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한낮 꿈 같았던 12일 간의 일본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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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박 13일 일본 인턴 연수를 마치고 마침내 한국으로 돌아오다!


 아침에 눈을 문득 떴을 때 ‘여기가 어디지?’라는 의문을 무심코 품었다. 눈을 떴을 때 주변에 있는 가구들이 지금 내가 한국에 돌아와 있다는 걸 실감하게 했지만, 지나간 12박 13일 동안 일본에서 머무른 그 시간이 마치 꿈처럼 느껴져 괜히 더 그립게 느껴졌다. 나는 정말 13일 동안 일본에 있었던 걸까?


 지나간 한낮 꿈처럼 느껴지는 그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는 것은 사진밖에 없었다. 스마트폰에 저장된 일본에서 보낸 생활을 담은 200여 장의 사진들과 아직 컴퓨터로 꺼내지 않은 카메라에 저장된 640여 장의 사진들. 12박 13일 일본 생활이 꿈이 아니었다는 것을 오로지 사진만이 증명해주었다.


 함께 12박 13일을 보낸 우연히 만난 동갑내기 친구와 후배들의 이름을 잊지 않고자,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더 모두의 이름이 적힌 용지를 지그시 바라보기도 했다. 김동혁 박종호, 윤성혁, 김소현, 김준영, 성서영, 진은빈, 이지선, 김미강, 김하영, 곽성환, 박수민, 이동현. 이 이름만큼은 잊고 싶지 않았다.

(물론, 일본에서 신세를 졌던 이 상, 마츠오카 상, 타구치 상, 나카무라 상, 오오쿠마 상… 여러분도!)


 12박 13일 일본 인턴 연수를 통해 처음 만난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사실상 말을 섞은 것도 한두 차례밖에 되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래도 이름과 얼굴을 기억해두면서 다음에 학교에서 우연히 얼굴을 마주치게 된다면 “안녕, OO아.”이라며 짧게 인사라도 건네고 싶다. 그게 사람의 인연이 아닐까???


 물론, 일본에서 지내며 만난 사람들의 이름도 잊지 않고자 라인 아이디를 교환하기도 했다. 너무나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준 기타큐슈 공업 전문 고등학교의 나카무라 선생님은 ‘999방’이라는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 모두를 초대하기도 했다. 나카무라 선생님의 적극적인 모습은 한국에서도 놀랍기만 하다.





 12박 13일이라는 기간이 처음에는 무척 길게 느껴졌지만, 지나고 나면 굉장히 짧았던 기간이다. 겨우 13일이라는 기간 동안 일본에서 보내는 생활에 적응했고, 오늘 2월 4일(일) 아침도 눈을 뜨니 ‘오늘은 어디를 가야 하지?’라며 무심코 일본에서 보냈던 대로 다음 일정을 생각하게 하기도 했다. (웃음)


 여기가 일본이 아니라 한국임을 실감하게 해준 것은 정든 내 방의 모습과 2주에 가까운 시간 동안 청소가 제대로 되지 않은 집의 모습이었다. 어머니와 동생이 있더라도 동생은 집안일을 잘 하지 않고, 어머니는 매번 너무 바쁘셔서 청소하거나 정리할 시간이 없으시기 때문에 내가 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패드로 초안을 쓰는 지금도 나는 어지럽혀진 식탁을 정리하고, 세탁기를 돌린 이후 ‘있다가 청소기를 돌리면서 본격적으로 청소를 해야겠다.’라는 마음으로 글을 쓰고 있다. 아마 이 초안을 마지막까지 다 적은 이후에 청소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한국에서 해야 할 밀린 일을 하지 않을까 싶다.


 일본에서 머무른 아크 블루 호텔에서는 이런 생각 없이 그냥 일정을 소화하면 됐기 때문에 괜히 일본에서 돌아온 게 더 아쉽기도 하다. 아크 블루 호텔에서 매일 아침으로 먹은 샐러드와 빵도 여기엔 없고, 혼자 챙겨 먹어야 하는 아침은 일본 빵집 시노야에서 사 온 메론빵을 꼭꼭 씹으며 소화를 시켰다.





 일본에 있을 때는 ‘나, 한국으로 돌아갈래!!!’라는 느낌이었는데, 한국으로 돌아오니 ‘나, 일본으로 다시 갈래!!!’라는 느낌이다. 참, 사람이라는 건 어디든 금방 적응하고, 떠나간 것을 아쉬워하는 법이라고 생각한다. 아침에 지나간 시간을 떠올리며 글을 쓰고 있자니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무척 궁금하다.


 학교 담당자분이 다음에 또 한 번 모두와 함께 만날 기회가 있다고 말했는데, 그때 오늘의 감정을 기억하고 있다면 꼭 물어보고 싶다.


 “너희는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제일 먼저 뭐 했냐? 어떤 기분이었어?”


 아마 모두 학교 사업단에 내야 하는 보고서 제출 때문에 지나간 시간을 곱씹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때 가슴에 스치는 감정은 ‘그리움’이라는 감정임을 의심치 않는다. 다음에 또 모두와 만나 일본에서 만난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글로 쓸 때는 나는 참 말이 많은 것 같다. 아하하.)



 12박 13일 동안 생활한 기타큐슈 고쿠라. 기타큐슈는 정말 벚꽃이 피는 계절에 다시 한번 꼭 방문할 생각이다. 가급적 돈을 쓸데없는 곳에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 ‘여행 통장’을 만들어 따로 돈을 모으려고 한다. 이 말이 거짓말이 되지 않도록 ‘블로그’라는 공간에 기록을 남겨두고 싶다. 독자가 증인이다!


 12박 13일의 시간을 보낸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일요일 아침 글은 여기서 마무리하고 싶다. 이 글은 월요일(2월 5일)에 발행한 이후 다음 날(2월 6일)부터는 기타큐슈에서 보낸 12박 13일의 이야기를 틈틈이 연재할 생각이다. 12박 13일 기타큐슈 인턴 연수 프로그램 참가는 2018년 1분기 가장 잘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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