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독서, 독서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목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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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시 한번 책을 읽으며 오늘을 고민한다


 최근 유시민 작가의 <청춘의 독서>라는 책을 읽고 있다. 우연히 라이트 노벨을 구매하기 위해서 인터넷 서점에 들어갔다가 새로운 도서 목록에 떠서 구매하게 된 책이다. <덕후 생활 백서> 전자책 출간 이후 <덕후 독서 일기>라는 제목으로 새로운 책을 구상 중이라 유시민 작가의 책을 참고하고 싶었다.


 아니, 내가 적은 글을 바탕으로 서평집을 내는 데에 참고하는 것도 목적이었지만, 유시민 작가는 어떻게 서평을 적는지 읽고 싶은 흥미가 더욱 컸다. 실제로 <청춘의 독서>는 유시민의 삶과 생각에 커다란 영향을 준 책을 소개하고 있다. 도스톱옙스키의 <죄와 벌>이나 카를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 등.


 솔직히 나는 이러한 책을 읽어본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청춘의 독서>를 읽는 동안 마치 공부하듯이 책을 읽었다. 유시민이 정리한 도서 목록은 그동안 중, 고등학교 시절을 거치면서 권장 도서 목록으로 한 번은 만난 적이 있는 책들이었다. 하지만 너무나 어려워서 쉽게 손을 대지 못한 책들이었다.


 과거 강원국 교수님께서 강연 중에 "유시민 작가의 이야기는 참고가 되기 어렵다. 왜냐하면, 그분은 워낙 글을 잘 쓰시는 분이라 글을 못 쓰는 우리가 따라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어떻게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다 읽겠는가?"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나는 그 말을 오늘 비로소 깨달은 느낌이다.


 <청춘의 독서>를 통해 읽는 유시민 작가가 소개하는 책과 말은 확실히 '지금 우리 세대가 생각해보아야 할 고민'을 전해주지만, 그냥 평범히 독서를 즐기는 사람에게 제법 어려운 책이었다. 나름대로 독서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나도 깊이 파고드는 유시민 작가의 이야기에 상당히 낯선 감정을 느껴야 했다.



 오래전에 <강신주의 감정 수업>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오늘 읽은 <청춘의 독서>와 비교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에게  <강신주의 감정 수업>은 조금 더 쉽게 다양한 책과 지식을 만날 수 있도록 해준 책이었다. <강신주의 감정수업>이라는 책이 있었기에 나는 좀 더 쉽게 인문학에 접근했다.


 그런데 만약 <청춘의 독서>를 먼저 만났다면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 <청춘의 독서>를 읽는 동안 내가 접하지 못한 깊은 사유를 하는 책을 만나는 일은 무척 즐겁다. 공자가 말한 "학이시즙지 불역열호(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의 뜻이 무엇인지 알게 된 기분이다.


 독서는 결과가 아니라 그 과정에 있음을 <청춘의 독서>를 읽으며 느끼고 있다. 비록 책을 많이 읽었다고 해도 무거운 이름의 인문학서나 고전을 별로 읽지 않았던 터라 어려워도 <청춘의 독서>를 만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언제 토머스 맬서스의 <인구론> 같은 책을 읽어보겠는가?


 그렇다고 해서 독서를 하는 사람이 꼭 유시민 작가가 <청춘의 독서>에서 소개하는 책들을 위주로 읽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책은 그냥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재미있게 읽으면 충분하다. 하나의 책을 집필하기 위해서 작가는 수 백, 수 천 권의 책을  참고한다. 그 책이 결코 불필요할 리가 없다.



 어릴 적에 우리는 권장 도서 목록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숙제를 통해 '독서의 과정보다 결과를 중요하게 여기는' 습관이 있었다. 책을 읽고 생각한 것을 글로 적는 일은 매우 추천하고 싶은 일이지만, 자신과 맞지 않는 책을 억지로 읽고 정해진 분량을 채우는 글쓰기를 나는 절대 추천하고 싶지 않다.


 독서는 내가 재미있게 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작가가 추천하는 책을 찾아서 읽게 되고, 비슷한 책을 찾아 읽으면서 점점 책을 읽는 범위가 넓어지는 법이다. 무리해서 어려운 책을 찾아 읽을 필요가 없다. 괜히 어려운 책을 집어 들었다가 독서 자체가 싫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늘 내가 좋아하고 관심이 있는 책을 위주로 읽었고, 같은 작가의 다른 책을 읽으면서 내가 아는 책의 범위를 넓혀갔다. 오늘 만난 유시민 작가의 <청춘의 독서> 또한 그렇다. 비록 여기서 소개하는 책들을 모두 하나하나 읽기에는 무리이지만, 적어도 짧게 짧게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결국, 독서라는 것은 그런 게 아닐까? 내가 적고자 하는 <덕후 독서 일기> 또한 그런 느낌이다. 블로그에 연재한 서평 목록을 보면 유시민 작가의 <청춘의 독서>와 같은 전문적인 느낌은 아니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의 사는 이야기는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내가 추구해온 독서의 길이었다.


 <청춘의 독서> 덕분에 내가 적고 싶은 글은 무엇인지 확실해진 느낌이다. 길 잃은 유시민이 답을 구했던 책과 사는 이야기가 담긴 <청춘의 독서>. 제법 비중 있는 책들이 다루어져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여기서 오늘을 고민하고 있다면 한 번 정도 읽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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