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디서 살았으며 무엇을 위해 살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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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삶의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음미해볼 의무가 있다.


 아직 20대로 삶을 살지만, 나는 종종 그저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이 아니라 한 번쯤 멈춰 서서 '지금,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내게 던져본다. 이건 잘난 체하기 위해 하는 것도 아니고, 진지한 척하기 위해서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내일은 좀 더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싶다'는 내 간절한 마음이, 게을러지고 나태해지는 내 마음을 다시 바로 세우기 위해 하는 질문이다.


 나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 책으로 들어가 다른 사람이 본 풍경을 보고, 다른 사람이 느낀 감정을 느끼고는 한다. 그리고 어떤 때에는 눈을 감고 내 안에 있는 나를 마주하기 위해 생각에 빠지기도 한다. 참, 다른 사람에게는 할 일이 없어서 빈둥빈둥거리며 허울 좋은 변명을 붙인다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종종 멈춰서 이런 시간을 가진다.


 지금 이 블로그의 공지사항에 적혀 있는 《내 마음에 품은 비전과 목표》는 몇 번의 그런 시간을 거쳐서 적게 된 글이다. 이 글에 적힌 목표와 나와의 약속은 언제라도 바뀔 수 있으며, 좀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서 과거의 나를 경계하는 글이기도 하다. 그저 우는 것밖에 할 수 없었던 옛날에 비해 좀 더 웃을 수 있는 오늘을 보내는 내게 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잘 알고 있으니까.


 그래서 나는 오늘 이 시간을 허투루 보낼 수 없다. 어쩌면 이건 내가 지나치게 보수적이거나 어떤 일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는 원인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 걸까?'라는 질문을 통해 하고 싶은 일을 마냥 해보고, 그 일을 통해 느끼는 즐거움으로 '허튼 시간보다 나를 위한 시간이 백배는 낫다'는 고집을 피운다. 이게 20대로 사는 나의 모습이다.


나는 어디서 살았으며 무엇을 위해 살았는가, ⓒ노지


 이 책은 거리에서 지나가다 우연히 눈이 가는 사람을 만났다, 그런 느낌으로 만나게 된 책이다. 책의 제목인 《나는 어디서 살았으며 무엇을 위해 살았는가》라는 글귀가 눈과 머리가 아니라 가슴에 가까이 다가왔다. 그래서 책상 왼쪽 옆에 우두커니 쌓여있는 읽어야만 하는 다른 6권의 책을 제쳐놓고, 이 책을 먼저 읽기 시작했다.


 《나는 어디서 살았으며 무엇을 위해 살았는가》는 긴 문장의 글을 통해 책을 읽는 독자에게 어떤 식으로 변화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는 책이 아니다. 그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명문장을 조금씩 보여주며 독자에게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주는 그런 책이다. 사진과 함께 읽을 수 있는 짧은 글은, 때때로 조금 긴 글은 책을 읽는 동안 여러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오래전에 나는 블로그에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라는 책을 소개한 적이 있었다. 이 책은 그 책과 비슷한 느낌이다. 하지만 혜민 스님의 책은 단순히 우리의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글이었다면, 이 책은 우리의 마음을 치유하는 글이라기보다 좀 더 우리가 현실에서 어떤 생각을 바로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그런 글이라고 말해야 할까?


 내가 책에서 읽을 수 있었던 몇 가지 부분과 함께 머릿속에서 막 이런저런 생각이 나서 책에서 메모한 부분을 사진으로 한 개만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나는 어디서 살았으며 무엇을 위해 살았는가, ⓒ노지


 사실, 이 사진 한 장만이 아니라 책에서 읽는 동안 생각한 많은 부분을 글로 옮기고 싶었다. 그런데 그 글을 적다 보니 왠지 책에 적었던 그 순간의 느낌이 제대로 옮겨지지가 않았다. 비록 그 글을 모두 옮기지는 못하지만, 위 사진을 통해서 이 책이 어떤 식으로 글이 적혀있는지, 그리고 내가 어떤 식으로 책을 읽었는지 간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책은 읽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다. 책을 읽고, 생각하고, 현실을 고민하고,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답을 구하는 것이 진짜 책 읽기라고 난 생각한다. 어쩌면 이 책 《나는 어디서 살았으며 무엇을 위해 살았는가》에서 읽을 수 있는 소문장은 우리에게 직접 그 행동을 실천하도록 하며 답이 없어 보이는 2014년 대한민국을 바라볼 수 있게 도와줄지도 모른다.


 아니, 난 그렇게 믿는다. 내가 책을 통해 지금 우리가 사는 2014년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며 긴 침묵을 하며 샤프를 손에 쥐고, 책에 글을 쓰게 한 것처럼 다른 사람도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말이다. 비록 꼭 사회 문제만을 바라보는 게 아니라 내 삶을 되돌아보며 '그때의 내 생각'을 적어보거나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멋진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앞에서는 내가 책에 적었던 글을 그대로 옮기기가 조금 그랬다는 이야기를 했지만, 역시 글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는 그 글을 조금이라도 옮겨보고 싶다. 그래서 다는 옮기지 못하지만, 책에서 인상 깊게 읽은 명문장과 함께 내 생각을 기록한 부분을 글로 남긴다. 이 책을 읽을 다른 사람도 책의 제목처럼 '나는 어디서 살았으며 무엇을 위해 살았는가'는 질문을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


한 나라의 사정은 1년에 한 번 투표함에 넣는 종이 한 장 따위에 좌우되지 않는다.

당신이 매일 아침 방에서 거리로 뛰쳐나가는 바로 그 순간, 당신이 어떤 사람인가에 따라 달라지는 게 이 나라의 모습이다.


(투표함에 넣는 종이 한 장. 하지만 이것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한국에는 많다. 단지 장난처럼 투표를 해서 무효표(기권표)를 만들거나 애매하게 표를 찍어서 되어서는 안 되는 사람에게 표를 주는 사람이 많다. 4년마다 한 번씩 치러지는 지방선거, 5년마다 한 번씩 치러지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그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얼마나 괴로운 현실인가.

그러나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자신의 눈앞에 당장 움직일 수 있는 이익이 없는 한, 언제까지고 이런 바보 같은 일은 영원히 반복될 것이다. 그것이 한국에 사는 어리석은 사람들의 모습이다. 그래서 한국은 점점 더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게 힘들어지고, 들리지 않는 고통의 신음이 어제부터 내일까지 이어지며 커지고 있다. 한국은 그런 나라다.) - p33 기록



어떤 사람이 조각 천으로 기운 옷을 입었다고 그 사람을 조금이라도 얕잡아본 적은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건전한 생각을 가지려고 노력하기보다 유행에 뒤떨어지지 않는 옷, 꼭 유행은 아니어도 깨끗하고 기운 자국 없는 옷을 입는 데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나는 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헤진 바지를 입느리 차라리 다리를 다쳐 절룩거리며 거리를 걷는 쪽을 택할 것이다.


(이건 언제나 겉모습을 중요시하는, 자신보다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는 우리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문장이었다. 한국에서는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산다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지금도 여러 곳에서 사람들의 어리석은 잘못이 반복되고 있다.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성형을 고집하고, 내 행복과 하고 싶은 일과 관련이 되어 있지 않아도 4년제 대학과 이름 있는 과를 고집하는 일이….

그러나 사람은 이런 바보 같은 것을 고치려고 하지 않는다. 20대만이 아니라 모든 세대가 그렇다. 언제까지고 이런 어리석은 일을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내가 하고 싶을 것을 하고, 내가 생각하는 대로 꿈을 좇으면 된다. 단지 그것이 진짜 선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이고, 웃을 수 있는 방법이다.) - p97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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