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민간 회사 JTB 견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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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학생 관광 교류 프로젝트 8일 차, JTB 본사 견학을 가다


 오사카 이야기까지는 모두 일본에 머무를 때 호텔에서 여행기를 작성했었지만, 그 이후는 모두 한국에 돌아와 사진을 정리하면서 여행기를 적고 있다. 정리되지 않은 책들이 쌓인 방 한구석에서 아이패드 키보드를 두드리며 여행기를 적고 있으면, 일본에서 보냈던 그 시간이 꿈은 아니었는지 의심케 된다.


 오늘 이야기할 시간은 12월 26일, 한일 학생 관광 교류 촉진 프로젝트 8일 차에 보낸 이야기다. 이날은 평소보다 조금 더 일찍 일어나 움직여야 했지만, 생각보다 일정이 빠르게 흘러가지 않았다. 첫 시작부터 학생들의 준비가 더뎌지며 지연되더니, 일본의 지옥철을 겪으면서 시간이 굉장히 촉박했다.


 일본의 지옥철은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통해 소문으로만 들었지, 설마 평일 출근 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도 이 정도로 붐빌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한국에서도 지옥철과 지옥 버스 등의 말이 있지만, 나는 체감을 해본 적이 없었다. 왜냐하면, 학교로 출발하는 시간과 돌아오는 시간이 항상 어정쩡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 처음으로 '지옥철'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상황을 겪었다. 모든 학생과 교수님이 함께 이동해야 했지만, 도저히 더 밀고 탈 수가 없어서 낙오팀은 15분 후에 오는 전철을 타야 했다. 일본에서 설마 이런 일을 겪을 줄을 누가 상상이라고 해보았을까? 교수님도 정말 당황해하셨다.


이케부쿠로에서 신주쿠까지


이제는 익숙해진 역내 애니메이션 광고판


지옥철 한 차례 씨름 이후


 그렇게 지옥철을 겪고 나서 간신히 도착한 곳은 일본 굴지의 여행사인 JTB 본사다. JTB는 민간 자본으로 운영되는 회사로 그 역사가 정말 오래된 회사다. JTB 본사에 도착해 간략한 세미나를 해당 직원에게서 들을 수 있었는데, JTB의 출발점은 메이지 시대라고 한다. 그 역사가 대단히 놀라웠다.


 JTB가 가진 현지의 비전은 도쿄 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까지 세계적인 회사로 발돋움하여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라고 한다. 오늘날 여행의 의미는 단순히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과 달라졌다. 사람들은 사람을 만나거나 잊은 여유를 찾기 위해 오는 여행의 의미를 공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특히 JTB는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애니메이션을 활용하기도 했다. 특정 애니메이션 관련해서 이야기하며 학생들에게 "알고 계시나요?"라는 질문에 "알고 있어요~."라며 나 혼자 소리 없이 피식 웃으며 답했다. 그 작품은 너무나 오타쿠에게 유명한 <러브라이브>였으니까.


 아마 학생들 중에서도 <러브 라이브>를 아는 사람은 더러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숨덕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모르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전날 호로요리를 마시던 멤버들과 눈을 마주치면서 웃기만 했다. 아무튼, 그 이후 JTB이 여러 이야기를 상세하게 들어볼 수 있었다.


 열심히 필기한 내 수첩을 보면, JTB는 인재의 성장이 회사의 성장이라는 이념에 따라 자기 주도적인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큰 투자를 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두터운 신뢰관계를 뿌리로 성장한 회사인만큼, 브랜드 인지도에서도 신뢰도 부분에 절대 손실이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는 듯했다.


 그중에서 여성 배려제도를 통해 근무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하여 아이를 돌보기 위해서 평소보다 더 일찍 퇴근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도 눈에 띄었다. 한국에서도 시범적으로 몇 개의 기업이 적용한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지만, 이미 굳어버린 시스템을 혁신적으로 바꾸는 새로운 패러다임은 되지 못했다.


 '역시 한국은 헬조선에서 벗어날 수 없다.'라고 생각하며 JTB 사내 건물을 둘러보기도 했다. JTB 회사는 다국적 사람들이 근무를 하는 장소에서 어떤 식으로 배치되어 있는지 들을 수 있었는데, 일본 내에서도 상당히 순위가 높은 JTB 회사 본사 견학을 해본 경험은 상당히 즐거운 시간이었다.


 간단히 회사 견학을 마치고 나서는 JTB에 올해 입사한 한국 사원과 짧은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그분은 일본 취업 시장에 대한 한국 학생들의 질문에 "한국은 스펙을 중시하지만, 일본은 스펙만큼 자신의 이야기도 굉장히 중요하다. 대학에서 무엇을 얻었는지, 뭘 했는지 확실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JTB 본사 건물






 역시 중요한 것은 스토리텔링이었다. 이미 한국에서도 굴지의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스펙만 아니라 나만의 이야기가 중요하다는 게 정평이 나 있는데, 좀처럼 한국의 취업 시장은 스펙 중심구조에서 바뀌지 못하고 있다. 아마 조금 더 시간이 지나야 한국도 진짜 무엇이 중요한지 알게 될 것 같다.


 나에게 이러한 이야기는 TED 강의와 책을 통해 매일 밥 먹는 듯 들었던 이야기라 새로운 건 없었다. 하지만 일본 취업에서는 면접이 무려 3~4번이나 이어진다는 게 놀라웠다. JTB에 입사하신 분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꾸준히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이시며 일본 기업의 여러 이야기를 했다.


 현재 일본에서는 지나친 야근으로 자살한 사건이 일어난 이후 야근을 없애기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광고로 상사가 먼저 퇴근 시간이 되면 퇴근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저녁이 있는 삶이 출산율이 떨어진 일본 사회의 미래를 세우는 일이라며 비로소 접근 방향을 바꾸어 나아가고 있다.


 JTB의 여성을 위한 제도도 그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일본은 초고령화 사회를 이겨내기 위해서 다양한 방책을 시행하며 검토해볼 것이다. 한국도 너무나 빠르게 초고령화 사회로 들어가고 있고, 20년 이후에는 절벽 같은 그래프를 그릴 정도로 인구가 급격히 꺾일 것이라고 한다. 우리도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JTB 회사 본사 견학을 마칠 수 있었다. 회사 본사에서 여러 사진을 찍었지만, 로고가 비치는 사진은 저작권 때문에 사용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소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JTB'라는 회사와 일본 취업 시장에 대해 알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었다.


 26일에는 JTB 본사를 견학한 이후 The farm이라는 곳을 방문했는데, 이미 이야기가 너무 길어져서 그 이야기는 다음에 또 이어서 할 생각이다. 한국의 난지캠핑장이 떠오르지만, 좀 더 고급스러운 캠핑을 할 수 있고, 농업 재생 사업에 성공한 모델로 손꼽히는 The Farm 이야기는 다음을 기대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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