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여자 오사의 일본 재발견 로컬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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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덕후가 생생히 전하는 일본 로컬 여행 코믹 에세이!


 대학에서 일본어를 전공하면서 늘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곳이 일본이다. 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경제적 문제이고, 두 번째 이유는 '과연 내가 혼자서 잘 다닐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다. 2016년 겨울에 한일 관광 교류 프로그램의 긴 자유 시간을 통해서 후자는 어느 정도 극복했을까?


 하지만 여전히 나에게 일본은 친숙하면서도 너무나 먼 나라다. 페이스북 친구 중에서 1박 2일로 종종 일본 여행을 다녀오시는 분이 있는데, 나는 도저히 그런 실천이 되지 않는다. 히키코모리 성질을 아직 다 이겨내지 못한 상태라 역시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과 시간을 보내는 일은 무척 어렵다.


 이렇게 일본 여행과 일본 거주의 실천은 어려워도 늘 일본 문학 작품을 읽으면서 일본의 다양한 모습을 즐기고 있다. 오늘 소개하고 싶은 일본 여행 에세이는 그동안 우리가 사진과 글로만 접한 에세이와 달리 만화로 그려진 에세이다. 제목은 <북유럽 여자 오사의 일본 재발견 로컬 여행>이다.


 책 제목 그대로 저자는 북유럽에서 일본으로 건너와 거주하고 있는 여성 만화가다. 자기소개 부분을 읽어보면 '어릴 적부터 일본 만화를 좋아해서 일본에서 만화가로 데뷔하는 것이 꿈이었는데, 2015년에 마침내 그 꿈을 이루었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정말 성공한 덕후의 이상적인 모델이었다!





 외국인의 시점에서 일본의 다양한 지역을 여행하는 이야기라 무척 쉬웠고, 중간에 직접 다녀온 곳도 있어서 상당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내가 현재 일본어를 배우고 있는 도중이라 일본문화에서 미처 알지 못한 것을 파악하는 즐거움, 외국인으로서 느낀 어려움이 무척 공감됐다.


 <북유럽 여자 오사의 일본 재발견 로컬 여행>은 미나미토호쿠에서 후쿠오카 현 오카와 시, 오키나와, 히로시마, 교토를 다니는 여행기다. 미나미토호쿠 지역을 가기 위해서 도쿄에서 신칸센을 타는 법을 확실히 볼 수 있었는데, 작년 겨울에 갔던 여행에서는 신칸센을 가이드를 따라 타서 알지 못했었다.


 그 이외에도 미나미토호쿠 지방에서 볼 수 있는 일본 전통 양식을 재미있게 보았고, 후쿠오카 현 오카와 시 편에서는 야나가와가 등장해서 사뭇 놀랐다. 작년 겨울에 야나가와에서 뱃놀이를 체험했었는데, 책의 저자 또한 겨울에 방문해서 코타츠가 있는 배를 타고 즐겼었다. 어쩌면 이렇게 신기한 일이!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놀라웠던 점은 뱃사공이 낮은 수로를 통과할 때 점프를 해서 뛰어넘는다는 묘사다. 왜냐하면, 작년 겨울에 야나가와에서 뱃놀이 체험을 할 때 뱃사공은 낮은 수로는 깊숙이 수그리고 통과했었기 때문이다. 저자가 거짓말을 하지 않았을 텐데, 아마 뱃사공에 따라 다른 걸까? (웃음)


 야나가와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이 장면을 보았다. 야나가와 뱃놀이는 봄에 즐기기 좋다고 하는데, 기회가 된다면 봄에 재차 방문해보고 싶다. 하지만 이렇게 글로 말을 하더라도 내가 야나가와를 두 번째 방문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왜 이렇게 나는 행동도 더디고, 통장에는 잔고가 없는 것인지….


 야나가와 이야기 이후 오키나와 이야기가 그려졌다. 오키나와 이야기에서 일본인이 평균적으로 가지는 두 개의 꿈이 '가족과 함께 디즈니랜드를 가는 것'과 '가족과 함께 오키나와를 가는 것'이라는 사실에 상당히 놀랐다. 확실히 일본에서 홈스테이할 때도 오키나와는 가본 사람이 드물다고 들었다.


 한국 사람인 나도 오키나와는 꼭 한 번 가보고 싶은데(디즈니랜드는 취향이 아니다. 한국에서도 놀이동산은 자발적으로 찾은 적이 없다.), 이번 여름에 가보고 싶어도 혼자 딱히 마음에 내키지 않는다. 가고 싶다고 해서 갈 수 있는 것도 아니라 책을 통해서 오키나와의 매력을 짧게 즐기는 것으로 만족했다.





 오키나와 이후에는 히로시마에서 먹는 오사카와 다른 오코노미야끼와 교토에서 게이샤와 국제 만화 박물관 에피소드 등을 읽을 수 있었다. 평범한 여행 에세이라면 조금 지루했을지도 모르지만, 외국인 시점에서 본 일본의 모습을 만화로 읽을 수 있어서 무척 좋았다. 역시 일본에 가고 싶어졌다!!!


 조금 있으면 작년에 대학을 통해서 방문한 겐카이정 홈스테이가 시작하는 날짜다. 한번 신청한 사람은 두 번 신청은 불가능했기 때문에 후배 한 명에게 가보라고 추천을 해줬다. 겐카이정에서 홈스테이로 머물면서 라인 ID를 주고받은 가족과 지금도 종종 짧게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지내고 있다.


 숙박은 우리 집에서 하면 되니까 일본에 놀러 오라는 말을 들었지만, 솔직히 부담스러워서 갈 수가 없다. 후쿠오카 하타카 항까지 가는 배는 부산에서 싸게 구할 수 있지만, 조금 민폐를 끼쳤을지도 모르는 곳에 신세를 지기란 쉽지 않은 법이다. 후쿠오카 여행 도중 짧게 들리는 것 정도면 모르겠지만.


 일본어과를 전공하면서 내년이 지나면 졸업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너무나 멀게 느껴진다. 일본어는 <북유럽 여자 오사의 일본 재발견 로컬 여행> 책의 저자와 마찬가지로 일상 회화는 문제없지만, 점점 파고들수록 알아듣지 못하는 수준이다. 그래도 언젠가 일본을 방문한 여행기로 책을 써보고 싶다.


 역시 실천밖에 답이 없다. 실천하기 위해서는 과감함과 용기가 필요하다. <북유럽 여자 오사의 일본 재발견 로컬 여행>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가슴에 새긴 일본 여행과 일본 여행 에세이의 꿈. 긴 시간을 들여 30대가 되기 전에 도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 제발, 좀, 제대로 좀 해보자. 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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