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폭력은 어떻게 사회 폭력이 되는가?
- 시사/사회와 정치
- 2014. 8. 8. 07:30
고쳐지지 않고, 반복되는 폭력의 악순환은 어떻게 반복되는 걸까?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과연 '폭력'이라는 건 무엇일까? 최근에 접한 한 폭력 사건과 살인 사건의 기사를 읽으면 잠시 생각에 빠져들었었다. 사전적인 의미로 폭력은 '남을 거칠고 사납게 제압할 때 쓰는 물리적인 수단이나 힘'이라는 의미다. 단순히 남을 거칠고 사납게 제압할 쓰는 물리적인 수단이나 힘이라고 하기에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폭력을 말하기에는 조금 부족함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전 검색을 통해 볼 수 있었던 그 첫 번째 의미는 어디까지나 '좁은 의미'의 폭력에 대한 정의다. 하지만 좀 더 '넓은 의미'로 폭력을 생각해보았을 때, 우리는 폭력을 '남을 거칠고 사납게 몰아붙이는 물리적인 수단이나 힘만이 아니라 언어와 같은 비물리적인 수단과 악의'라고 정의할 수 있지 않을까? 단순히 누군가를 향해 품은 악의라기보다 순수한 악(惡)으로 나오는 것이라고 붙여도 될 것 같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러 폭력은 오직 물리적인 수단과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방법으로 행해지는 폭력이 정말 많기 때문이다. 이미 언어폭력이 얼마나 심각하게 사람을 정신적으로 몰아붙일 수 있는지는 많은 사례가 증명하고 있다. 게다가 언어폭력만이 아니라 최근에 발생하는 폭력은 더욱 은밀하게 주도되어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간다.
특히 익명성으로 활동할 수 있는 인터넷 인프라가 아주 잘 갖춰져 있는 한국에서 그런 폭력은 더 심하다. 한국은 보이지 않는 그림자 속에서 움직이는 폭력의 주범은 대체로 힘 있는 자가 많아 처벌이 어렵고, 비록 힘없는 자가 폭력의 주범이 되더라도 피해자가 오히려 더 많은 손가락질을 받는 이상한 사회라 이런 폭력이 너무 흔히 일어난다.
유치원에서 볼 수 있었던 아동 폭력, 학교에서 볼 수 있었던 학교 폭력, 군대에서 볼 수 있었던 군대 폭력, 사회에서 볼 수 있었던 사회 폭력… 폭력이라는 단어 앞에 어떤 수식어를 붙이더라도 한국은 절대 벗어날 수가 없다. 다른 나라도 이런 폭력이 셀 수 없을 정도로 존재하겠지만, 처벌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는 정말 '너무하다'는 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로 물러터졌다.
사람을 죽이고도 고작 거론되는 형량이 최소 5년에서 30년이라고 하니, 어찌 한국의 처벌 수위가 정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또한, 여러 가지 요인이 첨부되면 집행유예까지 가능한 곳이 한국이다. 뭐, 돈이면 안 되는 것이 없겠지만… 폭력 가해자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처벌 수위 보호 제도는 정말 말도 안 될 정도로 엉망이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가?
폭력은 이렇게 순환한다, ⓒ구글 검색
그럼, 여기서 이 폭력의 시작점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자. 위에서 볼 수 있는 이미지는 구글에서 '사회 폭력'이라는 단어로 검색했을 때 첫 페이지에서 볼 수 있었던 이미지다. 위 이미지는 내가 이 글에서 말하고 싶었던 '가정 폭력은 어떻게 사회 폭력이 되는가?'는 주제를 아주 간단명료하게 잘 보여주고 있다. 부모에게 폭력을 당한 아이가 커서 그런 부모가 되는 과정을 말이다.
많은 사람이 부정할지도 모르겠지만, 우리가 사회에서 볼 수 있는 모든 폭력 범죄의 출발점은 바로 가정에 있다. 물론,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이미 많은 심리학서나 아동 교육에 관해 이야기하는 책에서 '가정 폭력을 겪었던 아이는 자라서 폭력에 물드는 경우가 많다'는 결론은 이미 확정적인 하나의 이론이다. 이것을 우리는 똑바로 이해해야 한다.
평소 가정이 화목한 아이가 밖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일은 거의 없다. 대체로 가정환경이 조금 좋지 않은 집의 아이들이 외부적으로 그 스트레스를 발산하게 되는데, 그 발산 방법이 집에서 자신이 겪은 것과 똑같은 '폭력'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학교 폭력을 일으키는 학생은 성적에 관련되지 않고, 다양한 아이가 주범이 된다.
'우리 아이는 그런 아이가 아니에요!'라고 착각하는 많은 부모가 자신의 아이가 학교 폭력의 가해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에는 기절초풍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평소 그 집에서 부모가 아이에게 하는 행동을 보면 '왜 아이가 폭력의 가해자가 될 수밖에 없었는가'에 대한 이유를 알 수 있다. 신체적인 폭력은 없었다고 해도 무심코 정신적인 폭력을 가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부모가 아이에게 가하는 정신적인 폭력은 성적 압박과 행동에 대한 철저한 제약, 그리고 조건부 사랑을 비롯한 여러 가지가 있다. 부부 싸움을 자주 하는 가정은 말할 필요도 없이 아이가 어긋나기 마련이고, 성적 압박을 통해 오직 '공부'만을 반복하는 아이는 보이지 않는 은밀한 폭력의 주범이 되는 가짜 모범생이 되어버린다. 후자의 경우는 정말 악랄한 범죄자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부모가 알게 되어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하거나, 아니면 아이가 스스로 어떤 계기를 통해 자신의 행동에 철저히 반성해 바뀌지 않는 이상… '폭력'은 멈추는 법이 없다. 그들은 학교에서도 보이는 폭력이든, 보이지 않는 폭력이든 상관없이 폭력의 가해자가 되어버리고, 사회에 나가서도 직장 따돌림을 비롯한 사소한 폭력의 가해자가 된다.
폭력은 무심코 시작해서 무심코 최악의 결과를 만드는 악마의 채찍 같은 거다. 우리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생일빵, 전역빵, 군대 폭행, 군기 잡기… 등의 비정상적인 일들은 모두 이런 폭력 중독에서 만들어진 결과다. 단 한 번도 누군가가 잘못을 지적해주지 않았고, 차가운 칼 같은 대우가 아니라 따뜻한 관심을 두지 않았고, 스스로 잘못을 인지하지 못했기에 반복되는 검붉은 뫼비우스의 띠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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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은 사랑을 제대로 주지 못한다고 했다. 누군가와 만나 그 상처를 치유해서 바뀔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은 일이다. 가정 폭력과 학교 폭력 등의 일을 다루거나 심리학을 다루는 많은 사람이 그 계기로 책을 읽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거나 등의 다양한 방법을 예로 들지만, 우리 사회는 똑바로 잡으려고 하기에는 너무 비뚤어진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종종 한다.
얼마 전에 블로그에 적었던 '데이트 폭력은 결코 사랑이 될 수 없습니다.' 글에서 말했었는데, 잘못된 방향으로 이어지는 '사랑'은 결국 폭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또한 어릴 때부터 바로 잡지 못했던 잘못된 가치관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 사랑받지 못했기에 집착과 폭력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할 수 있다.
어릴 때 부모로부터 겪은 가정 폭력은 방황하는 10대 청소년을 만들고, 그 방황을 제때에 올바른 방향으로 멈추지 않은 청소년은 이미 그때부터 폭력 가해자가 된다. 그런 청소년은 점점 자라면서 뒤틀린 가치관을 속에 품은 어른이 되어버리고, 사회생활 내에서도 보이지 않는 혹은 보이는 폭력의 가해자가 된다. 그리고 가정을 이루었을 때, 그들은 자신의 부모와 똑같은 가정 폭력을 일삼는 부모가 되어버린다.
이건 어떻게 해결할 수 없는 최악의 순환 고리다. 가정 폭력이 사회 폭력이 되는 과정이면서, 사회 폭력이 가정 폭력이 되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 사이에 우연히 돌연변이가 나타나 폭력을 멈추는 인물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이성을 잃어버렸을 때에는 어떤 결과를 만드는 인물이 될지는 알 수 없다. '도덕'과 '사랑'을 인위적인 시스템으로 배운다고 해도… 평소 가정에서 보고 듣고 배운 건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조금 무섭기도 하다. 주변에서 나를 가리켜 종종 착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난 내 개인적으로 내 본성은 그렇게 착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저 나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또 버림(멸시)받을 까봐… 누군가가 나에게 위해를 가할까 봐… 무서워서 최대한 책에서 읽은 대로 생활하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머릿속에 인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해도 이성을 잃어버리면 폭력적이게 된다.
평소 하는 생각도 절대 '선(善)'이라고 말할 수 없다. 오히려 '악(惡)'에 더 가깝지 않을까. 그 때문에 나는 이 폭력이라는 것이 정말 무섭다. 가정 폭력이 얼마나 오랫동안 한 사람에게 크게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있기에, 내게 학교 폭력을 거리낌 없이 일으키는 가해 학생이 절대 잘못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어른이 되어서도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니까.
지금도 우리 사회는 가정 폭력이 사회폭력이 되는 순환 구조를 좀처럼 벗어던지지 못하고 있다. 아니, 애초에 이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사람이 사는 세상에서 이런 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 지구가 자전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일이다. 이 당연한 일을 부정하고, 고치려고 한다는 건… 인류를 다시 만들겠다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는 것과 같은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해야 하는 일은 그 순환 구조에서 일어나는 피해자와 가해자를 위한 확실한 제도를 만드는 일이다. 그리고 실행하는 일이다. 약한 처벌이 아니라 분명한 처벌이 있어야 하고, 피해자를 확실히 보호해줘야 하며, 가해자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그 방법밖에 없다.
인류의 역사에 전쟁과 다툼이 없었던 적은 한 번도 없다. 즉, 이건 '폭력'이 없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는 거다. 폭력은 뗄 수도 없고, 외면할 수도 없는 우리가 안고 가야 하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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