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두리 화과자점 구리마루당 4권, 내가 납득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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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담긴 화과자에는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그 네 번째 이야기


 사람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얻고 싶은 대답은 '나는 잘살았다.'는 대답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사는 삶을 스스로 납득할 수 있다면, 우리는 삶을 성공적으로 살아왔다고 판단할 수 있다. 내 삶을 내가 납득할 수 있도록 사는 것. 이 논제는 대단히 간단하지만, 대단히 어려운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 삶에서 납득하는 일이란 쉽지 않다. 하물며, 인간은 욕망의 생물이라고 하지 않는가. 가지면 더 가지고 싶고, 충분히 만족할 양을 손에 넣어도 더 많은 것을 손에 넣고 싶어 한다. 특히 무분별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의 욕심은 끊임없이 팽창해 나가며 지금의 상황에 납득하지 못한다.


 사실 내가 납득할 수 있는 삶을 산다는 건 어려운 명제가 아니다. 그저 우리 자신의 그릇을 파악하고, 우리가 스스로 '이 정도면 열심히 살았어. 나는 행복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면 된다. 그런데 이 간단한 걸 우리는 잘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사람의 욕심이 지금 상황에 납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자신의 삶에 납득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사는 이유'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자기 이유가 분명하지 않은 사람은 무엇을 하더라도 결과에 납득을 하지 못한다. 시작한 이유도 모르니 결과에 가지는 관심도 적고, 정말 내 삶을 열심히 산다는 자신이 없어 무엇을 하더라도 어중간하게 된다.


 오늘 읽은 <변두리 화과자점 구리마루당 4권>은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솔직하게 좋아한다고 말하지 못하는 인물들을 통해서 '스스로 납득하는 삶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한때는 잘 나가는 장인이었다가 의욕을 잃어버린 사람이 재시작을 하게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변두리 화과자점 구리마루당 4권, ⓒ노지


 <변두리 화과자점 구리마루당 4권>은 총 세 편의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다. 첫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유서 깊은 다도 집안의 시라사기 아쓰시라는 청년의 이야기다. 그는 다인이 되는 것을 겉으로 거부하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다인의 기본적인 모든 것을 몸으로 익힌 다도를 좋아하는 인물이었다.


 그가 솔직해지지 못한 이유를 구리타는 그에게 물양갱을 맛보게 하다가 아오이와 함께 깨닫는다. 그는 호오당의 물양갱을 뛰어넘는 양갱을 그에게 맛을 보도록 한다. 구리타가 만든 물양갱을 먹은 아쓰시는 오직 한 명을 위해서 물양갱을 연구하고, 기어코 최고의 맛을 낸 그의 태도에 감탄하게 된다.


 아쓰시는 구리타와 대화를 통해서 자신이 다도를 싫어하지 않는다는 걸 인정한다. 구리타는 아쓰시에게 "네 감정을 인정하고 다도에 전념하면 분명 네 답답함도 풀릴 거다."고 말한다. 구리타의 말은 우리도 공감할 수 있는 말이다. 우리가 어떤 일을 좋아한다는 걸 인정하고, 집중하면 그게 내 삶이니까.


 나는 종종 그런 생각을 해본다. 우리가 삶을 사는 데 재미없다고 느끼는 이유는 좋아하는 일을 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좋아하는 일을 솔직하게 좋아한다고 인정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직업에 귀천은 없다고 하지만, 사회적 편견은 귀천을 만들어버린다. 그래서 불행한 게 아닐까?


일본의 유명한 물양갱


 두 번째 이야기는 아쓰시의 할아버지가 찾는 '그 긴쓰바'라는 화과자를 찾는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변두리 화과자점 구리마루당 4권>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할아버지는 사고 이후 자신의 삶에 대한 막연한 후회에 빠져 있었는데, 추억을 통해 기운을 되찾게 된다.


 세 번째 이야기는 데루히사 겐모치라는 인물이 반성을 하고, 다시 똑바로 삶을 살아가기로 결심하는 이야기다. 세 번째에서 등장한 화과자는 일본에서 상당히 예쁜 화과자로 유명한 '물만주'다. 좋아하는 음식을 통해서 절체절명의 순간에 힘을 얻는 모습을 상당히 매력 있게 잘 그려냈다고 생각한다.


 책의 마지막에 실린 옮긴이의 글을 읽어보면 '구리마루당의 손님이 되고 싶다.'는 문장을 만난다. 정말 나 또한 구리마루당의 손님이 되어보고 싶다. 혀로 맛을 느끼는 순간 마음이 먼저 반응할 것 같은 구리마루당의 화과자를 맛보고 싶다. 이 화과자를 맛본다면, 나는 어떤 생각을 제일 먼저 하게 될까?


 오늘 글의 시작은 납득할 수 있는 삶에 대한 이야기다. <변두리 화과자점 구리마루당 4권>에서 등장한 주인공들은 모두 자신만의 이유를 찾아냈고, 모두 내 삶을 위해 당당히 걸어나갔다. 아직 풀리지 않은 아오이와 구리타의 관계 또한 그렇게 이유를 찾아 걸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끝을 맺었다.


 그리고 <변두리 화과자점 구리마루당 4권>은 그동안 밝혀지지 않은 아오이의 비밀이 드러난다. 아무래도 그녀에게 있었던 일을 최종적으로 마무리를 짓는 편이 <변두리 화과자점 구리마루당 5권>에서 읽을 수 있는 마지막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또 어떤 화과자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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