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로 드러난 안전 불감증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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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뉴스 특보 중에서

 지난 토요일 저녁부터 진행된 이태원 핼러윈 파티에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끔찍한 압사 사고가 발생하고 말았다. 토요일 늦은 밤부터 전해지기 시작한 이 소식은 '뭐야? 진짜야? 어떻게 된 건데?'라는 반응을 이끌어내면서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상황이 정리되면서 무려 150여 명의 사망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어떻게 '서울'이라는 대도시 안에 있는 '이태원'이라는 곳에서 이런 끔찍한 압사 사고가 발생할 수 있었던 걸까?

 

 서울 사람이 아니라서 이태원이라는 곳이 어느 정도의 규모를 가지고 있는 지역인지 나는 잘 모른다. 하지만 SNS 채널 등을 통해 공개된 영상을 본다면 그렇게 크지 않은 지역, 아니, 동네에 약 10만 여 명이 모여 핼러윈 축제를 즐기거나 일부 유명한 사람들을 구경하기 위해 무리를 지어 모여 다니면서 통제가 되지 않아 사건이 발생한 듯했다.

 

 참사 소식이 전해진 이후 많은 사람이 이번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는 인재라며 비판을 가하고 있다. 이미 이전부터 지나치게 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안전사고의 발생 가능성이 제기되었음에도 제대로 된 대책이 하나도 없었다는 거다. 실제로 이번 2022년 핼러윈을 맞아서 이태원에서는 경찰 병력이 고작 200여 명 정도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것도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경찰 병력이 아니라 불법 촬영과 강제 추행 사건에 대응하기 위한 인력이라는 게 뒤늦게 밝혀지면서 사람들이 아연실색을 감추지 못했다. 해마다 이태원에서 같은 규모로 핼러윈 축제가 진행이 되면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사람들이 몰리더라도 큰 안전사고 없이 작은 해프닝만 있으리라 본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JTBC 뉴스 보도에 출연했던 패널은 "그동안 큰 문제가 없었다, 이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예전에도 괜찮았다는 안일한 생각을 지워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라는 말이 딱 들어맞았다. 그동안 큰 문제는 없었지만 소소하게 사람들의 안전사고 문제가 발생해왔고, 정말 운 좋게 대형 참사로 이어지지 않았을 뿐이었다.

 

JTBC 뉴스 특보 중에서

 사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이 사태가 얼마나 최악의 상황인지 직접 목격했기 때문에 도망치거나 쓰러진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처음 뉴스 보도를 통해 알려진 제보자들의 영상들은 사람들이 모두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하지만 바로 옆 골목은 전혀 다른 풍경이었다.

 

 이태원의 거리를 가득 채운 시끄러운 음악 소리가 사람들의 비명을 감추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사람들의 비명 소리를 즐거워서 지르는 비명으로 착각한 사람도 있는 듯했다. 시끄러운 소음에 파묻혀 심각한 상황이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으니, 메인 거리에서 벗어나 있거나 사고가 일어난 옆골목에 있는 사람들은 한사코 파티를 즐기고 있었다.

 

 아니, 애초에 저렇게 많은 구급차와 경찰차가 출동해 있으면 무슨 일이 크게 터졌다는 것을 충분히 예상해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려고 하지 않은 채, 오직 술을 마시고 분위기에 취하면서 긴급한 사이렌이 울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저질스러운 가사의 비트에 맞춰 몸을 흔드는 게 너무나 끔찍했다.

 

 이번 이태원 참사를 통해 우리가 문제를 크게 네 가지 정도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 안전을 위한 규제를 귀찮아하고 경외시 하는 한국

- 길가에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일을 멈추지 않는 한국

- "밀지마vs밀어!"로 극명하게 드러난 시민의식 부재의 한국

- 클럽과 주점이 밀집된 유흥가 이태원을 제대로 보지 않은 한국

 

 우리 한국은 안전을 위한 규제를 상당히 귀찮아하고 경외시 하는 모습을 가지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전동 킥보드 사고만 보더라도 안전 지침인 '헬멧 착용, 다승 착용 금지'를 코웃음 치면서 어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너무나 쉽게 볼 수 있다. 그러한 모습이 사회 전반에 퍼져 있기 때문에 이런 끔찍한 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통령 윤석열은 '자유'를 수 차례 언급하면서 코로나 팬데믹으로 가해진 여러 규제를 풀었을 뿐만 아니라 경기 부양을 위한다는 목적으로 여러 규제를 풀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그들은 자유 민주주의의 자유를 위한 방침이라고 말했지만, 사실상 그들이 기업의 이익을 위해 움직인 규제 완하는 자유 방임주의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큰 주최사 없이 진행된 이태원의 핼러윈 파티는 자유 방임주의 속에서 술과 분위기에 취해 현장을 똑바로 판단하지 못한 사람들로 인해 커다란 사고가 발생하고 말았다. 조금 더 까다롭게 인원을 제한하거나 안전 대책을 세워서 꼼꼼하게 준비를 했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건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태원 참사는 현재 인재로 분류되고 있다.

 

 특히, 이번에 많은 사람이 겹겹이 쌓여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곳으로 추정되는 내리막길에는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와 술로 상당히 미끄러운 상태였다고 한다. 이것은 정부 차원에서 안전 대책을 소홀히 한 것만 아니라 길가에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일을 멈추지 않는 한국의 낮은 시민의식이 보여준 뜨거운 민낯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JTBC 뉴스 특보 중에서

 낮은 시민의식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앞서 말했듯이 사고가 터져 사이렌이 울리고, 사람들이 긴급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도 별 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은 채 저질스러운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 사람들의 모습은 낮은 시민의식이라고 말하기에도 부끄러운 모습이었다. 사람들을 호송하기 위해 귀가해달라고 해도 짜증을 내는 사람들의 모습.

 

 그게 바로 오늘날 우리 한국의 현주소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이태원에서 발생한 끔찍한 핼러윈 참사는 안전불감증 대한민국의 모습을 유흥가 이태원이 너무나 잘 보여준 사건이었다. 부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과거 문 정부가 보여주었던 '늘 지나칠 정도로 안전을 걱정하는 모습'이 얼마나 타당한지를 제대로 인식해 문제를 수정할 수 있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다른 사람과 같이 특별한 추억을 쌓고자 이태원을 찾았다가 목숨을 잃은 이들의 넋을 위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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