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식당을 보면서 다시 영어 공부가 하고 싶어진 이유
- 문화/문화와 방송
- 2017. 5. 20. 07:30
윤식당 코멘터리, 마지막까지 <윤식당>만의 매력을 어필하다
그동안 많은 시청자의 사랑을 받은 발리 길리 트라왕안에서 촬영한 <윤식당>이 어제(19일) 코멘터리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윤식당>의 사장님이었던 배우 윤여정은 코멘터리 방송에서 "이게 왜, 왜 인기가 있는 거야? 이게?"라고 말할 정도로 <윤식당>은 기이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나 또한 <윤식당>의 열혈 시청자로서 매번 금요일 밤마다 <윤식당>을 보며 보냈다. <윤식당>은 단순히 먹방이나 쿡방을 넘어서 여행과 일상의 힐링을 보여준 프로그램이었다. 죽기 전에 꼭 한 번 가보아야 할 여행지로 손꼽히는 발리 트라왕안의 풍경과 여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너무나 보기 좋았다.
오늘날 우리는 새 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 '여유'라는 단어가 사치에 불과한 시간을 보냈다. 피곤함을 느끼다 못해 좀비처럼 퀭한 눈이 되어가는 사람들에게 <윤식당>이 보여준 이야기는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그 멋진 풍경 속에서 식당을 하며 손님을 맞이하고, 자연스러운 이야기를 볼 수 있었다.
억지로 웃음을 만드는 게 아니라 그곳만의 이야기를 담아서 그대로 보여주었다. 지나치게 조미료가 들어간 방송에 익숙했던 사람들은 <윤식당>을 통해 색다른 즐거움을 느꼈다. 그 즐거움이 <윤식당>이라는 잘 알 수 없는 식당 운영 프로그램이 이토록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라고 생각한다. (웃음)
나도 그런 이유로 <윤식당>을 보았는데, <윤식당>을 보면서 문득 다시 영어 공부가 하고 싶어졌다. 대학에서 졸업하는 데 필요한 토익 점수를 얻기 위한 영어 공부가 아니라 여행을 위한 영어 공부를 하고 싶었다. 영어로 어느 정도 일상회화를 할 수 있으면 놀랄 정도로 세계가 넓어질 것 같았다.
<윤식당>의 출연진은 모두 조금이나마 영어를 할 수 있었고, 인도네시아 발리 트라왕안이라는 외국에 모인 외국인들도 영어를 통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영어에 조금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으면, 저기서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라는 상상을 하게 되었다. 너무 멋지지 않은가?!
사촌 여동생 한 명은 지금 호주에서 워킹 홀리데이를 하고 있다. 대학에 들어가서 전공에 목숨을 걸고 공부를 하기보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영어 공부를 했었다고 한다. 기어코 이번에 호주로 건너가서 한국에서 누리지 못한 매일을 즐겁게 보내고 있다고 들었다. 영어는 그렇게 선택의 기회를 넓혔다.
<윤식당> 출연진이 구사한 영어는 그렇게 고급 어휘가 아니다. 모두가 조금만 용기와 단어만 알고 있으면 사용할 수 있는 영어였다. 우리는 그동안 중학교, 고등학교를 통해서 6년 동안 영어를 공부했다. 그리고 지금 대학생과 직장인이 되어서도 더 높은 스펙을 위해서 토익을 공부하고 있기도 하다.
왜 우리라고 그 정도의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겠는가? <윤식당>을 보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대학 전공 때문에 잠시 멀리했던 영어를 공부해서 내가 갈 수 있는 세계를 더 넓히고 싶었다. 영어라는 한 개의 외국어만 할 수 있어도 우리는 만나는 사람, 만나는 세계가 훨씬 넓어지니까.
대학에서도 한 교수님이 "다른 공부는 게을리하더라도 영어만큼은 꼭 해야 한다."라고 강조하신다.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선택의 기회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TED와 같은 멋진 강의도 찾아서 들을 수 있고, 공개된 미국 아이비리그 강의는 물론, <윤식당> 촬영지에도 홀로 떠날 수도 있다.
<윤식당>을 보면서 영어 공부가 하고 싶어진 이유는 그뿐만 아니다. <윤식당>을 통해서 오랜만에 웨스트라이프의 팝송을 들으며 열심히 공부한 고등학교 시절의 추억을 떠오르기도 했었다. 당시 영어 공부 목적은 수능에서 좋은 점수를 얻는 거라 대학에 와 영어 공부를 흐지부지한 게 굉장히 아쉬웠다.
지금이라면 점수에 상관없이 좀 더 즐겁게 영어 공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행히 고등학교 시절 들은 이충권 선생님의 문법, 리딩 책을 아직 버리지 않고 갖고 있다. 심화 교재를 버린 건 무척 아쉽지만, 옛날에 공부한 기초를 반복하며 단어를 늘여나가면 충분히 영어 회화에 도전해볼 수 있다.
공부는 단순히 토익 성적을 높여서 좋은 기업에 들어가는 게 아니다. 내가 바라볼 수 있는 세계를 넓히는 일이다. 영어 공부는 세계를 보는 눈이 근시가 되어버린 우리의 시야를 넓힐 수 있도록 하는 일이다. 처음부터 완벽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외국인이다. 외국인이 외국어에 서툰 건 당연한 법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영어 공부가 조금은 가벼워지지 않을까? 성적이 너무나 오르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고, 대학에서도 토익 750점을 의무적으로 받기 위해서 또 스트레스였던 영어. <윤식당> 덕분에 성적이 아니라 조금 더 나를 위한 기회로 영어를 공부하고 싶어졌다. 이제는 좀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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