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 자동차를 친구에게 소개해주세요

유치원에서 배부한 '우리 아빠 자동차를 소개해주세요' 과제, 논란이 되다


 요즘 우리 한국 사회는 사소한 말 한마디에 큰 상처를 받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충'으로 특정 집단을 깎아내려서 혐오의 대상으로 삼기도 하고, 어찌보면 아무 일도 아닐 수도 있는 일을 가지고 민감하게 반응하며 다툼이 생기기도 한다. 도대체 한국 사회는 왜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


 나는 그 시작점이 '비교와 차별'이라는 두 단어에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사회는 오래전부터 남과 비교해서 내가 더 잘나 보일 수 있는 삶을 추구했다. 학교에서는 친구와 비교를 당하면서 성적을 올려야 했고, 집에서는 형제·자매 혹은 사촌들과 비교를 당하면서 성적을 올려야 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런 비교와 차별이 당연하게 자리 잡은 오늘날 세대는 비교와 차별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비교와 차별을 일상 속에서 지우지 못한다. 같은 건축 회사가 지은 아파트라도 나라에서 돈을 지원받아 사는 임대 아파트 세대이냐, 직접 돈을 주고 산 일반 분양 아파트 세대인지에 따라 차별이 생겼1다.


 어릴 때 비교와 차별을 겪으면서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어른이 되어 똑같은 일을 자신의 아이들에게 가르쳐주고 있다. 물론, 이런 일이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흔한 일이 아니라 아주 드문 특이한 예일지도 모른다. 어떤 시험에서 '내 어머니는 ~입니다.'고 적을 수 있는 그런 사람에 한해서 말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 한국 사회에서는 이런 모습이 점점 흔한 일처럼 일어나고, 사소한 말 한마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마치 '남이 당하면 그냥 넘어가지만, 내가 당하면 그냥 못 넘어간다.'고 말하는 것처럼, 비교와 차별을 거부하는 움직임이 또 다른 혐오를 부추기는 꼴이라고 볼 수 있다.


포털 커뮤니티[각주:1]


 위 이미지는 얼마 전에 네이버 이웃 블로그의 포스팅을 통해서 우연히 보게 된 이미지다. 유치원에서 간단히 숙제를 내준 과제는 '우리 아빠 자동차를 소개해주세요.'이라는 이름으로 자동차가 어떤 브랜드인지 물으면서 자질한 질문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 질문이 작은 논란을 일으킨 걸 알았다.


 언뜻 보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과제이지만, 이 질문은 '자동차가 없는 세대'를 간과하고 있는 동시에 자동차 이름(브랜드명)을 통해서 '비교와 차별'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요소를 가지고 있는 과제로 해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진이 올라온 포털 커뮤니티에는 댓글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었다.


 '우리 아빠 자동차를 소개해주세요.', '자동차 이름은 무엇입니까?', '자동차 번호는 무엇입니까?'라는 세 항목의 질문. 사람들이 우려하는 것은 우리 집이 자동차가 없다고 우리 아이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을지, 자동차가 있어도 값싼 브랜드라 차별을 겪지 않을지 그러한 걱정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걱정은 괜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한국 사회에서 최근에 일어난 여러 차별은 집안 소득 기준이 될 때가 많아 안심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유치원에서 내놓은 이 과제를 보고 걱정을 할 수밖에 없고, 한낯 해프닝으로 넘어가는 게 아니라 왜 이런 게 문제가 되는지 말한다.


 아마 유치원에서 이 과제에 어떤 악의적인 의도가 없었다고 해도, 자동차가 없는 집을 생각하지 못한 것은 분명히 치명적인 실수라고 생각한다. 만약 어떤 의도가 있다면 굉장히 큰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실수라면 다시금 수정하여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면 된다. 그게 현명한 처사가 아닐까?


 오랫동안 겪은 비교와 차별, 언론의 자극적인 보도와 더 잔인한 현실. 그러한 요소가 우리 사회는 작은 실수 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숨은 의도를 추궁하는 건, 너무나 불신이 팽배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혐오에 대한 저항이 또 다른 혐오를 부추기는 오늘, 언제쯤 우리는 혐오를 넘어설 수 있을까?


 다름을 인정하고, 다른 삶을 추구하는 블로거 노지를 응원하는 방법 [링크]



  1. 출처 : 클리앙 http://m.clien.net/cs3/board?bo_style=view&bo_table=park&page=1&wr_id=48556942 [본문으로]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4)

  • 2016.08.18 09:30 신고

    기가막히게 유치한 유치원이네.....ㅋ

  • 우리시대의 자화상
    2016.08.18 10:12 신고

    자동차가 없을수도 있죠. 차가 있지만 경차일수도 있죠. 심지어 "아빠' 가 없을수도 있죠.
    자동차는 꼭 아빠의 소유물인것처럼 말하면서 남녀의 역활과 위치에 대한 차별이 전제에 깔려있는건 기본이구요.
    작은 실수 부분에 민감하게 발끈하는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깔려있는 무시와 차별, 배려의 부재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는게 안타까운 겁니다,
    숙제를 내준 선생님뿐 아니라, 나 역시 이런 선입견이나 편견, 배려심을 가지고 있는지 먼저 돌아보고 반성해야지요.

  • 2016.08.18 15:34 신고

    사람이 저마다 다름을 인지하지 못해서 저런 문제가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에게 꼭 차가 필요한 건 아닌데, 체면때문에 차를 사야 하는 한국 사회의 현재가 투영된 것이라고 봐요...

  • 2016.08.19 08:30 신고

    정말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네여....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