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 광장과 청계천에서 본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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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과 청계천에서 본 과거의 권력과 맞서는 현대의 양심


 지난 24일 토요일에는 '티스토리 블로그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서 서울을 방문했었다. 단순히 간담회 자체도 상당히 매력적이었지만, 2년 만에 만나는 친구도 만나는 일이 가장 즐거운 일이라 과감히 서울을 방문한 것이다. 하지만 그 두 가지보다 더 직접 두 눈으로 보고 싶은 것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늘 인터넷 뉴스를 통해 볼 수 있는 광화문 광장과 청계천에서 벌어지는 '박근혜 퇴진'과 '정부의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하는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티스토리 블로그 간담회를 마친 후 바로 광화문역으로 향했는데, 광화문역으로 가는 길에서 볼 수 있었던 도로 양쪽에 자리 잡고 있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경찰버스는 '와, 이게 도대체 뭐야? 관광객은 내전이라도 일어난 줄 알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였다. 글쎄, 서울 시민은 늘 보는 모습일 수도 있겠지만, 부산에서 올라간 내게는 정말 낯선 풍경이었다. '이게 도대체 뭐야?'라는 생각과 함께 '나, 여기 현장에서 걸어 다녀도 될까?'는 두려움이 들 정도였으니까.


 글쎄, 누군가는 호들갑을 떤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정말 내가 그 현장에서 본 모습은 쉽게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분위기가 정말 무거웠다. 사람들이 곧잘 말하는 '권력이 국민을 짓밟으려고 한다'는 그 말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사실, 개인적으로 지나친 시위는 반대하는 입장을 아직 고수하고 있는데… 현장에서 본 그런 모습은 '지나친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인 듯했다. 아니, 인위적으로 그런 상황을 만든다고 말해야 할까?


 내가 서울 광화문 광장과 청계천에서 본 건 단순히 소수의 시민이 움직이고, 충돌하고, 방패를 든 경찰과 대척하는 사회의 작은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바로, 이 글의 제목에서 적은 '대한민국' 그 자체였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은 이렇게 서로가 정의라고 외치는 두 세력이 강력히 맞서며 갈등을 빚고 있는 거다. 여기서 어느 것이 '정의'라고 생각하는 건 개인의 자유이겠지만, 그래도 우리가 손을 들어야 하는 건 분명하지 않을까 싶다.





 사진은 몇 장 옮기지 않았다. 내가 직접 현장에서 본 모습은 영상에서 볼 수 있다. 그저 막연한 생각으로 여기를 방문했던 것이었는데, 정말 세월호 사고가 터지기 이전에 방문한 광장의 모습과 너무 달라 상당히 놀랄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잠깐의 가벼운 기분을 가지고 있었던 내게는 잠시 침묵하며 이번 사태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더 몸으로 느끼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는 고민을 하게 했다. 아마 그저 브라운관을 통해 간접적으로 보는 사람만이 아닌, 다른 사람도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되면 비슷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우리나라 언론은 이 일에 대해서 제대로 보도하는 일이 드물다. 공영방송이라는 KBS에서는 청와대의 외압에 대한 논란이 묽어지면서 기자와 아나운서가 파업을 선언했다. 더욱이 이번에 길환영 사장 사임이 되지 않을 시 노조 자체가 총파업을 한다고 하니, 앞으로 이 나라 언론이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다. 이미 MBC는 그 공정성을 잃어버린 지 오래고, 조·중·동을 비롯한 '찌라시보다 못한 언론'은 여전히 정부의 확성기가 되어 거짓말을 연일 진실로 포장하고 있으니까. 아마 선거가 다가오니 또 북한 소식을 들고 찾아올지도 모르겠다.


 이런 언론을 통해서 우리는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기대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뉴스타파'와 'JTBC 손석희 9시 뉴스' 그 이외에도 사람들은 '무엇을 보아야 할지'는 다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부분적 언론 자유국가인 한국에서는 자발적으로 진실을 찾아 움직일 수밖에 없었으니까. 그리고 나처럼 한 번 그 현장을 직접 찾아가 보면, 정말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외신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은 외신을 한 번 찾아보라. 한국의 정권과 언론이 합작해 숨기는 구더기 같은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으니까.



 지금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이 대립은 '과거의 영광 속에서 현재를 보지 못하고, 미래를 포기한 사람'과 '현재의 문제를 직시하고, 미래를 바라보는 사람'의 대립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내가 서울 광화문 광장과 청계천에서 본 건 그런 대립이었다. 한쪽에서는 군복을 입은 할아버지들이 모여있었고, 한쪽에서는 고등학생과 대학생만이 아니라 30·40대 등 젊은 세대라고 말할 수 있는 세대가 모여있었으니까.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참 우리나라는 여전히 발전하기에는 '역시 젊은 세대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이 어떤 세대인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난 알 수 없다. 자신이 믿는 정의가 있을 것이고, 자신이 믿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내가 거기에 토를 달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내 주장은 하고 싶다. 우리 한국이 제대로 민주주의를 지키고, 과거 군사 독재 시절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국가가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는 이런 일은 없어져야 한다고.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는 끊임없이 나라가 던지는 미끼를 의심해야 하고, 진실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그들의 행동을 감시해야 한다고. 국민의 관심이 없으면, 결국 나라는 망할 수밖에 없다.


 이 땅에서 살아가는 한 명의 20대로서, 나는, 감히 말하고 싶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토익 점수를 올리는 시간이 아니라 무너지는 나라를 바로 잡을 수 있는 그런 시간이라고. 굳이 저 장소에서 가서 함께 시위하라는 게 아니다. 저 장소에 가지 않더라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것을 찾아서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이 작은 블로그에, 이 작은 목소리를 담은 글을 쓰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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