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파워블로그 선정 중단은 블로그 시대의 끝을 의미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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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논란이 되었던 '파워블로그'이라는 이름이 이제는 사라지게 됩니다.


 처음으로 블로그를 운영할 때는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었다. 하지만 내가 읽은 책, 내가 겪은 이야기, 내가 바라보는 풍경을 글로 적으면서 블로그는 나만의 고유 콘텐츠로 채워지면서 상당히 큰 발전을 이루었다. 어디에서 파워블로거로 소개받고, '저는 블로그를 합니다.'고 소개하는 일이 자연스러워졌다.


 그런데 나는 파워블로거로 불리는 일이 대단히 기쁘기는 하지만, 아직 한참 멀었다고 생각한다. 방문자 수에서는 여전히 다른 힘 있는 분과 비교하면 저조하고, 자신의 콘텐츠를 가지고 다양한 활동을 하시는 분을 바라보면서 늘 부러움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제 막 올라서고 있는 셈이다.


 '파워블로거'라는 타이틀은 많은 블로거가 한 번은 꿈꾼 일이다. 특히 티스토리에서 선정한 우수 블로거, 네이버에서 선정한 파워블로거라는 두 개의 타이틀은 각 포털에서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이 1년의 목표로 세운 항목이기도 하다. 블로그를 운영하고 1년 정도가 되었을 때 나도 그랬다.


 꾸준히 블로그를 열심히 운영한 덕분에 1년이 지나고 나서 티스토리 우수 블로거로 선정되었고, 그다음 해에는 블로거 대상 후보로 선정되기도 했다. 딱히 어떤 상을 노리고 글을 꾸준히 쓴 것은 아니었지만, 좀처럼 인정을 받지 못하던 내가 이곳에서 글을 쓰며 인정받는 일이 대단히 즐거웠다.


카카오 우수블로그 2015


 블로그 콘텐츠 시장이 1인 미디어로 한참 주가를 올리고 있을 때, 나는 블로거를 지원하는 TNM의 파트너로 가입하기도 했다. 한창 블로그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을 때, TNM 파트너 블로거가 되는 일은 일반 연예계에서 신인 연예인이 SM 사와 계약을 체결하는 것과 같다고 말해질 정도의 일이었다. (그때는 멋도 모르고 기뻤다.)


 하지만 항상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올 때가 있는 법이다. 블로그 콘텐츠 시장은 1인 미디어로 주목을 받으면서 몇 블로거가 성장하기 시작하자 각종 부패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소위 '파워블로거'로 불리는 몇 블로거가 벌인 수수료 사건과 진실을 담지 않은 콘텐츠가 비판받은 것이다.


 네이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파워블로거의 이런 사태는 블로그 시장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블로그 콘텐츠와 SNS 콘텐츠에 투자하던 기업이 하나둘 투자를 줄이기 시작했고, 방송에서 '파워블로거지'라는 말이 다루어지면서 많은 블로거가 '블로거지'로 불리는 사태로 악화하였다.


 힘 있는 블로거들은 우리 기업 시장과 마찬가지로 바람이 불어도 잠시 흔들렸다가 다시 꿋꿋이 버텼지만, 약소한 블로거들은 죄다 무너지고 말았다. 그렇게 일부 블로거가 독점하는 사태는 더욱 커졌고 대표적인 하나의 사건 이후 몇 번이나 비슷한 일이 보도되면서 블로그 시장은 위축되었다.


파워블로그 제도 안내를 통해 중단을 밝힌 네이버


 이번에 네이버가 파워블로그 선정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네이버 측에서는 우수한 콘텐츠를 가진 블로거가 많고, 다양성을 대변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확실히 지난번처럼 소수의 사람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이 운영하고, 양질의 콘텐츠가 꾸준히 생산되는 부분에서는 수긍이 간다.


 2013년에는 다음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다음은 매해 블로거 대상과 우수상 후보를 선정하는 제도를 두고 있었는데, 2013년에는 대상까지 가지 않고 우수상을 선정하면서 막을 내렸다. 다음의 블로거 콘텐츠 마당인 다음뷰 서비스가 종료되어 많은 사람이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었다.


 카카오에 인수 합병이 된 다음은 지난 2015년 우수 블로거 선정도 다음과 티스토리 블로그 두 카테고리를 합쳐서 선정했다. 우수 블로거 선정 과정이 투표로 이루어지면서 많은 말이 있었지만, 한동안 소식이 들리지 않아 '우수 블로거 제도도 없어진 거 아니야?'라는 걱정을 덜게 해줬었다.


 그런데 올해 2016년은 카카오가 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최대의 경쟁사이자 카카오의 목표로 여겨지는 네이버가 파워블로그 선정을 중단한다고 했으니, 카카오 또한 2016년 우수블로거 선정을 중단할지도 모른다. 점점 다음에서 입지가 좁아지는 블로그 콘텐츠를 보면 당연히 그럴 수도 있다고 본다.


2015 우수블로그 배지, ⓒ노지


 지난 2015년 우수 블로거로 선정되어 카카오에게 받은 2015년 우수 블로거 금배지는 마지막 상품이 될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블로거 대상 후보에서 한 번 탈락한 만큼, 더 좋은 글을 써서 다른 도전을 해보고 싶기도 했었던 터라 블로거 상 폐지와 이런 모습은 상당히 아쉽다.


 하지만 그동안 파워블로거지 사태로 '파워블로거'라는 이름이 가지는 긍정적인 시너지효과보다 좋지 않은 영향이 더 많았던 시점에서 '파워블로거'라는 이름이 사라지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당이 점퍼 색깔과 이름을 바꾸고 선전한 것처럼, 블로그도 그런 게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


 위축된 블로그 콘텐츠 시장의 영향으로 TNM 미디어는 서비스를 종료하게 되었고, 다음뷰 시스템과 블로그 지원제도는 점점 자취를 감추어가고, 네이버 또한 파워블로거 선정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1부는 화려했지만 이렇게 종료가 되고, 이제는 2부로 들어가서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이다.


 파워블로거지 사태로 신뢰가 악화하고, 투자가 줄어든 블로그 시장이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블로거 콘텐츠를 보는 힘은 남아있다. 질이 좋은 자신의 고유한 콘텐츠를 꾸준히 발행하는 블로거는 여전히 살아남아서 글을 쓰고 있다. 나 또한 블로그를 통해서 계속 꿈을 그리며 걸어갈 생각이다.


 올라가면 내려오는 단계가 있듯이, 내려오면 다시 올라가는 단계가 있다. 지금은 많은 사람이 스낵 콘텐츠에 중독되어있지만, 다시 스낵 콘텐츠가 아니라 영양식 콘텐츠를 즐겨찾을 시기가 올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휘발성 강한 유흥이 아닌, 진실한 감동이 있는 콘텐츠이니까.


 아무쪼록 블로그 시스템이 꾸준히 살아남기를 바란다. 제발, 카카오는 티스토리 사업을 접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래저래 콘텐츠 방향을 주물러서 되지 않고 있으니, 차라리 옛날 블로거뉴스 시스템을 부활시켜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해 경쟁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조심스럽게 바라본다. 어때요?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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