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수상한 비타민C의 역사
- 문화/독서와 기록
- 2023. 5. 1. 08:29
오늘날 사람들은 건강을 챙기기 위해서 다양한 건강 기능 식품을 섭취하고 있다. 그중 많은 사람이 부담 없이 쉽게 섭취할 수 있는 영양소 중 하나가 바로 비타민C라고 생각한다. 비타민C는 과거 연예인 수지가 광고 모델로 활용한 비타 500 등의 음료로 쉽게 먹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영양제와 비교했을 때 가격이 저렴한 편에 속했다.
하지만 우리는 비타민C가 부족하면 어떤 병이 걸리는지 잘 모를 뿐만 아니라 비타민C가 우리 몸에 어떤 효능이 있는지 잘 모른다. 기껏해야 우리가 아는 건 비타민C를 꾸준히 섭취하면 감기 예방에 좋다는 것뿐인데, 비타민C를 얼마나 자주 섭취해야 감기 예방이 좋은 건지 알지 못한다. 그저 몸에 좋다고 하니까 비타민C를 섭취할 뿐이다.
오늘 읽은 <조금 수상한 비타민C의 역사>라는 책은 우리가 비타민C를 섭취하지 않을 경우 발생하는 질병을 토대로 비타민C에 대한 연구가 어떻게 이루어졌고, 비타민C가 왜 우리 몸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영양분인지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비타민C의 유용성만을 설명하는 게 아니라 비타민C 섭취량의 오류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다가마의 항해일지는 몸이 무기력하고 잇몸이 붓고 입에서 냄새가 나고 팔다리가 붓고 아프다가 결국 사망하는 질병을 역사상 최초로 상세하게 설명한다. 항해일지는 그 질병을 나쁜 공기 탓으로 돌렸지만 선원들은 오렌지가 치료제라는 것을 깨닫고 기회가 될 때마다 오렌지를 먹었다. 당시에는 비타민에 대한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선원들은 자신들이 수개월 동안 결핍되었던 주요 영양소 비타민 C를 오렌지로 채웠음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본문 41)
우리가 종종 피로회복을 위해 섭취하는 비타민C는 과거 바다를 장기간 항해하는 사람들이 겪는 질병을 통해서 최초로 주목한 영양소다. 오랫동안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먹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사람들은 괴혈병에 걸려 다가마의 항해일지에서 볼 수 있는 증상으로 고통을 겪었다. 이에 대한 연구가 진행된 건 꽤 시간이 지난 후의 이야기다.
책 <조금 수상한 비타민C의 역사>를 읽다 보면 우리는 굳이 비타민C를 영양제로 챙겨 먹지 않아도 오렌지와 같은 신선한 과일을 통해 충분히 하루 권장량을 섭취할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오히려 평소 꾸준히 신선한 과일을 먹으면서 비타민C 영양제나 비타민 음료를 챙겨 먹을 경우 과다섭취가 되어 몸을 해롭게 한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보통 우리는 몸에 좋은 영양소는 많이 섭취하면 무조건 몸에 좋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하지만 아무리 몸에 좋은 것이라고 해도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에는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기 마련이다. 이 책 <조금 수상한 비타민C의 역사>는 비타민C가 우리에게 필요한 영양소이기는 해도 오늘날처럼 과다 복용이 표준으로 자리 잡은 이유를 설명한다.
미국에서 비타민 C 영양제를 복용하지 않는 사람이 식사로 섭취하는 비타민C의 양은 하루 평균 약 100밀리그램이다. 이는 체내 비타민 C 저장량을 유지하기에 충분하며 괴홀병 예방에 필요한 양보다 적어도 10배 더 많다. 하지만 비타민 판매자들은 소비자 수백만 명에게 비타민 C를 추가 섭취하지 않으면 결핍이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본문 222)
즉, 영양제를 판매하는 업체들이 이익을 위해서 과도하게 사람들이 비타민 C를 섭취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 큰 원인이다. 과거 세계대전이 벌어질 뿐만 아니라 빈곤율이 심각해 균형 잡힌 식단을 섭취할 수 없었을 때는 비타민C를 따로 섭취해야 했다. 하지만 오늘알 우리는 굳이 그렇게 따로 접하지 않아도 충분한 양의 비타민C를 섭취하고 있다.
위 사진은 내가 평소 아침마다 먹는 사과의 양과 매일 오후에 챙겨 먹는 비타민 영양제다. 평소 신선한 과일과 녹색 채소를 매 끼니마다 챙겨 먹지 않는 사람들은 따로 비타민 영양제를 챙겨 먹을 필요가 있겠지만, 하루에 사과 한 개 정도의 과일을 먹거나 밥을 먹을 때 꾸준히 녹색 채소를 챙겨 먹는 사람들은 굳이 영양제를 챙겨 먹을 필요가 없다.
미국 국립 보건원은 "비타민C를 너무 많이 섭취하면 설사, 메스꺼움, 위경련이 일어날 수 있다. 인체에 철분을 과도하게 저장하는 혈색소증 환자가 비타민 C를 다량 복용하면 병세가 악화되고 신체 조직이 손상될 수 있다"라고 전한다. 즉, 우리는 건강을 위해서 다양한 영양제를 하루에 몇 알씩 섭취하는 것으로 오히려 몸을 망치고 있는 셈이다.
아마 박○스와 비타민 음료 등을 한두 병 섭취한 이후 소변을 본다면 평소보다 짙은 색으로 나온 것을 보았을 것이다. 그게 바로 매일 식단에서 섭취한 비타민C를 과다 섭취한 탓에 남은 비타민들이 소변을 통해 배출되고 있는 증거다. 비싼 돈을 주고 비타민C를 포함한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고 하는 영양제를 먹을 필요가 전혀 없었다.
물론, 영양제를 판매하는 기업 관계자들은 <조금 수상한 비타민C의 역사> 저자의 주장이 근거 없는 궤변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근거 없는 억지를 부리고 있는 것은 바로 기업이며, 과거 비타민C를 알지 못해 괴혈병에 걸렸던 시대와 다르다. 우리는 매일 충분하고 남을 정도로 비타민C를 꾸준히 섭취할 수 있는 환경에서 살고 있다.
비타민의 역사와 관련된 자세한 이야기는 직접 책 <조금 수상한 비타민C의 역사>를 읽어볼 수 있도록 하자.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비타민의 역사와 함께 비타민C가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이유를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타민C가 포함된 영양제를 구매해서 먹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서 읽은 글을 남기고 싶다.
어머니가 말씀하신 대로 행동하자. 녹색 채소와 신선한 과일이 포함된 다양한 식단을 섭취하는 것이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비타민C를 하루에 50밀리그램씩 적당량 섭취하자. 이보다 비타민C를 더 많이 복용하는 행동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증거도 없이 분명 여러분의 주머니만 가볍게 할 것이다.
(본문 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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