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의 기술 6화 온고지신의 자세
- 문화/문화와 방송
- 2025. 3. 24. 10:08
매번 볼 때마다 보이지 않는 전쟁을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는 JTBC 드라마 <협상의 기술>은 감상하는 재미가 있었다. 지난 주말을 맞아 방영된 <협상의 기술 5~6화>에서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나는 그 브랜드의 이름이 등장했다. 바로, 자전거 기어의 명품 메이커 시마노였다. 물론, 드라마에서는 시미즈로 나왔지만….
산인 그룹의 레저 계열 자회사 윈드를 상장시키기 위해 필요한 매출을 달성하기 위해서 윤주노와 M&A 팀은 일본으로 향한다. 일본 시즈오카는 후지산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평화로운 분위기의 도시로 유명한 곳으로, 일본 여행을 자주 하는 사람들에게도 익히 알려진 지역이기도 했다. 드라마에서 본 몇 장면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다.
그렇게 평화로운 시즈오카를 무대로 총성 없는 싸움을 벌이는 윤주노 팀과 시미즈 팀의 협상은 감칠맛이 있었다. 윤주노는 최진수의 실수로 데드라인을 이미 상대방에게 들켜버리기는 했지만, 오히려 이것을 역이용해서 시미즈 팀과 협상을 진행하는 모습은 가히 놀라웠다. 역시 어떤 위기라고 해도 활용법에 따라 기회가 된다고 해야 할까?
우리가 <협상의 기술 6화>에서 볼 수 있었던 협상의 기술은 상대방의 체면을 세워주면서 원하는 것을 얻는 방법이다. 윤주노는 팀장과 따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모두가 함께 있을 때는 이야기하지 못했던 바를 직선적으로 말하면서 협상을 진행했다. 원래 일본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말이 많다 보니 비즈니스에서는 더 어려웠다.
주말 동안 볼 수 있었던 <협상의 기술 5~6화>에서도 '다테마에(겉치레)'와 '혼네(진심)'를 가지고 분석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일본 사람들 내에서도 도쿄 사람이 '피아노를 잘 치네요.'라고 칭찬하는 것과 교토 사람이 '피아노를 잘 치네요.'라고 칭찬하는 건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유튜브에도 종종 나온다.
일상생활 속에서도 그렇게 다테마에와 혼네를 분석하는 것이 중요한데, 기업과 기업 사이의 중요한 협상에 있어서 이건 무엇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다. 마치 안갯속 미로를 헤매는 듯한 분위기 속에서 상대방의 혼네를 읽기 위해서 심혈을 기울이는 두 팀의 모습은 <협상의 기술>이라는 드라마의 매력을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겉과 속이 다르다고 해도 협상에서 중요한 건 바로 사람을 보는 일이다. 윤주노 팀장은 일본 측 팀장과 따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사람을 마주 보면서 이야기를 진행했지만, 이 과정에서 공장장 나이토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보니 한 차례 협상이 결렬될 위기에 놓였다. 그 말은 이제 '나이토 센이치'라는 사람을 보아야 한다는 뜻이었다.
눈썰미가 좋은 윤주노는 나이토가 공장장으로 있는 공장의 벽에 장식된 '온고지신'이라는 표어를 통해 박래경 대표의 사진을 떠올리면서 두 사람의 인연을 추적했다. 다소 고집이 완강한 장인 정신을 가진 나이토 공장장의 뿌리에는 그의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과 열망이 있었는데, 그것을 적절히 자극해 풀어주면서 윤주노는 협상을 체결했다.
온고지신.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 새로운 것을 안다는 뜻을 가진 이 사자성어는 나이토 공장장의 아버지가 먼저 제안했던 말이었고, 이 말을 가슴에 새기고 일을 하면서 미래의 새로운 활로를 찾고자 했던 것이다. 그 뜻을 이제야 헤아린 나이토 공장장이 보여주는 모습은 한국과 일본의 감성이 적절히 섞인 좋은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사회생활에서 손해를 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도 모든 일은 사람과 사람의 일이기 때문에 그 사람을 보지 않는다면 일은 그르치기 마련이다. 그래서 사람이 아직도 어렵고 낯설고 두려움마저 쉽게 품는 나는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어려운 것 같다. 애초에 학교 폭력의 그늘에서 아직 제대로 벗어나지 못한 나는 그럴 수밖에 없다.
이것도 누군가는 구차한 변명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사람은 모두 똑같은 속도로 똑같은 곳을 바라보며 살아갈 수 없기에 사람이니까. 각자 자신의 속도로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자 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사람과 사람의 일은 자기 자신을 마주 보고 상대방을 마주 볼 용기가 필요한 일이니까.
드라마 <협상의 기술 5~6화>에서는 그렇게 사람의 겉과 속을 바라보기 위한 전략과 노력이 빛났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윤주노 팀과 시미즈 팀의 협상 과정도 그렇지만, 6화 마지막 장에서 볼 수 있었던 이 전무를 사퇴시키기 위한 한 전무의 전략도 다르지 않았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또 어떤 전략과 재미를 보여주게 될지 무척 기대된다.
아직 JTBC 드라마 <협상의 기술> 시리즈를 보지 않았다면 이번 기회에 꼭 보도록 하자!

협상의 기술 4화를 통해 본 진짜 협상
요즘 JTBC 드라마 을 주말마다 재미있게 보고 있다. 주연을 맡은 배우 이제훈이 보여주는 무게감 있는 연기도 매력적인 데다가 기업의 M&A를 소재로 해서 성공적인 협상을 위해 벌이는 보이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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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
- 토, 일 오후 10:30 (2025-03-08~)
- 출연
- 이제훈, 김대명, 성동일
- 채널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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