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에스콰이어 10회가 우리에게 전한 위로
- 문화/문화와 방송
- 2025. 9. 1. 08:09
매주 주말마다 재미있게 보고 있는 JTBC 드라마 <에스콰이어>는 법정 드라마는 실패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잔잔한 위로와 응원을 해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정말 재미있게 보고 있다. 지난 주말 동안 방영된 드라마 <에스콰이어 9-10회>는 특히 오늘날 우리 사회 문제와 관련된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고 생각한다.
<에스콰이어 9회>에서 다룬 사건은 아동 성폭행범의 치료를 거부했던 의사에 대한 사건으로, 많은 이가 아동 성폭행범이 저지른 일에 대해 분노하면서도 마땅히 죽어야 할 사람이 죽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마땅히 죽어야 할 사람이라고 해도 살 수 있는 상황 속에서 그 목숨을 외면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의사로서 해야 할 의무를 위반한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는 여러모로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는 요소가 많았다. 우리가 생각하는 정의는 범죄를 저지르고도 반성하지 않은 채 평범하게 살아가는 그 악인을 처벌하는 것일까, 아니면, 의사로서 환자를 치료해야 하는 마땅한 의무를 저버린 의사를 처벌하는 것일까?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에스콰이어 9회>는 슬기롭게 풀어내었다.
그 재판의 동력은 단 하나, 피해자 민솔에 대한 사랑이었다.
마땅히 사랑받고 자라야 할 아이들을 지키지 못한 어른들의 후회와 책임감에서 비롯된 뒤늦은 사랑.
그리고 그 아이를 파괴한 가해자에 대한 분노가 그들의 판단을 이끌었다.
김병수의 죽음이 실수였든, 고의여든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그의 존재가 민솔에게 남긴 상처였다.
그 마음은 결국 그의 목숨을 앗아 간 이의 무죄를 바라는 염원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그의 죽음은 오히려 이 세상에 약간의 정의를 더했을 뿐이다.
에스콰이어 10회 학교 폭력 피해자
아동 성폭햄의 죽음을 다루었던 9회가 끝난 이후 방영된 <에스콰이어 10회>에서는 학교 폭력 피해자의 사건을 다루었다. 단순히 학교 폭력 피해자를 위해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어쩌다 보니 학교 폭력 가해자를 죽이게 된 피해자를 변호하는 강효민의 모습이 그려졌다. 여기서도 우리는 정의란 무엇인지 다시 한번 묻게 되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정의는 학교 폭력 피해자를 대변하는 것일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사람을 죽인 살인자를 외면하는 것일까? 감정 없이 오직 이성으로만 생각한다면 후자가 맞을지도 모르겠지만, 감정을 품고 이성적으로 함께 생각한다면 전자가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현실이라는 것은 대체로 전자가 아니라 후자가 많다.
그래서 오늘날 학교 폭력 가해자들은 여전히 떵떵거리면서 "그래서 뭐 어쩔 건데~?"라며 살고 있고, 오히려 피해자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네가 잘못이다."라는 핀잔을 들으면서 괴로움과 외로움 속에서 시간이 지나도 쉽게 잊히지 않는 트라우마를 끌어안은 채로 살아가고 있다. 내가 대표적인 그 사례 중 하나이다 보니 마음이 괴로웠다.
사람은 절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자신에게 살인죄에 대해 무죄를 받아줄 것을 부탁한 강효민은 과거 있었던 일을 곱씹으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을 다하고자 했다. 그 과정에서 과거 후회가 남는 선택을 했던 어머니로부터 받은 작은 메일 한 통을 통해서 사건을 풀어나갈 수 있는 단서를 손에 쥐게 되었고, 다행히 가해자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삶을 살고 있었다.
가해자가 쓰레기라는 것을 증명하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한결 같이 행동했던 가해자의 행동이 우연히 접촉 사고를 유발했다는 것을 강효민은 감성과 논리를 담아 잘 변론했다. 이 변론은 <에스콰이어 10회>를 마무리하는 최고의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강효민의 변론은 우리가 이 드라마가 지닌 가치를 보여주었다.
유튜브 JTBC 드라마 채널에 업로드된 해당 영상의 댓글들은 이렇게 말한다.
종종 학교 폭력을 저질렀어도 부모님의 도움으로 평범하게 살면서 사회적으로 인지도가 있는 직업을 얻어 잘 사는 가해자들이 있다. 그런데 그 가해자들이 뒤늦게 학교 폭력 가해자였다는 사실이 피해자들로부터 폭로되어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게 되면 그들은 반성하는 척을 할 뿐…, 진심으로 반성하는 경우도 굉장히 극소수일 것이다.
모 연예인은 "과거 일탈을 즐겼던 학창시절을 후회한다."라고 말하면서도 학교 폭력은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가해자는 쉽게 잊을 수 있는 평범하다고 주장하는 그 장난(괴롭힘)이 피해자에게는 잊을 수 없는 상처인지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학교 폭력 문제는 가해자들을 위주로 가볍게 문제가 정리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현실이라는 것은 그토록 비정하지만… 이야기 속에서는 그래도 약자가 이기는 모습을 더 자주 볼 수 있다. 지난 주말을 맞아 방영된 드라마 <에스콰이어 9-10회>에 대해 사람들이 위로를 받았다, 통쾌했다… 등의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마땅히 지켜져야 할 진짜 정의가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여러분은 이번 드라마를 어떻게 보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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