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보다 민주당이 더 밉상인 이유

사람들은 새누리당을 일색 비판하지만, 내가 보기에 민주당도 오십보백보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은 국정원의 불법 선거 개입 사건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비판하는 사람들의 '박근혜 대통령 퇴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이 끊이지 않고 있다. 12월 첫 주말 토요일에는 국민들이 이 추운 겨울에 물대포를 맞아가면서 시국선언을 해야만 했다. 그럼에도 언론은 이를 보도하지 않은 채 침묵으로 일관하며 많은 국민에게 '이 대한민국은 누구를 위한 나라인가?'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어쩌다 우리 대한민국은 이런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을까.

 거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무엇보다 국민의 의견을 듣지 않고, 국민의 의견을 대변하지 못하는 정부와 정당에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지금 우리나라는 박근혜 부정선거를 외치는 사람들은 새누리당이 '나쁜 놈'이라면서 손가락질하며 그들을 향해 쉴새 없이 비판을 가하고 있고, 박근혜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종북 빨갱이 좌파'이라며 시국선언을 하는 사람들을 향해 손가락질하고 있다. 애초에 처음부터 정당이 똑바로 기능하면서 부정의를 바로 잡을 수 있었다면, 이런 일이 안 벌어지지 않았을까.

 무엇보다 우리 국민들에게 '새누리당'은 나쁜 놈으로 인식되어 있지만, '민주당'은 바보 혹은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인식되어 있다. 확실한 대책이 아니라 다른 대책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고를 수밖에 없는 그런 선택지에 불과하다. 그래서 매번 중요한 선거가 있을 때마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을 이기지 못한 채, 늘 뒷짐만 지고 있는 경우가 태반이다. 더욱이 민주당은 새누리당에 일색 비판을 가하면서도 자신도 정당, 정치인이라면서 새누리당이 만드는 정당과 정치인을 위한 법에는 남몰래 동조하며 법안을 통과시켜버린다. 어찌 우리가 이 민주당을 단순히 지지할 수 있을까.

 추운 겨울에 물대포까지 맞으면서 광장에 모여 시국선언을 외치는 시민들이, '종북 빨갱이 이단'이라는 욕을 먹으며 시국선언을 외치는 종교인들이 누구를 위해 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하는가? 민주당? 아니, 절대 아니다. 그들은 그저 박근혜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이 저지른 잘못을 시인하고, 퇴임과 동시에 그들이 저지른 잘못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고 있을 뿐이다. 민주당이라는 정당이 시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올바른 정체성을 가지지 못한 채 바보처럼 우왕좌왕하기만 하니… 시민들이 답답해서 들고 일어난 것이다.

 애초 대선 기간 동안 민주당이 확실히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며 대책을 좀 더 마련하고, 조금 더 적극적으로 새누리당에 맞섰다면… 지금에 이르러서야 이런 일이 발생하였을까. 결과는 달리 지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마음껏 날아다닐 수 있도록 한 건 그 안일한 민주당의 태도 때문이다. 어찌 민주당은 감히 '우리는 국민의 지지를 기반으로 정의를 추구하는 정당(정치인)이다.'고 말할 수 있을까. 절대 불가능하다. 내가 보기에 새누리당보다 민주당이 더 밉상이다.

 내가 사는 김해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이다. 그럼에도 민주당보다 새누리당이 여전히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민주당이 어떤 선거를 할 때마다 항상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지도 않은 채, 자신이 무엇을 위해 시민의 대표가 되려고 하는지 생각해보지도 않은 채, 자신이 시민의 대표가 되어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생각해보지도 않은 채, 오로지 새누리당을 비난하는 것으로 선거를 치렀기 때문에 항상 밀리는 것이다. 어찌 이들을 가리켜 '바보'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있을까.

 민주당은 새누리당을 경계하면서도 자신이 가진 것을 내려놓으려는 마음으로 과감히 시민의 편을 들었던 적이 없다. 민주당 내에서도 문재인 후보와 몇 후보 이외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님처럼 확실히 시민의 편이 되었던 사람도 없다. 그래서 민주당은 지금 이 모양 이 꼴로 새누리당에 무엇하나 이기지 못하고 늘 늦은 뒷북만 치고 있다. 시국선언을 하는 시민들이 없었다면, 그들이 과연 이번 대선의 불법에 대해 한 마디라도 목에 힘을 주어 이야기할 수 있었을까.

 난 절대 아니라고 본다. 확실히 '나쁜 놈'의 역할을 하면서도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는 새누리당보다 늘 엉거주춤하며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민주당이 더 밉상이다.