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의 행복, 일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던 화제의 웹 소설

잔잔한 연애 소설을 넘어 감동이 된 소설, 언젠가 이러한 사랑을 하고 싶다고 생각해버리는 소설


 28년의 길지 않은 인생이었지만, 내가 살아온 인생을 돌이켜보면 늘 후회가 가슴 한 쪽에 자리 잡고 있다. 후회 없이 인생을 살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나는 사람이 인생을 산다는 것은 곧 후회하며, 지금 우리가 느낀 후회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크게 성공한 사람이 적은 에세이나 강의를 들으면 모두 '지금 당장 불편함과 맞서보라' 혹은 '지금 당장 하고 싶은 일을 해보라'고 말한다. 그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은 인생은 무한한 것 같지만, 아주 짧은 한순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경고다. 아마 이 말을 많은 사람이 지겹도록 듣지 않았을까?


 하지만 우리는 아무리 그런 말을 듣는다고 해도 쉽사리 오늘 우리가 삶을 대하는 자세는 쉽게 바뀌지 않는 법이다. 혹여 정말 오늘 병원에서 받은 정밀검사에서 "암입니다. 길어도 고작 3개월이군요. 지금부터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 합니다."라는 드라마에서 들을 법한 결과를 듣는다면 모를까.


 우리는 스스로가 의지를 갖고 노력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느끼고 있지만, 사실 스스로 지금 우리는 노력해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근거 없는 불신감을 느끼고 있기도 하다. 만약 우리의 남은 수명을 돈이라는 가치로 환산했을 때, 과연 우리는 얼마만큼의 가치를 인정받게 될까?



 오늘 여기서 소개하고 싶은 소설 <3일간의 행복>이라는 주인공은 자신의 남은 삶이 30억 엔 정도라고 생각했다. 그는 의미 없이 흘러가는 인생에서 돈을 얻고자 '수명, 건강, 시간' 세 가지 중 하나를 팔아 돈으로 바꿔주는 이상한 사무소를 찾아간다. 그는 그곳에서 자신의 남은 수명을 팔기로 한다.


 처음 그가 사무소의 여점원에게서 들은 단어는 '30'이라는 숫자였다. 그는 반사적으로 '30억인가?'하고 생각해버렸지만, 그의 표정을 봄 여점원은 사실을 정정해준다. 그의 가격은 1년 당 최저 매수가격인 1만 엔이라는 결과를 얻었고, 남은 여명 30년 하고도 3개월로 약 30만 엔에 그쳤다.


 그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30만 엔을 받았고, 그 30만 엔으로 남은 3개월 동안 시간을 보내게 된다. 주인공 쿠스노키의 남은 3개월을 감시하기 위해서 미야기가 그와 함께 생활하게 된다. 쿠스노키는 자신의 수명이 고작 3개월 남았다고 해도 비참하게 흘러가는 삶에서 크게 바뀌는 건 없었다.


 쿠스노키는 죽기 전에 할 일을 하나씩 해보면서 타임캡슐을 파 보기도 하고, 과거 마음을 품었던 사람에게 연락을 해보기도 하고, 함께 시간을 보냈던 소꿉친구를 만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쿠스노키의 삶은 여전히 멈춰 있는 상태였다. 그의 인생에서 가치를 찾기란 어려웠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당신이라면, 만약 이 글을 쓰는 나라면 어떤 기분이었을까?


 다른 사람보다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한 나의 인생이 겨우 1년 1만 엔(한화 10만 원)의 가치가 있는 것에 불과하다면, 우리 또한 낙담한 채로 자포자기하며 살아버릴지도 모른다. 인생에 대해 심히 가벼운 사람이라면, 30만 엔으로 유흥업소에서 흥청망청 써버리고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다.


 쿠스노키 또한 그 30만 엔을 길을 걷는 사람에게 나눠주며 엉망진창으로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미야기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점점 인생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여기서부터 쿠스노키와 미야기 두 사람이 서로의 인생을 지탱해주는 버팀목이 되기 시작한다. 본격적인 이야기 시작이다.


 쿠스노키의 감시원으로 있는 미야기 또한 자신의 시간 30년을 이상한 사무소에 판 인물이었다. 그녀의 이야기는 쿠스노키와 마찬가지로 결코 행복하다고 말할 수 없는 인생이었다. 빚을 갚기 위해 그녀는 자신의 남은 시간 30년을 팔아버렸다. 그런 경험이 있기에 쿠스노키와 공감 요소가 형성됐다.


 미야기는 30년의 시간을 판 영향으로 주변 사람에게 '인식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쿠스노키는 그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주변 사람에게 보이지 않더라도 그녀가 곁에 있는 듯이 행동했다. 미야기와 함께 보내는 시간은 소중한 시간이 되어갔고, 서로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이야기 도중에 미야기가 사실은 쿠스노키 인생의 가치를 속였다는 사실도 밝혀진다. 쿠스노키의 남은 인생의 가격은 30만 엔이 아니라 고작 30엔에 불과했었다. 쿠스노키는 미야기로부터 진실을 들은 이후 쓴웃음을 짓지만, 미야기의 진실한 위로에 드디어 간신히 하나의 목표가 생기게 된다.


나는 미야기의 손을 잡아당겨 일으켜 세우고, 강하게 끌어안았다.

얼마나 오랫동안 그러고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나는 그것을 기억하려고 한다. 부드러운 머리카락. 예쁘게 생긴 귀. 가느다란 목. 가냘픈 어깨와 등. 살며시 눌리는 가슴. 완만한 곡선을 그리는 허리. 오감을 최대한 동원해서 뇌의 가장 깊은 부분에 강하게 새긴다. 근간에 새긴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언제라도 떠올릴 수 있도록. 두 번 다시 잊지 않도록.

심한 짓을 하시네요, 라고 미야기는 말하고 코를 훌쩍였다.

"정말, 이런 짓을 당하면 당신을, 잊을 수 없잖아요."

"응. 내가 죽으면 많이 슬퍼해 줘."라고 나는 말했다.

"……그런 것으로도 좋다면, 제가 죽을 때까지는 계속 그렇게 해 줄게요."

그렇게 말하고 미야기는 웃었다.


이때,무의미하고 짧은 내 여생에 간신히 하나의 목표가 생겼다.

미야기의 말은 나에게 굉장한 변화를 가져왔다.

두 달 밖에 남지 않은 내 인생으로, 어떻게 해서든 그녀의 빚을 전부 갚아주고 싶다.

그렇게 생각했다.

일생이 캔 음료수 하나 가격조차 되지 않는 내가 말이다.

분수도 모르는 짓이란 이런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본문 219)


 이 장면 이후 <3일간의 행복>은 본격적인 클라이막스로 향하게 된다. 쿠스노키는 어릴 때 이후 그리기를 그만둔 그림을 다시 그리기 시작한다. 초등학생 이후 처음으로 밤을 새가며 끊임없이 그림을 그렸다. 그가 눈을 감으면 떠오르는 풍경과 그가 지난 한 달간 보아온 사람과 풍경을 모조리 그렸다.


 어떤 가치도 없던 쿠스노키의 인생에 진정한 의미의 가치가 생겼다. 죽음을 코앞에 두고 살 날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아 출발점에 섰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쿠스노키의 남은 인생의 가치가 변하게 된 것이다. 그는 다시 미야기와 처음 만났던 장소에 가 30일분의 수명을 팔게 된다.


 그 장면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그곳에서 나는 나머지 30일 분의 수명을 팔았다.

사실은 하루도 남기지 말고 팔아버리고 싶었지만, 마지막 3일간만은 매입하지 않는다고 한다.

심사결과를 보고 남자는 깜짝 놀라고 있었다.

"너, 이렇게 될 것을 알고 여기에 온 거냐?"

"응." 나는 대답했다.

심사를 담당하는 30대 남자는 난처하다는 눈치로 말했다.

"……솔직히 별로 권하고 싶지 않아. 여기까지 오면 이미 돈 같은 건 큰 문제가 아니잖아? 당신, 남은 한 달간 제대로 된 화구 같은 걸 마련해서 그림을 계속 그리는 것만으로 먼 미래에 미술 교과서 한구석에 실리게 된다니까?"

그렇게 말하더니, 내가 옆구리에 끼고 있는 스케치북을 보았다.

"잘 들어. 여기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돌아갔을 경우, 당신은 남은 33일 동안 필사적으로 계속 그림을 그리게 되어 있어. 그동안 감시원 여자애는 계속 곁에 있으면서 당신에게 용기를 복돋워 주지. 절대 당신의 선택을 나무라지 않아. 그리고 사후에 당신의 이름은 미술사에 영원히 남아. 지금의 당신이라면 그 정도는 듣지 않아도 알고 있을 테지? ……대체 뭐가 불만이야? 나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어."

"죽으면 돈이 무의미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죽으면 명성도 무의미합니다."

"당신, 영원이 되고 싶지 않아?"

"내가 없는 세상에서 내가 영원해진다 한들, 전혀 기쁘지 않아요."라고 나는 말했다. (본문 259)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쿠스노키의 재능이 개화한 가치는 정말 놀라웠다. 하지만 그는 이 모든 가치를 오로지 사랑하는 사람인 미야기를 위해서 사용하기로 한다. 그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죽으면 사라질 명성이나 돈이 아니라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한 사람의 행복이었던 거다.


 그런데 마지막에는 더 놀라운 이야기가 이어진다. 책의 제목 그대로 3일간의 행복을 위해서 미야기 또한 쿠스노키와 같은 선택을 했다. 미야기는 쿠스노키가 갚아준 자신의 빚이 남은 부분을 자신의 남은 수명을 모조리 팔고 갚아 3일의 시간이 남게 되었다. 마지막 장면은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서로 함께할 수 있는 행복한 3일을 선택한 두 사람. 우리가 지금 오랫동안 이어질 것 같은 삶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행복이 아닐까?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서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한다고 곧잘 말한다. 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아직 오지 않은 내일이 아니라 오늘일지도 모른다.


 성공한 사람들이 말하는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사세요.'라는 말은 솔직히 받아들이기 어렵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고작 해봐야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않기!'라는 초등학교 방학 계획표에 적었을 법한 규칙을 지키는 일이다. 그 단순한 규칙을 지킴으로서 삶의 가치는 달라질 수 있다.


 <3일간의 행복> 마지막은 아래와 같은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나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죽는다.

혹은 유별난 누군가 어리석은 나를 기억해 줄지도 모르지만, 잊힐 가능성 쪽이 분명 클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제 만족한다.

어릴 적에 꿈꾸었던 영원, 지금이라면 그 기대를 접을 수 있다.

이제는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아도 괜찮다.

곁에 이 사람이 있어 주니까.

곁에서 이 사람이 웃어 주고 있으니까.

단지 그것만으로, 나는 지금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었다.

"그러면 쿠스노키 씨."

미야기는 새삼스레 나를 바라보며 사랑스럽게 웃는 얼굴로 말했다.

"앞으로의 3일을, 어떤 식으로 보낼까요?"


아마도 그 3일은.

내가 보냈어야 했던 비참함 30년보다도,

내가 보냈어야 했던 무의미한 30일보다도,

훨씬, 훨씬 가치 있는 나날이 될 것이다. (본문 273)


 <3일간의 행복>은 단순한 연애 소설도, 감동적인 소설도 아니다. 책을 읽는 동안 우리는 내가 사는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고, 우리 주변에 있는 소중한 사람을 다시금 느껴보게 된다. 나는 이 소설을 지난 2014년에 읽고 후기를 적었지만, 문득 오늘 머릿속에 떠올라 다시 읽어보고 싶었다.


 두 주인공 쿠스노키와 미야기에게 남은 3일이 아니라 3년간의 시간을 보낸 나는 과연 두 사람이 보냈을 시간만큼 행복했을까?


 불행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적어도 제대로 이룬 것이 없는 건 분명하다. 하나씩 착실히 해나가기로 다짐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태함을 이기지 못한 상태로 오늘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차라리 이 시간을 쿠스노키와 미야기에게 선물하는 게 더 값어치가 있었을 것이다. 참, 나란 놈은……. (쓴웃음)


 <3일간의 행복>을 읽다 보면 마냥 '행복해지고 싶다', '열심히 살아야 하겠다' 같은 일반적인 감동이 아니라 '언젠가 저렇게 옆에 있는 것만으로 서로가 행복해질 수 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추상적인 욕심이 생긴다. 이것은 내가 나이를 먹으면서 좀 더 미지의 감정에 호기심을 품게 된 탓이리라.


 여름을 맞아 조용한 산새 소리와 매미 소리가 들리는 곳에서 책을 읽고 싶은 사람에게 <3일간의 행복>이라는 소설을 추천하고 싶다. 일본 웹 소설에다가 책의 표지가 한국 사람이 낯설어하는 일러스트라 꺼려질 수도 있다. 그래도 읽어보자. 어쩌면 당신이 찾는 독서의 행복이 여기에 있을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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