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플레이오프 2승 선착, 하지만 매너에서는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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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공장 두 팀의 명승부, 2% 아쉬웠던 SK 선수들의 프로 정신과 매너


 한화를 압승하고 올라온 넥센은 인천 문학구장에서 SK와 연이틀 명승부를 펼쳤다. 언제든 홈런을 쏘아 올릴 수 있는 대포를 가진 넥센과 SK 두 팀은 첫 시리즈부터 도합 홈런 7개를 쏘아 올리면서 공격형 야구를 선보였다. 아마 두 팀의 경기를 지켜본 관중들은 표값이 아깝지 않은 승부이지 않았을까?


 더욱이 SK는 첫 번째 시구자를 ‘슼린이’라는 별명이 붙은 어린이를 선정하면서 안팎으로 많은 호평을 받았다. 그 어린이는 시즌 중 SK와 넥센 시합에서 SK가 시합에서 지고 있을 때, 정의윤이 터뜨린 동점포에 환호하다 오열까지 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비쳐지며 큰 주목을 받았다.


 댓글에서는 다음에 꼭 시구자로 선정해야 한다는 팬들의 의견이 빗발쳤다. 그 사실을 기억한 SK는 플레이오프 첫 경기에서 그 어린이를 시구자로 초청했다. 이렇게 SK는 이번 플레이오프 시리즈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꿰맸다. 게다가 SK는 박정권의 역전 끝내기 홈런으로 첫 번째 승을 올렸다.


 하지만 멋진 시구 초청자와 명승부와 달리 매너 부분에서 SK는 연일 팬들의 비판을 받았다. 첫 번째 시합에서는 최정이 브리검의 투구에 방망이를 내던지며 격분하며 첫 번째 벤치클리어링을 일으켰다. 볼 세 개가 연거푸 들어온 이후 네 번째 공이 몸쪽으로 위험하게 들어오자 화를 낸 거다.


 이 모습은 그래도 좀 이해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최정은 시즌 중에서도 몸에 맞는 공을 적지 않게 기록했기 때문이다. 홈런 타자의 숙명이라고 말할 수 있는 몸쪽 위험하게 붙어오는 공은 어쩔 수 없는 운명이기도 하다. 경기가 끌려가는 도중에 나온 몸쪽으로 바싹 붙은 공에 예민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SK의 조금 예민한 모습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SK가 넥센의 플레이에 과민반응해 벤치클리어링을 일으키는 모습은 두 번째 시합에서도 나왔다. 3회 1사 이후 1, 2루 찬스에서 박병호의 병살 타구에 후속 주자를 살리기 위해서 샌즈가 조금 깊이 슬라이딩을 하자 격하게 항의한 거다.


 보통 메이저리그 같은 곳에서는 병살타에서 주자를 살리기 위해 깊이 슬라이딩을 하는 곳이 많고, 국내 리그에서도 병살을 최대한 피하고자 깊이 슬라이딩으로 파고들 때가 많다. 그런데 유독 여기서 넥센 샌즈의 슬라이딩에 SK가 유독 심하게 반응하며 또 한 번 양 팀의 벤치클리어링을 일으켰다.


 단순히 플레이 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고성이 오간 게 아니다. SK의 한 선수가 손가락 욕설을 샌즈에게 해버린 데에 큰 문제가 있다. 플레이오프 같은 중요한 시합에서 일어날 수 있는 플레이에 예민할 수 있는 건 충분하지만, 바로 선수 면전에서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올리는 건 문제였다.


 부적절한 그 SK 선수가 만약 상대 선수가 외국인 선수가 아니라 한국 선수였다면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아마 선후배 관계가 철저한 한국 야구에서는 쉽지 않았을 거다. 선배를 따라 화를 낼 수도 있겠지만, 면전에서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올리는 일은 결코 불가능했을 거다.


 SK는 시합에서 승리를 거두는 데에 성공했지만, 어린이 시구자를 초대한 첫 경기에서도 흥분을 참지 못한 채 방망이를 던지며 벤치클리어링을 일으키는 모습을 보였고, 두 번째 시합에서도 손가락 욕설을 하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과연 이게 프로라고 말할 수 있는 선수들의 수준인가?


 한국 프로야구는 종종 선수들의 인성 문제가 지적되어 있다. 도박, 폭행, 성 추문 등 각종 문제가 조용할 때마다 일어났다. 한국 스포츠계는 운동 엘리트 중심으로 투자를 해서 키우는 경향이 심해 인성보다 실력 혹은 빽이 중심이 되는 곳이다. 한국 사회의 전형적인 문제를 담고 있는 곳이라는 거다.


 그래서 이런 문제가 비일비재하게 틈이 생기면 반복되는 건지도 모른다. 프로로 대우를 받기 위해서 프로다운 행동을 하는 게 아니라 ‘프로’라는 이름표를 달았으니 멋대로 해도 된다는. 지금 우리 한국 프로야구가 위기를 겪는 것도, 조직력은 강해도 잦은 문제가 있는 것도 그 때문이 아닐까?


 부디 한국 프로야구를 응원하는 한 명의 팬으로서, SK가 빚은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점차 나아질 수 있기를 바란다. 한국도 메이저리그처럼 강한 벌금을 내리거나 필요한 교육을 수강하게 하면서 ‘인성’ 부분에서도 프로의 자질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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