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의 날개 없는 추락은 언제까지?
- 문화/문화와 방송
- 2018. 6. 7. 07:30
엔씨 다이노스의 끝 없는 추락, 멀고 험한 탈꼴찌의 길
프로야구팀 엔씨 다이노스의 부진이 끝이 보이지 않는다. 엔씨 다이노스는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 시즌 도중 감독을 교체하는 초강수를 두었다. 하지만 이 강수는 많은 엔씨 팬의 불만을 샀고, 감독을 교체하며 새롭게 임명한 감독이 단장에서 감독한다는 사실에 어처구니가 없다는 말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엔씨 측이 야구를 일종의 게임으로 생각하면서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모두 알다시피 엔씨 다이노스는 게임 <리니지>로 유명한 ‘NC’가 메인인 구단이다. 창단 시절에는 엔씨가 리니지 아이템을 팔아서 구단 운영 자금을 만들고 있다는 말도 들으며 빠르게 성장을 해왔다.
엔씨는 창단 첫해에 꼴찌보다 앞선 결과를 만들었고, 이윽고 가을 야구를 한차례 경험한 이후 가을 야구의 단골손님이 되어 가을 잔치에서 빠지지 않았다. 엔씨의 성공적인 활약을 이끈 김경문 감독은 사람들 사이에서 ‘역시 명장이다.’라는 호평이 주를 이루었다. 그만큼 김경문 감독은 대단했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의 성과 이면에는 투수들을 ‘신뢰 야구’라는 이름과 함께 ‘혹사 야구’라는 수식어도 함께 붙어 있었다. 7회 이상 리드 시 높은 승률을 자랑했던 엔씨는 필승조가 쉴 수 있는 날이 많지 않았고, 테스트하기 위해서 올린 새로운 투수들이 부진하면 곧바로 기존 투수를 다시 올려야 했다.
이건 김경문 감독을 마냥 탓할 수 없는 문제다. 어느 감독이 잘하는 선수를 빼고, 어중간한 투수를 위기 상황에 집어넣어서 테스트를 해볼 수 있을까. 특히, 김경문 감독은 프로야구에서 오랫동안 감독 생활을 한 덕분에 ‘승패로 평가의 프레임이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 선택지가 없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도 엔씨는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발굴해내면서 천천히 보강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는 도중에 문제가 생기면, 해결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암시하기도 했다. 올해 2018시즌에서 겪은 엔씨의 공백은 안정적인 포수의 공백, 안정적인 외인 투수의 공백이 두 가지다.
포수와 투수는 야구의 핵심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포지션이다. 이 두 포지션에서 문제가 속출하니 뭘 하려고 해도 뭘 할 수가 없었다. 수비 시간이 길어지면서 타자들의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에러가 속출했고,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 힘이 들어간 상태에서 타격에 임하니 타자들도 부진에 빠졌다.
공격과 수비 둘 다 무너지기 시작한 엔씨는 4월 말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윽고 5월에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문제가 터지기 시작했고, 엔씨는 이제 막 시작한 시즌의 부진을 극복해나가기 위해서 감독 교체라는 초강수를 두었다. 하지만 이 수는 안팎으로 최악의 수라고 비판을 받고 있다.
불과 한 시즌에서 경기의 절반도 치르지 않은 상태에서 감독을 경질하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었다. 엔씨 측은 프런트와 큰 갈등은 없었다고 말했지만, 김경문 감독의 최근 모습을 보면 승패에 굉장히 연연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건 연패를 끊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내부적으로 갈등이 있던 게 아닐까?
선발 투수와 불펜 투수를 오가면서 투수들은 공을 던져야 했고, 이는 김경문 감독이 선수들을 혹사한다는 논란을 일으키는 하나의 이유가 되기도 했다. 덕분에 엔씨는 부진을 벗어나려다 더욱 부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감독을 교체한 이후에도 엔씨가 부진을 탈출할 구멍은 찾을 수가 없다.
경남 더비전인 롯데와 시합에서도 이틀 연속 두 자릿수 실점을 하면서 일찌감치 위닝 시리즈를 롯데에게 내줬다. 언젠가 롯데에 한 번 지더라도 억울할 수 있다고 말한 엔씨가 이렇게 롯데에 맥을 추지 못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나 안타깝다. 이제 엔씨에게 남은 건 자신감도 아닌 오기뿐이지 않을까?
그 오기로 엔씨는 이를 악물고 야구를 하고 있지만, 아무리 이를 악물어도 없는 실력은 생기지 않는다. 시즌 초반부터 기대 이하의 평가를 받은 투수진의 부진은 멈출 낌새가 없다. 타선은 살아나다 다시 죽어버리는 경사를 오가면서 투수의 짐을 덜어주지 못한다. 도대체 지금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엔씨는 벌써 9위 KT와 6.5경기 차가 난다. 지금 상황이면 엔씨는 2018년 시즌을 맞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꼴찌로 시즌을 마감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반등할 수 있는 가능성은 부진한 베렛 투수가 제 역할을 해주고, 국내 선발진을 포수가 잘 이끌어주면서 타선이 뒷받침해주어야만 가능하다.
그런데 이건 이기는 야구팀이 가진 모든 특징이라 지금 엔씨는 턱도 없어 보인다. 투수가 볼을 던지면서 흔들리면 안정감을 되찾아줄 포수가 없고, 포수를 이끌며 강하게 나갈 주도력 있는 투수도 없다. 더욱이 타선도 투수진을 뒷바쳐주지 못하면, 약한 투수들은 더 쉽게 무너지며 투구수만 늘어난다.
이미 날 수 있는 날개를 잃어버린 엔씨 다이노스. 과연 날개 없는 엔씨의 추락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올 시즌 꼴찌는 물론, 내년 시즌에도 반등할 수 있는 기회를 찾지 못할지도 모른다. 엔씨 다이노스의 팬으로서 바라는 건 단 하나뿐이다. 1승 5패가 아니라 2승 3패라고 했으면 하는 것. 오늘 경기를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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