는 직사각형의 방에서 벗어나 어디든 자유롭게 갈 수 있고, 체험해보지 못한 감정의 파도에 휩쓸리며 주인공들의 아픈 사랑을 느낄 수도 있다. 정말 책은 세상에서 가장 멋진 예술 중 하나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오늘의 공허한 마음을 채울 수 있는데, 영화 평론가이자 독서가로 유명한 이동진은 그의 저서 <이동진 독서법>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저는 호기심이 많은 인생이 즐거운 인생이라고 생각해요. 게다가 호기심이라는 건, 한 번에 하나가 충족되고 끝나는 게 아니라 방사형으로 퍼져나가는 속성을 갖고 있거든요. 한 가지 호기심이 충족되는 단계에서 너덧 가지로, 그다음에 또 많은 것으로 생겨나게 마련입니다. 책을 읽는다는 건, 그 지적인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가장 편하고도 체계적인 방법이에요. 그러니 책을 좋아하고 책 읽는 습관을 가진 사람이라면, 책 한 권으로도 자신의 지적인 호기심을 채우는 것이 얼마나 즐거울까요. (본문 23)


 지적인 호기심. 내가 책을 읽으면서 갈구하는 일은 지적인 호기심에 가까운 일이다. 나는 내가 읽어보지 못한 많은 이야기를 읽고 싶고, 소설을 통해서 느낄 수 있는 감동과 재미로 공허한 마음을 채우고 싶다. 어쩌면 지적인 호기심과 조금 다를지도 모르지만, 그만큼 나는 책에 목이 말라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 소개하고 싶은 <이동진의 독서법>도 그 타는 목마름을 축이기 위해서 읽은 책이다. <이동진의 빨간책방이나 그가 tvN <어쩌다 어른>에서 한 강연을 들은 건 아니지만, 주변에서 워낙 많은 이야기를 들은 저자라 꼭 한 번 그의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그렇게 오늘 드디어 그의 책을 읽게 되었다.


 <이동진의 독서법>은 무척 깔끔하게 저자가 책을 읽는 즐거움에 대해 정리하고 있다. 책을 읽는 동안 평소 내가 가진 독서 습관을 돌아보며 '역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다 비슷하구나.' 하고 생각했고, 이런 종류의 책을 집필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 큰 참고가 되었다.


 평소 나도 블로그를 통해서 나만의 독서 노하우를 공유하거나 독서 교육과 관련된 글을 쓴 적이 있다. 당시에 누구나 쉽게 읽고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쓰려고 했다고 생각하지만, 이번에 <이동진의 독서법>을 읽으면서 '프로'라는 이름이 붙는 사람의 글은 확실히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아래의 글은 <이동진의 독서법>을 통해서 읽은 저자가 가진 독서법에 대해 말하는 부분이다.


학습에서 진도라는 게 중요할 수 있죠. 그 단계를 넘어야 다음 단계로 진입하면서 심화 학습을 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책을 읽을 때는 다릅니다. 책을 읽는 목적은 책의 마지막까지 내달려서 그 끝에 있는 무언가를 얻어내는 데 있지 않습니다.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는 데 걸리는 시간, 그 과정에 있는 겁니다.

책을 빨리 읽어버리려면 중간에 덮으면 안 되겠지요. 그래야 책 한 권을 다 읽는 속도를 높일 수 있겠죠. 그런데 저는 책 읽는 중간중간에 잠시 멈추는 것, 그것도 독서 행위이고, 더 나아가서 그것이 좋은 독서라고 생각합니다. 글을 읽다가 떠오른 생각에 집중하기 위해서, 그것을 넓혀나가기 위해서 또는 스스로 소화하기 위해서 책을 덮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런 과정을 억지로 참아가면서 몇 시간 안에 이 책을 독파해버리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읽는 것은 참 미욱한 짓입니다. (본문 58)


 과연 나는 이런 식으로 명료하게 글을 정리할 수 있을까? 책을 읽는 일은 오로지 마지막 장을 향해 전력 질주를 하는 게 아니라, 때로는 중간중간에 멈춤이 필요하다는 것을 깔끔하게 잘 설명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몇 번이나 나와 똑같은 생각을 더 깔끔하게 정리한 글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이외에도 <이동진의 독서법>을 통해서 저자가 말하는 다양한 책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다. 그동안 이름만 들어서 어떤 식으로 평소 저자가 <빨간책방> 팟캐스트에서 이야기하는 지 몰랐는데, 이 책 한 권을 통해서 그동안 소문으로 접한 '이동진'이라는 저자를 알게 된 것 같다. 이래서 책 읽기는 즐거운 거다.



 <이동진의 독서법>에서 읽은 이야기 중 책 읽기는 강제성이 아니라 자발성과 재미가 중요하다는 이야기에서 무척 공감되었고, "저는 글쓰기를 너무 하고 싶지만 재능이 없는 것 같은데, 직업적인 작가가 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에 저자가 답한 쿨한 대답이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았다. (웃음)


 그 대답을 일부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그 답은 저도 몰라요. 하지만 이렇게는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직업으로 삼을 수는 있습니다." 후천적 노력만으로는, 글로 대단한 성취를 하는 톱클래스는 될 수 없어요. 타고나지 않으면 말이죠. 안타깝게도 그것밖에 안 타고 났으니까. 그러나 타고나지 않은 사람이라 해도, 책을 열심히 읽고 글쓰기 연습을 하면 80퍼센트까지는 갈 수 있는 거예요. 그러면 먹고는 살거든요. 아주 잘 먹고 못 살지 몰라도 직업으로는 삼을 수 있어요. (본문 156)


 아마 나는 톱클래스가 될 수 없는 타고나지 않은 사람일 것이다. 그래도 저자의 말대로 아주 잘 먹고 못 살지 몰라도 직업으로 가능하다면, 우직하게 이 길을 걸어가 보고 싶다. 왜냐하면, 나는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이 다른 어떤 일보다 즐거우니까. 즐거움은 곧 성취로 이어진다고 하지 않는가? (웃음)


 오늘 읽은 <이동진의 독서법>은 책을 읽으며 글을 쓴 내 모습이 비쳐진 것 같아 책을 읽는 일이 무척 즐거웠다. 책을 읽는 데에 사실 꼭 이렇게 읽어야 한다고 말할 수 있는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냥 내가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읽고, 책을 읽은 후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으로 족하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싶으면 글을 쓰고, 읽은 책에 대해 말하고 싶으면 토론에 참여하고, 동영상으로 후기를 찍고 싶으면 유튜브에 올리면 된다. <이동진의 독서법>의 표지에 적힌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할 수 있으면 충분하지 않을까? 이 책은 바로 그런 독서법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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