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와 투투 대주교가 말하는 진정한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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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평화상 수상한 달라이 라마와 투투 대주교가 나눈 이야기


 어릴 때부터 어른이 된 지금까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의 첫 오프닝 노래에는 "아침에 눈을 뜨면, 지난밤이 궁금해. 오늘은 어떤 사건이 날 부를까?"라는 가사가 적혀있다. 추리 작품이라 늘 사건 사고가 발생하지만, 이 가사에서는 언제나 오늘을 흥미진진하게 기다리는 듯한 즐거운 뉘앙스가 느껴진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 맞이할 새로운 사건을 기다리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그런데 우리는 오늘 아침을 어떻게 맞이하고 있을까? 지난 밤에 쌓인 업무가 기다리는 회사에 즐거운 마음으로 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기필코 오늘은 사직서를 낸다는 마음으로 회사에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나는 대학 개강을 하고 나서 매일 아침을 한숨으로 시작한다. 도대체 왜 졸업하기 위한 학점은 아직도 많이 남은 지에 대해 한탄하고, 나를 위해서 써도 부족한 시간과 돈을 대학을 위해서 투자해야 한다는 사실에 한숨을 내쉰다. 대학을 졸업하더라도 취업과 먹고살 걱정은 늘 표정을 어두울지도 모른다.


 도대체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기쁨이란 무엇일까, 행복이란 무엇일까? 대학에 가다 보면 나는 문득 그런 고민을 하게 된다.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 '하하, 호호' 떠드는 어린 학생들을 보면 세상 걱정이 없는 것 같지만, 분명히 모두 남에게 쉽게 드러낼 수 없는 걱정 한두 가지는 안고 있을 것이다.


 그때 우연히 나는 <JOY 기쁨의 발견>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노벨 평화상을 받은 딜라이 라마와 투투 대주교 두 명의 종교인이 나눈 대화를 제3자가 기록한 책인데, 책은 대화 형식의 지문이 아니라 이야기식으로 그냥 쭉 나열되며 제3자의 시선과 생각이 곳곳에 개입되어 있었다.


 제3자의 시선과 질문이 개입된 탓에 딜라이 라마와 투투 대주교의 이야기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제3자의 시선을 통해서 잘 몰랐던 두 사람의 이야기를 읽는 동시에 두 사람의 이야기의 맥락 정리를 통해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 더 좋았다고 생각한다.




 <JOY기쁨의 발견>은 달라이 라마와 투투 대주교가 만나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제3자인 저자가 질문을 던지면 그 질문에 답하면서 점점 이야기가 깊어진다. 그중에서 제일 먼저 눈에 큰 제목은 첫째 날에 나눈 '진정한 기쁨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였다. 여기서 달라리 라마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큰 모순을 느낍니다. 70억 인류 중 아무도 문제나 괴로움을 원치 않아요. 하지만 도처에 문제와 괴로움이 넘쳐나고 있어요. 대부분이 인간 스스로 만든 것이고요. 왜 일까요?"

달라이 라마는 대주교에게 말했고, 대주교는 동의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무언가 빠져 있습니다. 70억 인류의 한 명으로서, 저는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들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행복에 관심을 두어야 해요. 달리 말하면 지금 우리에겐 인정과 연민이 부족합니다. 우리는 내면의 가치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내면을 들여다봐야 해요." (본문 45)


 외부의 물질적 가치보다 내면의 정신적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겨야 행복할 수 있다는 말은 우리가 너무나 흔히 듣는 말이다. 지금 우리가 대학과 직장에 다니면서 괴로운 이유를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는 대학과 직장이 우리의 내면에 주는 가치보다 외부의 물질적 가치를 보고 있는 탓인 걸 알 수 있다.


 직장에 다닐 때는 봉급에 비해서 일의 강도가 센 것에 괴로워하고, 대학에 다닐 때는 비싼 등록금에 비해서 큰 만족감이 없다는 것에 괴로워한다. 더욱이 직장이나 대학 모두 결과에 신경 쓰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는 곳이다. 즉, 우리는 좋든 싫든 어디에서나 경쟁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는 셈이다.


 결과를 두고 경쟁하게 되면 우리는 필연적으로 어떤 기쁨을 포기하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오늘이 괴롭다고 여기게 되는 건지도 모른다. 김제동은 우리에게 필요한 질문은 '지금, 너 마음은 어때?'라는 질문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책의 달라이 라마는 이렇게 말한다.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인 생각은 고통의 원천입니다. 반면, 다른 이들의 안영에 관한 연민과 관심은 행복의 근원입니다. … (중략) 그것이 바로 연민의 작용인데, 단지 관심을 다른 사람에게로 돌림으로써 자신의 고통이 훨씬 줄어드는 것이지요. 이것은 육체적인 수준에서 연민이 작동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므로 당신이 방금 얘기한 것과 같이, 자기 중심적인 태고가 문제의 원천입니다. 우리는 이기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자신을 보살펴야 합니다. 자신을 돌보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에 꼭 자신을 돌봐야 합니다. 그러나 어리석은 이기심이 아니라 현명한 이기심을 가져야 합니다. 어리석은 이기심이란 자신만 생각하고 다른 이를 배려하지 않으며, 남을 괴롭히고 착취하는 것입니다. 사실, 남을 돌보고 돕는 것은 궁극적으로 자신의 기쁨을 발견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일입니다. 그것이 제가 말한 현명한 이기심입니다." (본문 65)


 자신을 돌보는 데 필요한 현명한 이기심. 오늘 우리는 이것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결과를 만들어야 대우를 받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학교에서 우리는 '주변 친구는 경쟁자다.'는 말을 들었고, 대학에서도 성적과 장학금을 두고 경쟁하게 되어버리니까.


 <JOY 기쁨의 발견>에서 읽은 이야기는 지금 우리가 마주하는 현실을 초월하여 우리의 내면이 바뀌어야 진정한 기쁨을 얻을 수 있고, 비로소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살면서 외면을 신경 쓰지 않는 해탈의 경지에 이를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나를 돌보는 일이 필요한 건 분명해 보인다.


 대주교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사람들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느끼길, 특별해지길 원해요. 그리고 그들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고, 활짝 열릴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해요. 나는 밖으로 나가는 게 두렵고 거절당하는 것이 두려워서 방안에 틀어박혀 있는 사람의 엄청난 괴로움과 고통을 알아요 그래서 그들이 자신을 포용하고 환대해줄 사람들과의 유대감을 가질 수 있길 기도합니다. 주변 사람들의 따뜻함과 포용 덕에, 마음의 문을 닫았던 이들이 아름다운 꽃처럼 마음을 활짝 여는 모습은 참 놀라워요." (본문 158)


 우리가 자신을 있는 그대로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일. 그것이 바로 우리의 내면을 더욱 성숙하게 하는 일이자 우리가 지금까지 외면의 결과만 보느라 놓쳐버린 진정한 기쁨과 행복을 얻는 방법이다. 뭐, 이렇게 말로 하는 건 쉽지만, 실제로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를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쓴웃음)


 우리가 지금 겪는 건 근시안적 시작 때문에 괴로움일지도 모른다. 스트레스가 있을 때는 한발 물러서서 다른 관점이나 해결책을 모색한다면, 분명히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낙관론자가 되는 게 아니라 더 넓고, 풍부하고, 섬세한 시각을 통해 삶의 틀을 더욱 긍정적으로 만들 수 있게 마련이다.


 달라이 라마는 이렇게 말한다.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다양한 각도로 바라보아야 해요. 한 가지 일도 더 넓은 시야로 또 다양한 각도로 바라본다면, 걱정과 불안을 줄이고 더 큰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거예요." (본문 225)


 책 <JOY 기쁨의 발견>은 이렇게 내면을 바라보고, 더 넓은 시야로 내면을 바라본 두 사람의 이야기다. 그들의 대화를 읽으며 우리는 우리가 삶에서 놓친 것을 발견할 수도 있고, 자기 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진짜 나를 볼 수도 있다. 나처럼 오늘이 즐겁지 않다면, 책을 통해 기쁨을 발견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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