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어차피 내 마음입니다, 어때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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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독자의 하루를 응원한 마음 지킴이의 일기장


 우리가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면서도 가장 잘 모르는 것이 있다. 그것은 때때로 우리를 괴롭히기도 하고, 때때로 우리가 그것을 괴롭히기도 한다. 때때로 그것은 눈물을 흘리게 하고, 때때로 그것은 세상에서 둘도 없는 애틋함을 품기도 한다. 지금 글을 읽는 당신은 '그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그것은 바로 우리의 마음이다. 우리의 마음은 우리가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우리가 가장 잘 모를 때가 많다. 늘 똑같은 일상을 보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우리는 '나는 아무런 존재가치가 없어. 나는 행복하지가 않아. 도대체 나는 왜 이렇게 사는 걸까?'는 고독과 맞서 끝없는 방황을 한다.


 어떤 사람은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사람은 원래 고독한 존재이기 때문에 그 방황을 여행으로 생각하고 즐겨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나름의 멘토가 전해주는 말을 실천하면서 아파도 청춘이라고 참고, 어두컴컴한 독백 속에서 우리는 점점 깊은 어둠으로 빠져들어 가는 걸 체험한다.


 우리 마음은 항상 이렇다. 때로는 아군이 되어 힘이 되지만, 때로는 적군이 되어 우리를 괴롭힌다. 내 마음에 휘둘리다 보면 왜 과거 많은 선인이 마음을 다스리는 데에 애를 썼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마음은 우리의 것이면서도 우리의 것이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상당히 재미있는 에세이를 읽었다. 바로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어차피 내 마음입니다>이라는 에세이다. 책을 읽기 전까지 이 책이 어떤 형식의 책인지 알지 못했는데, 책을 펼치고 읽으면서 그림과 글이 함께 쓰인 책임을 알고 상당히 놀랬다. 그리고 책을 읽으며 서툰 공감에 또 한 번 놀랬다.


 <어차피 내 마음입니다>는 언뜻 보면 어떤 의미를 지니지 않은 이야기다. 하지만 저가가 하는 이야기는 우리가 한번은 겪는 이야기다. 우리는 주변 친구와 자신을 비교하며 열등감을 겪기도 하고, 부모님의 방식에 반항하기도 하고, 우리가 사랑하는 연인에 사랑을 요구하며 작은 고집을 부리기도 한다.


 아무래도 좋다고 넘어간 일상의 그 한순간, 한순간을 <어차피 내 마음입니다>는 한 장면마다 글과 생각을 정리하고 있다.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개성이 느껴지는 작가의 그림과 함께 적힌 짧은 글은 우리가 잊어버린 마음을 떠올리게 한다. 때로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마음을 상상하게 하기도 했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연인의 마음을 상상해보았다. 작가가 어느 연인을 만나 한결 같이 자신을 사랑해주는 모습에서 '네 옆에 있으면서 느꼈다. 사람을 바꾸는 건 사랑이라는 걸.'이라는 글과 적힌 그림은 한동안 그 페이지에 머물러있게 했다. 도대체 사랑이라는 건 무엇이기에 작가를 바꾸었던 걸까?



 <어차피 내 마음입니다>는 희한한 책이다. 만약 누군가 이 책을 읽는다고 한다면, 나는 책을 순서대로 읽는 게 아니라 그 날에 아무렇게 책을 펼쳐서 그 부분부터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렇게 읽는 것으로 우리 마음은 선택에서 자유롭고,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덜 수 있으니까.


 책의 표지에 적힌 '서툴면 서툰 대로 아프면 아픈 대로 지금 내 마음대로'라는 문구처럼,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이다. 가볍게 책을 펼쳐서 읽더라도 이야기 하나하나에 묘하게 끌리는 게 신기했다. 책을 읽는 동안 만난 한 장면의 글을 가져오면 다음과 같다. 어쩌면 아래의 글은 우리의 솔직한 마음일지도….


누구도 상처를 통해 강해지지 않는다.

상처를 통해 강해지라고 하는 말은 대부분 그 상처에 무뎌지라는 뜻이다.

무뎌진 사람들은 상처받는 환경 속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리고 또다시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준ㄴ다.

무뎌지는 것은 강해지는 것이 아니다.


나를 진짜 강하게 만들어줬던 것은

언제나 다정하고 따뜻했던 말들이다.

힘들 때 나를 지켜줬던 것은

욕먹었던 기억이 아니라 칭찬받았던 기억이다.


그래서 나는 상처받고 싶지 않다.

마음속에 진주 같은 건 품고 싶지 않다.

늘 말랑말랑하고 예민한 마음인 채로 살고 싶다. (본문 40)


 우리는 흔히 '지금만 참으면 나중에 괜찮아진다.'는 말로 힘든 시간을 견디라고 말한다. 물론, 사람이 어느 정도 참을성을 가지고 참는 건 미덕일 것이다. 하지만 도대체 우리는 어디까지 참아야 할까? 참는 것도 한계가 있는 법이다. 누군가는 말한다. 힘들 때는 잠시 도망쳐도 된다고. 그게 우리를 위한 일이다.



 책을 읽으면서 독자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강조하는 저자를 만나면 때때로 무책임하다고 느낄 때가 있다. 책을 읽는 나는 그렇게 강하지 않은데, 도대체 어떻게 저자처럼 살라는 거냐고 되묻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러나 그들 또한 처음부터 강하지 않았다는 걸 안다. 그래서 우리는 저자의 이야기에 감동한다.


 오늘 소개한 <어차피 내 마음입니다>도 그렇다. 특별한 경험담과 성공한 경험은 아니지만, 너무나 우리가 느꼈던 그때의 마음을 잘 담고 있었다. 책을 읽는 동안 무심코 피식 웃기도 했다. 그냥 손이 가는 대로 작은 글을 써보기도 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고 글을 쓰게 해주는 책을 만나는 일이 무척 즐겁다.


 이제 내가 다니는 대학은 곧 기말고사 체제로 들어간다. 어떤 학생은 벌써 시험공부를 하며 A+를 받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최소한의 공부는 해야 하는 의무이지만, 우리는 공부에 쉽게 지치기 마련이다. 만약 지금 내 마음이 힘들어한다면, 오늘 잠시 이 이상한 책을 읽으며 잠시 쉬는 건 어떨까?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은 글을 남기며 마무리한다. 책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지금 네가 해내는 것들을 과소평가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이상한 거다. 너는 내가 아는 사람 중에서도 제일 유능한 사람 중 하나인데, 그런 네가 힘들다면 그건 남 탓이거나 상황 탓이다.

하루의 거센 물결 속에서 버티는 것만 해도 대단한 거 아니야? 그 이상을 바라는 건 너무 가혹한 일이다. 그런데 가끔 힘들어서 네가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까먹을 수도 있어.

그럴 때마다 내가 몇 번이고 다시 말해줄게.

'너는 지금 잘하고 있어. 이 녀석아!'

'너는 지금 잘하고 있고, 그건 전혀 당연한 게 아니라고!' (본문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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